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봄의 날갯짓...전국적으로 꿀벌 실종, 이유는?

사라진 봄의 날갯짓...전국적으로 꿀벌 실종, 이유는?

2022.03.13. 오전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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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등 최남단부터 ’꿀벌 실종’…전국으로 번져
응애 살충제로 벌 유충 죽어…기후 변화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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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양봉 농가의 꿀벌이 사라지거나 죽은 채 발견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생산량이 급감하는 건 물론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당국이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양봉장입니다.

벌통 수백 개가 줄지어 설치돼 있는데, 어째선지 꿀벌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벌집에 죽은 벌 몇 마리만 붙어있습니다.

[김정관 / 전북 완주군 양봉 농민 : 월동 식량을 이렇게 가득 채워놨는데, (아, 여기 식량이요?) 이게 지금 꿀이에요. 그런데 화분 떡 넣으려고 보니까 벌이 이것밖에 안 남았네.]

이 농가에서는 해마다 벌통 700개, 대략 천4백만 마리를 키워 상당수를 분양해왔는데 올해는 상황이 영 좋지 않습니다.

[김정관 / 전북 완주군 양봉 농민 : 80% 정도는 자격 미달 군이 됐어요. 약해서. 분양할 수 없는 상태가 됐어요. 이런 경우는 제가 50년 양봉을 했는데 처음이에요, 처음.]

제주와 경남, 전남 등 최남단에서 시작된 이런 '꿀벌 실종'은 강원도 등 전국 각지로 번졌습니다.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이 조사한 결과 꿀벌에 기생해 사는, 이른바 꿀벌응애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용수 /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 작년에 응애 방제가 실패한 건데요. 기존 약제에 내성을 가진 응애가 농가에서 사용하는 약제에 대한 방제 효과를 보지 못한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응애 퇴치에 쓴 약제가 엉뚱하게 유충을 죽여 어린 벌 수급이 안 된 것도 다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또 추울 때 따뜻하고, 따뜻할 때 추운 이상 기온 등 기후 변화로 벌떼가 둥지로 돌아오지 못한 채 밖에서 죽는 사례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용수 /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 변화된 계절, 그리고 친환경 약재를 사용하는 데 농가 분들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부지런하게 같이 노력하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전 세계 농작물의 70%가 바로 꿀벌 때문에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꿀벌의 멸종이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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