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윤박의 소나기 인생 #결혼관 #박민영 #인생캐[M+인터뷰]

이남경 2022. 4. 4. 12: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박 인터뷰 사진=H&엔터테인먼트

‘기상청 사람들’ 윤박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찌질하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현실 캐릭터 ‘한기준’을 탄생시켰다.

지난 3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이다.

극 중 윤박은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 역을 맡았다. 한기준은 진하경(박민영 분) 10년을 사귄 전 남자친구이자,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유라 분)의 남편이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진하경과 결혼을 약속했지만 채유진과 외도를 인정하며 파혼하게 됐고, 이후 채유진과 결혼을 하게 된 한기준은, 진하경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신혼집을 넘겨줬지만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라는 말에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신혼집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반반으로 마련한 집이 아님에도 반반을 요구하는 등의 행동으로 찌질하면서도, 다소 이해가 안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진하경과 결별을 했음에도, 자신을 잊지 못해 채유진의 전 남자친구인 이시우(송강 분)를 만나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미행을 하는 것은 물론, 채유진과 신혼임에도 늘 싸우기만 하는 모습으로 답답하면서도 현실적인 찌질한 매력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윤박은 이런 한기준의 행동을 이해가 가면서도, 한기준이라 가능한 행동으로 만들어냈다. 솔직하면서도 엉성한 매력, 훈훈한 비주얼과 슈트핏, 대변인으로서 각 잡힌 모습 등을 조화롭게 만들어내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기상청 사람들’ 내에서도 임팩트 있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런 가운데 윤박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상청 사람들’의 종영 소감과 비하인드를 직접 공개했다.

‘기상청 사람들’ 윤박 사진=H&엔터테인먼트

▶이하 윤박과의 일문일답.

Q. ‘기상청 사람들’이 종영했다. 소감은?

A. 6개월 동안 열심히 찍었고, ‘방송 언제 하지? 방송하려면 멀었다’ 했는데 어느덧 종영을 앞두고 있어서 느낌이 이상하다. 그때 촬영했던 순간순간들이 기억이 나면서 감사했던 시간들이었다. 시청자분들께서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오랜만에 행복했던 두 달을 보냈던 것 같다.

Q. 제작발표회 당시 한기준에 애착이 가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장면들로 인해 원형 탈모가 올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어떻게 이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했을지 궁금하다.

A. 사실 대본을 받았을 때 보고서 이 사람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정말 이해가 안가서 너무 힘이 들었었다. 주변에서 그런 말씀들을 해주시더라. ‘이런 사람들 진짜 많다. 너가 못봐서 그런 거지. 한기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너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고, 윤박 너가 했을 때 또 바라보는 게 시청자분들이 봤을 때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다른 캐릭터 하듯이 편하게 연구하고 편하게 연기하면 생각보다 괜찮을 거다’ 이렇게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인간관계에 더 초점을 맞춰보려고 했다. 하경이를 대할 때, 유진이를 대할 때, 시우를 대할 때. 인간관계에 좀 더 집중하다 보니까 기준이를 표현하는데 좀 더 수월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아버지를 만날 때 나와, 친구들을 만날 때 나는 조금씩 다른 면을 가지고 있지 않나. 어떤 하나의 큰 중심축은 있지만 그것을 변하지 않게 너무 가둬두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내버려뒀던 것들이 기준이를 표현하는데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Q.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이라는 직업을 연기했다.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A. 기준이가 맡았던 역할은 그렇게 막 상황실에서 쓰는 단어를 쓴다거나 전문적이지는 않았다.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는 역이었는데, 대변인이라는 기준이의 역할이 자기 성격에 맞는 역할이어서 조금 더 멋있어 보이려고 했다. ‘난 기상청의 얼굴이다. 대변인이다’라고 생각하고, 남들에게 보여지기를 좋아하니. 하경이를 대할 때, 유진이를 만날 때 기준이와 대변인으로 단상 앞에 기준이가 대비되면 조금 더 잘 표현되고 입체적일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사람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상 관련해서 전문적인 공부나 그런 건 잘 하지 않았지만, 기준이가 대변인으로서 보여지는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춘 것 같다.

