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고차시장, 진짜 경쟁 시작됐다…소비자 기대감↑

등록 2022.03.18 10:57:35수정 2022.03.18 11:21: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현대차그룹은 물론 롯데·SK도 진입 가능성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입이 가능해지며 중고차시장이 격변기를 맞았다.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쌍용차 등 완성차 5개사는 물론 롯데렌탈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SK렌터카를 운영하는 SK그룹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자동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중고차 매매업종 '미지정'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보호기간이 만료된 후 3년간 이어져온 논란이 마무리됐다.

현대차·기아 '인증중고차 사업'…"속도감있게 진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늦어도 6개월 이내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준비 속도가 가장 빠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소사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5년, 10만㎞ 이내의 자사 차량 중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구현된 브랜드별 중고차 매매 플랫폼과 전국 주요 거점 대규모 전시장도 마련한다.

특히 현대차는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에 나선다. 자체 시스템 등을 통해 차량 성능·상태와 이력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으로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할인도 제공, 원스톱 중고차 처리·신차 구입을 가능케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기존에 '오토벨'을 운영하며 중고차 도매사업을 해온 현대글로비스, 현대캐피탈과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완성차 중견 3사 역시 중고차시장 참여를 준비해온 만큼 앞으로 6개월 이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완성차업체들은 ▲5년·10만㎞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한 인증 중고차 사업 추진 ▲단계적 시장 진출 ▲대상 이 외 물량의 경매 등을 활용한 중고차 매매업계에 대한 공급 ▲중고차 판매원 대상 신기술·고객 응대 교육 지원 등 상생안 이행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정부의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 발표를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협회는 "그동안의 비정상 상황을 정상적으로 전환해줬다"며 "향후 중고차 산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롯데·SK 등 렌터카 사업자들도 '반색'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 렌터카 사업을 벌여온 대기업들도 정부의 이번 조치에 반색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업체 1위인 롯데렌터카는 롯데오토케어를 통해 자사의 렌터카 매물을 바탕으로 기업간 거래(B2B)와 중고차 수출에 주력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소비자 직접 판매가 가능해 짐에 따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 1800억원을 투자, 3대주주로 등극하는 등 모빌리티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SK엔카'를 통해 중고차 시장을 주도하다 적합업종 지정 후 사업을 매각한 SK그룹 역시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당시 매각했던 중고차 사업은 현재 '케이카'와 '엔카'로 현재 중고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SK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강점을 갖고 있고, 최근모빌리티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렌터카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고차 물량을 기존 중고차업계에 도매로 판매하고 있었다"며 "시장 환경이 바뀐만큼 사업이 가능할 지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중고차사업에 다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고차 사업에 대한 경험과 그룹 내 배터리·반도체 사업, SK렌터카로 인해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카 등 기존 업체 주가 급등…긴장감·기대감 '교차'

기존 시장을 주도해온 케이카·엔카·오토플러스 등 기존 주요 중고차 판매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케이카·엔카 등은 비대면 판매·자체인증·환불제도 도입 등에 나서며 시장 신뢰를 높이는데 힘써왔다.

이들 업체들은 현대차 등의 시장 진출이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여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경쟁 심화에 대해 긴장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중고차 판매업계 1위인 케이카의 시장점유율이 4% 수준이고, 현대차는 2024년까지 10%에 못미치는 점유율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사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보고서를 내고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케이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케이카는 18일 오전 10시4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에 비해 16.36%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소비자단체 "신뢰성 확보·선택폭 확대" 환영

소비자들도 대기업의 중고차 진입을 환영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는 18일 논평을 내고 "중고차 시장 개방 결정으로 중고차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차량 성능 정보나 가격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며 "결론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간 거래위주로 중고차 정보에 대한 불신 등이 높았던 중고차 시장의 신뢰성이 확보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소비자 후생 증진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