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은마30평대' 2주택자, 올해 7900만원 보유세 폭탄

이지은 2022. 3. 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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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택자는 보유세 1억 넘기도.. 1주택자는 작년 수준

[땅집고] 정부가 23일 발표한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안을 발표하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기 동안 급격하게 늘어난 국민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종부세를 산정할 때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주겠다는 것.

전국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17% 넘게 올랐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연합뉴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공시가격도 올라 올해 1가구 1주택자 중 신규 종부세 과세 대상이 6만9000여명 늘었다. 하지만 정부 방침대로 올해 종부세 대상인 된 가구는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 받을 경우 이들은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올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과세 인원은 총 14만5000여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종부세 총 세액도 1745억원으로 마찬가지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정부가 공시가격을 2021년치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별도 법 개정이 없는 경우 올해 기존 95%에서 100%로 오른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올해도 세금이 급증한다. 정부는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시가격을 작년 수치를 적용하지만,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2주택 이상을 보유했다면 올해 ‘종부세 폭탄’을 각오해야 한다.

땅집고가 부동산 세무 자동화 스타트업 아티웰스가 개발한 ‘셀리몬’ 세금계산기를 활용해 계산해 본 결과, 서울 아파트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올해 종부세 부담이 지난해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①올해 1주택자 종부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땅집고] 2022년 서울 1주택자 종부세 세액 예상. /이지은 기자

먼저 1주택자의 종부세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오르는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지난해 공시가가 14억5600만원으로, 종부세 124만원에 재산세 466만원이 책정됐다. 즉 이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경우 지난해 보유세(종부세+재산세)로 총 590만원 정도를 낸 것이다.

올해 강남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14.82%다. ‘은마아파트’ 올해 공시가는 16억71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가 큰 폭으로 올라 원래대로라면 올해 종부세가 243만원 나온다. 하지만 1주택자이므로 종부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133만원 정도로, 예상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재산세(466만원)까지 합하면 보유세는 총 599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단 9만원 차이다.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지난해 공시가가 11억4300만원이었다. 종부세 14만원, 재산세 349만원으로 보유세가 총 363만원 정도였다. 올해 마포구 공시가가 13% 상승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공시가격은 12억9000만원이 된다. 당초 올해 종부세가 66만원 정도 나올 예정이었으나 1주택자라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 종부세는 14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재산세(349만원)까지 합하면 보유세가 총 365만원이다. 지난해 대비 2만원 오르는 셈이다.

②2주택 이상 가구, 작년 뛰어 넘는 종부세 폭탄 터진다

[땅집고] 2022년 서울 2주택자 종부세 세액 예상. /이지은 기자

하지만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주택자는 급격하게 오른 집값이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되고, 종부세 부담도 급등한다.

‘은마아파트’ 76㎡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두 채를 보유한 2주택자를 시뮬레이션 해봤다. 지난해 두 아파트 합산 공시가격이 25억990만원으로, 종부세가 5126만원이었다. 재산세 815만원까지 더하면 총 보유세가 5942만원이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을 적용하면 종부세 부담이 지난해 대비 35% 정도 증가한다. 합산 공시가 29억6100만원(강남구 14%·마포구 13%)으로 뛰면서, 보유세가 7901만원(종부세 6955만원+재산세 946만원)에 달한다. 종부세만 웬만한 대기업 연봉 수준이다.

3주택자에겐 더 강력한 ‘종부세 폭탄’이 떨어진다. 만약 납세자가 앞서 두 채와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 58㎡(지난해 공시가격 3억7700만원·올해 20% 상승)를 보유한 3주택자라고 가정하자. 지난해에는 합산 공시가가 28억8690만원으로 종부세 6638만원을 냈다. 재산세(869만원)까지 합하면 보유세가 7507만원이다.

그런데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을 적용하면 합산 공시가가 34억1340만원으로 뛴다. 이에 따라 종부세만 지난해 대비 33% 증가한 8867만원 나와, 지난해 보유세 금액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재산세까지 합한 총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48%나 오른 9874만원으로 계산된다.

한편 정부는 다주택자라도 올해 6월 1일 전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되면, 지난해 공시가 기준으로 종부세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종부세 폭탄’을 맞기 전 주택을 매도하라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는 5월 정권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집을 매물로 내놓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전년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부과하는 특단의 보완책이 발표됐지만,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와 종부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세 부담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양도세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 한 다주택자들이 집을 매물로 내놓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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