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보유 건물 임대보증금 2천 7백억..뉴스타파 공직자재산 사이트 업데이트

2022년 04월 05일 16시 34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2022년 고위공직자 재산 변동사항 공개 내역을 통합해 '고위공직자 재산정보공개' 사이트에 업데이트했습니다. 이번에 재산변동 내역이 업데이트된 고위공직자는 국회 326명, 정부 1,978명, 대법원 144명, 헌법재판소 15명, 중앙선관위 29명 등 모두 2,492명입니다. 이 가운데 7명은 2022년 처음으로 재산공개 대상이 된 공직자입니다.
뉴스타파는 이번에 업데이트한 공직자 재산정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시민,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다양하게 활용하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타파는 이와는 별도로 2022년 재산공개 내역을 토대로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고위공직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 임대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임대보증금 증감내역을 중심으로 분석해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는 새 정부에서 임대차 3법을 단계적으로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 계약을 한 번 연장할 수 있게 해 4년까지는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는 5%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20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자 보유 건물임대보증금, 총 2천 776억 원

인사혁신처가 발간한 2022년 정기 재산변동신고 안내서에 따르면 공직자들은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소유하는 주택,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의 부동산을 임대하고 받은 전월세(임대)보증금은 ‘건물임대채무'로 신고합니다.
뉴스타파 집계 결과 2022년 고위공직자들의 건물임대채무 합계는 모두 2천 776억여 원 (277,619,201,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건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받은 공직자는 모두 892명, 대상 부동산은 1,403건입니다.
서울 소재 건물의 임대보증금 합계는 1천 730억여 원(173,011,208,000원)으로 전체의 62%입니다. 경기도 소재 건물의 임대보증금은 528억여 원(52,893,670,000원)으로 전체의 19%였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이 임대한 건물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80% 넘게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건물임대채무를 구별로 분류해 보니 서초 366억, 강남 354억, 송파 203억, 용산 127억, 양천 87억, 영등포 65억, 마포구 64억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진 서울시의원, 다세대주택 13채 임대...보증금은 31억 원 

가장 많은 임대보증금을 신고한 고위공직자는 김상진 서울시의회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서울 송파구 송파동 813.48제곱미터 규모의 다세대주택 건물 임대보증금으로 30억 9천 6백만 원을 신고했습니다. 2021년보다 1억 5천 백만 원 증가한 금액입니다. 증가율은 4.8%입니다.
김상진 의원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건물임대채무(임대보증금)는 원룸과 투룸 13채의 전세보증금이며, 시세에 따라 임대보증금이 5% 내에서 조금씩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6년 전 송파구 석천호수 근처의 5층 건물을 전세를 끼고 매입했으며 본인이 5층에 거주하고 있고, 부동산임대업자로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이 신고한 건물의 현재 가액은 39억 5천만 원입니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756.15제곱미터 규모 상가 건물의 임대보증금을 19억 2천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2021년보다 2억 원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은 10.4%입니다. 김 총장이 신고한 상가의 현재 가액은 82억 7천만 원입니다.
문광섭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908.09제곱미터 규모 복합건물의 임대보증금을 18억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이 건물의 현재 가액은 59억 2천만 원입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275제곱미터 규모의 건물 임대보증금을 17억 8천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이 복합건물의 현재 가액은 158억 원입니다.
김기영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용산구 이촌동 124.35제곱미터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을 17억 3천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2021년 이 아파트를 32억 8천만 원에 매입했으며, 이 때 기존 임대채무를 승계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문광섭 부장판사와 김은혜 의원이 보유한 건물 임대보증금은 변동이 없었습니다.
▲ 고위공직자 건물임대채무 상위 5위
2022년 재산신고시 건물임대채무가 지난해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한 고위공직자는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입니다. 나 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경기도 남양주 다산동 복합건물의 임대보증금이 8천만 원에서 18억 1천만 원으로 17억 3천만 원이 증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복합건물 주택 신축과 신규 임대에 따른 보증금 증가로 보입니다.
김택수 한국도로공사 상임감사위원은 배우자 명의의 대전시 유성구 자운동 소재 주택과 상가를 결합한 복합건물 18건의 임대보증금이 전년도 4억 9천만 원에서 2022년 17억 7백만으로 12억 1천 7백만 원이 증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김 상임감사위원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배우자 소유의 땅에 신규로 건물을 짖고 구분 등기가 돼 있는 오피스텔 18건을 등록한 것이라며 분양이 되지 않아 전세금은 신탁회사가 모두 가져갔고 현재는 소유권만 본인에게 넘어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영돈 원장과 김택수 상임감사위원의 건물임대채무 급증은 건물 신축에 따른 것으로 임대차 3법과는 무관한 사례입니다.
신성식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의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136.88제곱미터의 임대보증금이 기존 9억 5천만 원에서 19억 원으로 9억 5천만 원이 증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증가율은 100%입니다.
신 검사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구입 당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그간 전세금을 안 올렸었다가 이번에 세입자가 바뀌면서 시세에 맞춰 임대보증금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검사장 부부가 보유한 대치동 선경아파트는 2020년 12월 전세 상한가 시세가 14억 2천만 원, 2021년 12월 전세 상한가 시세는 19억 원이었습니다.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신 검사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아파트 84.72제곱미터에 임대보증금 10억 원을 내고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이 12억 2천만 원에서 17억 5천만 원으로 5억 3천만 원 증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증가율은 43.4%입니다.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한동훈 부원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64.97제곱미터에 보증금 16억 8천만 원 전세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양정숙 무소속 국회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임대보증금이 9억 7천만 원에서 14억 4천만 원으로 4억 7천만 원 증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증가율은 48%입니다.
임대차 3법에 찬성한 바 있는 양 의원은 기존 세입자가 계약 만료 전에 급하게 나가겠다고 먼저 요청해서 새로 임차인을 받으며 보증금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고위공직자 건물임대채무 증가 상위 5위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서는 시세에 따른 임대보증금 증감만 보일뿐 집없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고려한 착한 임대인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뉴스타파, 2016년부터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내역 통합 사이트 운영 

뉴스타파는 2016년부터 국회, 행정부, 사법부 등으로 분산 공개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내역을 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위공직자 재산정보공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공직자들의 연도별 재산 내역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2022년까지 공개된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변화 추이를 그래프로도 볼수 있습니다.  또한 연도별로 건물, 현금, 예금, 채무 등 자산의 분류에 따른 비중과 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공직자들의 재산공개 내역에 연결된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기관이 공개한 PDF 원본 파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메뉴에서는 공개된 PDF 파일을 변환한 엑셀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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