Q. 많은 시청자가 한기준의 찌질미를 재밌어했다. 윤박이 직접 꼽아보는 한기준 최고의 찌질포인트는 무엇인지, 점수를 매겨보자면?

A. 여러개가 있지만, 미행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거로 남기고, 그것들을 알리기 위해서 미행을 하는데. 그 전에 장면들, 하경이네 집에 찾아가서 울고불고 사과하고, 하경이한테 오해해서 이야기하고 그런 부분들이 찌질하긴한데, 기준이한테는 다 진심인 거다. 보는 분들한테 웃길 수도 있지만, 기준이에게는 진심의 순간이라, 그건 찌질하지 않은 것 같은데 미행하는 건 진짜 구차하고 되게 별로였다. 미행하는 부분이 찌질했던 것 같고, 기준이의 찌질 점수는 10점 만점 중에 한 7점? 남은 3점은 방송이 끝나고 이들의 미래가 또 있을 거 아니냐. 거기서 3점을 채우지 않을까. 방송까지는 7점, 종영 이후 한기준의 삶을 추적한다면 만점을 채울 것 같다. (웃음)

Q. ‘윤박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다. 이런 반응에 대한 소감은?

A. 그것만큼 배우에게 감사한 표현은 없는 것 같다. 사실 기준이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초반에 파급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그거는 감독님께서 같이 했던 배우들이 잘 만들어주셔서 그렇게 한기준이라는 캐릭터가 보이지 않았나. 감사드리고, 인생캐릭터는 앞으로 또 계속 갱신할 수 있도록, 다음 작품, 다다음 작품에서 또 인생 캐릭터라는 말을 듣고 싶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

‘기상청 사람들’ 윤박 인터뷰 사진=H&엔터테인먼트

Q. 이해가 가지 않는 캐릭터라고 한 한기준과 윤박 본인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A. 남들 앞에서 보여지는 걸 중요시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약간 착한 사람 콤플렉스도 있는 것 같다. 남들한테 폐 끼치면 안되고 뭐 안되고 스스로 통제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기준이와 맞는 것 같지만, 사람 대하는 건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50%?

Q. 박민영, 송강, 유라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 세 사람과 호흡은 어땠을까.

A. 박민영과는 죽이 너무 잘맞았다. 리허설 할 때 너무 잘 맞았는데, 촬영 들어가면 그때 감정, 그때 공기, 기온, 온도가 덜 느껴져서 연습하지 말고 바로 부딪히자고 할 정도로 서로 준비해와서 부딪혔을 때 정말 즐거웠고 재밌었고, 잘 맞았던 것 같다. 성격적인 부분도 누나도 장난기가 있고, 나도 많으니까. 사적으로 다 편하니까 10년의 세월을 거기서 잘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A. 유라는 ‘라디오 로맨스’라는 작품을 같이 했는데 붙는 신이 한 신밖에 없어서 이번이 처음으로 합을 맞춘 그런 시간이었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항상 연기 선생님께 1회, 2회 정도 수업을 받고 작품을 들어간다. 공교롭게도 유라와 나는 같은 선생님이어서 같이 캐스팅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받아서 같이 수업을 받은 적 있다. 되게 열심히 준비하고, 자기가 하는 것에 대해서 평가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되게 열심히 하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되게 잘 소화를 하더라. 유라는 이제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로 불려도 정말 손색없을 만큼 너무 잘해줘서 오히려 내가 더 서포트를 못해서 미안할 정도로 감사하다.

A. 송강도 장난기가 있고, 꽂히는 게 있으면 되게 좋아한다. 신에서 맨날 투닥거리는데 현장에서 쉴 때는 이야기도 되게 많이 하면서 팀 전체가 소통이 잘돼서 그것들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분명히 보여졌다고 생각한다. 관계가 뜨뜨하면 카메라 앞에서 그것도 보인다 생각하는데, 강이랑 연기할 때도 편하게 했고, 잘 받아주고 의견도 내고 받아들이면서 신을 만들어갔다.

