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예수를 플렉스하다] <2> 지역 청년 사역자·성도 팬데믹 속 교회를 말하다

최기영 2022. 3. 2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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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회 청년세대 이탈 가속.. '온라인 신앙' 깊이는 얕아져
게티이미지


‘청년 인구(19~34세)는 2020년 1096만명에서 향후 10년간 198만명 감소해 2030년엔 898만명을 기록하고 2070년엔 499만명까지 줄어 2020년의 45.5%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 자료가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50년 이내에 ‘반 토막’ 수준을 맞닥뜨려야 할 청년 세대와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오늘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크리스천 청년 세대’의 현실은 ‘청년 세대’의 그것보다 더 암담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전국 크리스천 청년(19~39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생활 탐구’(2020년 1월)에 따르면 10명 중 7명(69%)이 고등학교 졸업 후 ‘가나안 성도(기독 신앙이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도가 위축된 시대에 부모의 손에 이끌려 신앙생활을 지속해 온 성도들이 청소년기(12~18세)를 지나며 급격하게 교회 밖으로 이탈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과 삶에 지향점을 제시하고 응원해 온 ‘청년다니엘기도회’와 ‘갓플렉스’는 수도권부터 제주까지 전국 각 지역 교회들을 찾아가 위드 코로나 시대의 청년 세대 사역 현황을 확인하고 대학·청년부 사역자와 청년 성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역교회 청년부가 겪는 이중고

지난 22일 찾아간 전남 광주 지역 교회에서는 출석 인원 감소와 온라인 비대면 사역의 명암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왔다.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 청년부를 맡고 있는 정성수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300여명이 출석했지만 감염 확산으로 교회가 ‘셧다운(shutdown)’을 겪은 후 회복세가 더딘 게 사실이다. 지금은 70여명이 대면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겨자씨교회(나학수 목사) 청년부 담당 김우진 목사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염 확산세가 폭발적이지 않았던 지역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에 대한 혼란이 더 심했다”며 “K-방역이 찬사를 받는 동안 조금만 기다리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비대면 사역을 도입하기도, 대면 사역을 다시 준비하기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소위 ‘지방 소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지역교회 청년 사역에 더 큰 어려움을 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수도권 인구 비율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인 50.2%를 차지했다. 고등부 졸업과 함께 수도권으로 유학 가는 성도들이 많은 교회의 경우 대학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가시밭길이다. 지방 소도시에서 광역시나 대도시 대학으로 진학하며 기숙사 생활을 해왔던 청년들이 캠퍼스가 닫히고 온라인 강의가 지속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현상도 고민을 안겨줬다. 정 목사는 “광주의 경우 화순군 등 근교에서 온 청년 성도들이 많았는데 코로나 시국에 상당수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온라인 신앙생활, 양은 늘었지만 질은?

온라인 예배와 유튜브 설교 콘텐츠가 일상화되면서 시공간의 제한이 줄고 콘텐츠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청년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이두리(31·광주 겨자씨교회 청년부)씨는 “성경이나 예수님에 대한 깊은 묵상은 옅어져 가고 예배와 기독교를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느낌이 짙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면예배와 모임이 제한되면서 개인적 신앙생활이 중요해졌지만 ‘기도’ ‘성경 읽기’ 등의 활동은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기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 이용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한 청년들은 26%에 달했지만, ‘기도 시간’ ‘성경 읽기 및 공부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은 각각 11%, 10%에 그쳤다. 반면 응답자 3명 중 1명은 ‘기도 시간’(32%) ‘성경 읽기 및 공부 시간’(30%)이 줄었다고 답했다.

임신영 광주동명교회 대학부 전도사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강연 콘텐츠나 유명 강연자들이 예배와 성경의 본질을 대체하고 청년들의 세계관을 잠식해가는 문제도 교회가 깊이 고민하고 대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다음 달 25일부터 5일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는 ‘청년다니엘기도회X갓플렉스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모혜민(24·대구동명교회 청년부)씨는 “청년들 다수가 코로나 이전에 경험했던 대면 집회와 교제에 대한 갈급함을 느끼고 있다”며 “함께 찬양하고 메시지에 대한 공감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수영(24·광주 겨자씨교회 대학부)씨는 “온라인 영상 콘텐츠로 접하는 반기독교적 대중문화에 대한 시각, 겸손함과 당당함을 겸비한 크리스천 청년으로서의 애티튜드 등에 대한 강연을 듣고 싶다”고 제안했다.

다니엘기도회(운영위원장 김은호 목사) 운영팀장 주성하 목사는 “각 지역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예배 회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절감했다”며 “이번 기도회가 한국교회의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모여 뜨거운 영적 공감을 나누는 도구로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청년들을 초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집회 콘텐츠는 예배당에 모여 실시간 온라인으로 경험하되, 사전기도회나 사후 조별 모임 등으로 만족스러운 교제의 장을 준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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