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전미도, 새로운 챕터의 시작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2. 4. 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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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아홉, 전미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데뷔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방송 매체 데뷔는 불과 2년 전. 그렇기에 여전히 새롭고 신선하단다. 이젠 연극이 아닌 드라마 주연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있는 전미도를 만나봤다.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전미도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정찬영 역을 연기했다.

"사실 촬영이 끝난지는 꽤 됐지만 여태까지 실감을 못 하고 있었다"는 전미도는 "며칠 전에 마지막 회를 보니까 조금 실감이 나더라. 하지만 아직은 못 보낼 것 같다. 드라마 상에서 찬영이의 테마곡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 정도다. 만나는 분들마다 드라마 얘기를 하시는데, 여전히 눈물이 난다. 극 중 친구들만큼이나 찬영이를 보내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서른, 아홉'이 전미도에게 더 애틋했던 이유는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냥 '재밌다'는 말로 끝날 작품은 아닐 것 같다. 남의 이야기인데 내 이야기로 들리는 힘이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아마 많은 분들이 촬영하면서 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인연들,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전미도가 정찬영을 준비한 과정은 어땠을까. 전미도는 "시놉시스에 전체적인 이야기가 거의 다 담겨있었다. 디테일한 사건들이 표현되진 않았지만 여자친구들의 이야기다 보니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또 나잇대도 비슷하지 않냐.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였다면 친해지기가 어려웠을 텐데 털털한 성격이나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 실제 나와 비슷해서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노트하는 습관이 나와 똑같았다. 나도 무언가 생각나면 뭐든 쓰는 성격인데 찬영이도 그런 면이 있어 놀랐다. 배우로서 일에 대한 열정이나 태도도 많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선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는 그는 "안 그래도 드라마 분위기가 슬픈데 찬영까지 무조건 힘들어하면 전체적으로 많이 처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실없는 농담을 하며 감정을 참아내는 연기를 주로 했는데,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니 개인적으로는 무척 힘들었다. 이 묵혀있던 감정을 터트렸다면 오히려 쉬웠을 것 같은데 담담하게 표현해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다. 드라마 끝날 때까지 해소가 안 됐던 것 같다. 마지막 영상 편지에서도 찬영이는 미조(손예진)가 힘들어할까 봐 어떻게든 미소 짓지 않냐. 그래서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감정 정리가 안 된 게 아닐까 싶다"고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들려줬다.


전미도는 '서른, 아홉'에서 챔프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진석 역의 이무생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일반적인 로맨스는 아니었다. 김진석이 이미 강선주(송민지)와 결혼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불륜이었기 때문. 아무리 사기 결혼이었다고 한들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 둘의 모습은 부적절해 보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작품을 안 하려고 했다"는 비화를 들려준 전미도는 "논란이 될 수도 있지 않냐.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대본을 보다 보니 결정적으로 드라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불륜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불륜 관계를 이어나가는 정찬영을 이해하기가 쉽진 않았을 터. 이에 대해 전미도는 "보시는 분들 중에선 '저렇게 쿨한 찬영이가 진석이와의 관계에서는 왜 그럴까' 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오히려 전 그래서 현실적이라 생각했다. 우리 주변을 보더라도 유독 연애에서 문제가 있는 친구가 있지 않냐. 반대로 연애는 잘 하는데 자기 일은 못하는 친구도 있다. 만약 찬영이가 모든 게 완벽했던 인물이었다면 그의 인생이 이토록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일도 안 되고 사랑도 안 되고 그랬기 때문에 친구들이 주는 감동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무생과의 호흡에 대해선 "드라마 들어가기 전부터 너무 좋아하던 배우였다. 상대역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뻤고, 또 기대됐다. 현장에서 직접 만나니 훨씬 더 좋더라.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래도 찬영과 진석이는 10년 가까이 연애해 온 관계이기 때문에 친밀하게 보이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정말 많은 사담을 나눴다. 그렇게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놓으니 첫 촬영 때부터 너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써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올해로 데뷔 16년 차를 맞은 전미도는 앞으로의 목표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6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은 점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그는 "어릴 땐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줄 알았다. 성패가 다 나한테 달려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공연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수많은 사람들과 장치가 도와주고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구나, 결국 작품은 다 같이 만드는 것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동시에 필요 이상의 부담감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큰 부담감을 가지려 하진 않는다. 물론 부담감을 아예 없앨 순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선을 다 하고 성실하게 해내야지' 그 정도의 책임감만 갖고 연기하려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예전에 비해 많이 건강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40대가 시작됐는데 달라진 건 없다. 이미 서른아홉 때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을 보고 이미 새로운 챕터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과 시즌2, '서른, 아홉'까지 세 작품 연속으로 주연을 맡았지만 아직도 방송 매체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보기엔 힘들다. 조금 더 알아가고 싶고, 지금껏 맡은 송화나 찬영이와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 그게 앞으로 가장 큰 계획이자 목표가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서른, 아홉 | 전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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