토종 소셜미디어(SNS) 서비스 싸이월드가 기대에 못 미치는 부실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재출시되면서 관련주들이 덩달아 시들해지고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9년 10월 웹서비스를 중단한 지 2년 6개월 만에 지난 2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재했다. 긴 공백 기간이 무색하게 싸이월드는 재출시되자마자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재 등장했다. 모바일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재출시 이튿날인 3일 싸이월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시장의 환호는 순식간에 냉랭함으로 바뀌었다. 부실한 콘텐츠 때문이다. 현재 가능한 서비스는 미니홈피 확인과 일촌 파도타기 등 일부분이다. 미니룸 꾸미기와 과거 보유했던 도토리 확인 등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30대 여성 A씨는 “예전 추억을 되살린다는 기대감에 실행해봤는데 되는 게 거의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B씨도 “이 정도면 반쪽 오픈이 아니라 미오픈 아니냐”면서 “아무 기능이 안 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시들해진 열풍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상승하던 싸이월드 관련주도 다시 하락하고 있다. BGM 서비스 콘텐츠를 공급하는 NHN벅스(104200)는 지난달 16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15% 급등했지만, 싸이월드 부활 이후에는 주가가 연일 하락해 3일 동안 주가가 13% 가까이 빠졌다. 싸이월드의 도토리 등 결제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다날(064260)도 지난달 16일 10% 급등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에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싸이월드와 메타버스 협업을 발표한 한글과컴퓨터(030520)도 지난달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이틀 연속 4%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싸이월드와 NFT 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CBI(013720)도 지난 지난달 16일 13% 급등하고 같은 달 22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이틀 동안 7% 가까이 떨어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실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 기대감 만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NHN벅스는 BGM, 메타버스 등 몇 가지 사업을 싸이월드와 협업해 진행 중인데 단계별 사업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싸이월드는 이용자가 글과 사진을 올리고 배경음악(BGM) 등으로 직접 꾸밀 수 있는 개인 공간인 ‘미니홈피’를 통해 친구(일촌)와 소통하는 SNS다. 1999년 설립돼 2001년 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국민 SNS’로 불리며 2011년 회원수가 320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