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만 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3월 24일 오후 3시 2분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6.84% 내린 1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장중 9% 가까이 떨어진 10만6500원까지 빠지며 하락폭을 키웠다. 반면 오리콤은 개장 직후 8070원까지 단숨에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시세를 쭉 유지 중이다. 오리콤은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서원 씨가 부사장을 지낸 회사다.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인 박서원 전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는 이날 개장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보유 주식 129만6163주(지분 7.84%)를 전량 처분했다. 주식 물량이 대거 쏟아져나오면서 두산의 주식 가치가 희석된데다 이에 위축된 투심이 주가 하락을 더욱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부자는 이번 매각으로 1400억원어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당 매각가는 전일 종가 11만7000원에서 8.1~12%의 할인율을 적용한 10만3000~10만75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앞서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은 지난해 11월 이미 "연초부터 공언한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며 두산그룹 계열사 등의 임원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이번 보유주 매각까지 마치면서 박 전 회장과 그의 아들들은 두산그룹과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한편 박 전 회장은 퇴임 후 박재원 전 상무와 함께 벨스트리트파트너스라는 컨설팅 회사를 세웠는데,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이 회사의 투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벨스트리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으며 박 전 회장은 이 회사의 대표 업무 집행자, 박 전 상무는 업무 집행자로 등재돼있다.
[신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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