Q. 한기준-진하경-이시우-채유진의 관계성이 ‘마치 할리우드 같다’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제 윤박은 이런 관계성이 이해가 가는지, 만약 본인이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 것 같은지 궁금하다.

A. 10년 연애를 한 상대가 있다면, 가족보다 더 알 것 다 알고 친할 것 같다. 왜냐면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게 아니라 따로 나와 살았고, 하경이와도 같이 있는 시간이 가족보다 훨씬 많았을 거고, 그 시간이 10년이라면 자신의 그 사랑을 위해서 하경이에게 상담을 한다는 건 그래서 어느 부분이 이해가 갔다. 어느 누구보다 기준이를 잘 아는 게 하경이고, 유진이를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하경이에게 먼저 상담을 요청할 수 있던 것 같다. 정말 사랑하고 이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은데, 그게 하경이라면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찾아간 거였고. 물론 그런 관계가 나에게 온다면 쉽지 않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Q. 한기준의 매력과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포인트를 꼽자면?

A. 기준이의 매력은 뭘하든 다 인정이 되는 캐릭터인 것 같다. 그게 매력적이었다. 유진이에게 사랑한다고 달달한 말을 해도 납득이 가고, 하경이한테 뭘 말도 안되게 자기 일을, 와이프의 기사를 부탁하는 것, 말도 안되는데 기준이기 때문에 납득이 가고. 이시우와 기자들 앞에서 주먹다짐하고. 어떤 캐릭터로서 다양한 것들을 행동하고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한다. 그럴 때 납득이 되는 캐릭터는 많이 없는데 기준이는 그런 것들이 많이 납득이 가서,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시청자분들이 ‘얘라면 이럴 수 있어’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 너무너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은 신혼인데 계속 와이프랑 싸우려고만 하고. 자신의 그런 의도는 아니지만, 한 발 양보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다툼이 일어나고, 다툼을 유발하니까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하경이와의 만남은 이해는 간다. 잘해보려고 하는 거니까. 유진이와의 관계를. 근데 또 초반에 혼수나 아파트를 반반으로 나누자고 한 거는 이해가 안가고.

Q. 그렇다면 실제 윤박의 결혼상은?

A. 부인쪽에 맞출 것 같다. 형들이 그러더라. 와이프한테 져주고 맞춰주는 게 편하다고. 내가 안 해봐서 말을 이렇게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나 하나 희생을 (할 수 있다). 물론 10년, 20년 쌓이면 ‘내가 가정을 위해서 얼마나 참고 살았는데!’ 할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상상해보자면 맞춰주는 게 다 좋지 않을까. 요리는 내가 해주고 싶다. 설거지는 부인이 하고. 친구들한테 해주는 거 좋아해서. 잘은 못하지만. 먹고 좋아해주면 좋아한다. 그러고 다 가면 설거지들을 보고 착잡해한다. 아, 식기세척기를 사야겠다. (웃음) 지금 집은 좁아서 못 놓는다.

Q. ‘기상청 사람들’의 소제목은 날씨였다. 그렇다면, 윤박의 연기 인생을 날씨로 표현해보자면?

A. 아직은 소나기인 것 같다. 비가 내리고 있고 그쳤다가 또 내리고. 그런 소나기 같다. 10년, 15년 뒤에는 그 소나기가 끝나고 밝은 햇빛이 오지 않을까. 아직은 조금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윤박은 아직 소나기. 변화무쌍한. 안정적이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불안불안한다.

Q.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될까.

A. 대본을 보고 있긴 한데 그동안 안한 모습을 해보고 싶어서 전에 하지 않았던 결의 캐릭터를 해보려고 보고 있다. 계속 도전을 하고 싶다. 어떤 잘하는 연기의 캐릭터가 있겠지만, 그것만 해서 칭찬을 받을 수 있겠지만 못해도 질타를 받더라도 도전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서 대본이 들어온다면 제일 먼저 고를 것 같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