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서' 박용우 "연기, 이젠 즐기게 됐어요"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2. 3.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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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서, 박용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연기를 시작한 지 27년이나 됐지만 배우 박용우에게 연기는 여전히 즐거운 것이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연기에 설레기 시작했다는 그다.

26일 종영하는 웨이브 오리지널 '트레이서'(극본 김현정·연출 이승영)는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으로, 극 중 박용우는 5국 국장 오영 역을 연기했다.

박용우가 안방극장에 복귀한 건 '드라마 스테이지 - 오우거' 이후 3년 만. '트레이서'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드라마마다 임하는 자세는 비슷한 것 같다. 다만 몇 년 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기를 즐기게 됐다는 것이다.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를 할 때 걱정되기보단 설레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작품 선택에 있어 나름의 소신이 있다면 '가능하면 단순히 결정하자'는 거다. 또 설렘이 있어야 한다"는 박용우는 "설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다. 예를 들면 상대 배우가 마음에 들 수도, 감독님이 마음에 들 수도, 혹은 대본이 좋을 수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중 한 가지라도 내 마음이 설렌다면 그 작품은 웬만하면 하자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중 박용우가 가장 설렘을 느낀 건 대본이었다. 박용우는 "개인적으로 작가님을 높이 산다. 특히 전개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다져놓지 않으면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구성인데 이야기가 끝까지 힘을 잃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용어 사용에 있어서도 놀랐다. 멋부리려고 그냥 쓴 대사가 하나도 없더라. 드라마를 두 번쯤 보면 그런 대사는 티가 나기 마련인데, 내부에서 선공개됐을 때 여러 번을 봐도 그런 티가 안 나더라. 오히려 볼수록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용우가 연기한 오영은 높은 현실의 벽에 좌절했다가 다시금 국세청을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인물. 8회를 기점으로 각성하게 된다.

이런 변화에 대해 박용우는 "감독님과 많은 상의 끝에 오영 캐릭터의 변화를 완성하게 됐다. 처음엔 눈빛의 변화에서 시작됐다. 그러다 수염을 깎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왔고, 이에 따라 머리 스타일도 바뀌게 됐다. 그렇게 의상까지도 변화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크게 있어선 오영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했다"는 박용우는 "오영도 일정 부분에선 판타지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일정 기간 이상 직장 생활 및 사회생활을 해보셨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캐릭터에 비해 있다 생각했다. 그분들이 마음에 갖고 있던 억눌린 감정들을 꼭 표현해 보고 싶었다. 어느 때만큼은 당당하고 싶은 마음들이 다들 있으실 텐데. 오영이 대리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역할이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초중반부엔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다가 캐릭터가 급격히 바뀌는데, 이전에도 기본적으론 위축돼 있지만 에너지가 단단한 면모를 보여주려 했다. 마냥 의기소침해선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박용우는 설렘으로 시작한 '트레이서'의 오영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소화해 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박용우가 처음부터 연기를 오롯이 즐긴 건 아니었다. 30년 가까이 연기를 하고 있지만 계속해 방황했고 심지어 몇 년 전 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고.

"과거엔 안 좋은 성과를 거두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는 그는 "그럴 때면 누구나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것 같다. 나조차 그랬다. 연기할 때 내 목소리가 나오는 게 싫을 때도 있었다. 일부러 변조하기도, 얇게 내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박용우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으로 슬럼프를 극복했다"면서 "대신 솔직하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진심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이 고난은 날 더 성장시킬 거다' '난 잘될 거다'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받아들였다. 덕분에 지금은 최대한 내 목소리를 내려 한다. 흉내 내는 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한번 가자고 할 정도 최대한 내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깊은 슬럼프에도 그가 27년간 연기를 놓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용우는 "연기를 단어로만 푸는 사람이 있고 철학적으로 푸는 사람이 있는데 두 해석 모두 맞다고 본다. 감정에는 답이 없지 않냐. 그 어느 직업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게 바로 배우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가장 특화된 연기가 있을 수 있고, 노인이 돼서 할 수 있는 연기도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싶어 연기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박용우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스스로 느끼기에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나한테 부끄럽고 창피하지 않으면 남들 시선에서도 그렇더라. 그런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프레인글로벌]

박용우 |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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