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김혜수의 진심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2. 3. 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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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심판 김혜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진심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진심을 다한 연기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했다. '소년심판'에 담긴 배우 김혜수의 진심이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의 마음을 움직인 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였다. 현재 사회적 화두인 소년범과 소년범죄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면서 여러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김혜수를 움직였다.

그러나 이는 곧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김혜수는 "실제 다른 작품 할 때도 최선을 다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현장에 서 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까지 준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진정성이 때때로 어깨를 무겁게 했다.

실제 판사들을 만나며 심은석에 대한 밑바탕을 그려나가는 동안 작품의 메시지에 누구보다도 진심이 돼버린 김혜수는 매 신마다 치열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두 발로 딛고 서 있기도 힘든 부담감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김혜수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주제를 던지는 작품을 잘 만들어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로서의 흥미뿐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의미들에 공감해서 실제 인식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잘 해내고 싶었던 김혜수에게 의외로 복병이 있었다. 심은석의 면면들이 몰입하고 연기를 유지하기에 자신과 상충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범과 소년 범죄에 대해 대놓고 혐오한다고 말하는 심은석은 법정에서나 그 밖에서나 냉철한 태도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불완전한 가정으로 인해 탈선을 일삼는 소년범에게 온정보다는 불행한 상황에 놓였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를 선택하는 건 아니라는 차가운 말을 내뱉을 정도로 이성적인 인물이다.

김혜수는 이에 대해 "가정 폭력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소년범인 서유리(심달기)를 대하는 태도, 차태주(김무열) 판사가 왜 그렇게 법관으로서 잔혹하냐고 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로 저는 심은석을 연기하고 있지만 김무열 씨의 연기에 설득이 되더라"고 말했다. 또한 "몇 번에 걸쳐서 판사로서 해당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대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심은석이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방식은 위로가 아니지 않나. 상대 연기자 분들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감정을 연기해 주니까 심은석이 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심은석을 끝까지 붙잡고 완성해낼 수 있었던 건, 심은석의 신념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김혜수는 "심은석의 신념은 초지일관 혐오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실체를 혐오하되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작품의 주제와 밀착된다고 생각했다. 그부분을 가장 유념해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인 것도 여기에 있었다. 김혜수는 "심은석이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하며 극이 시작하지 않나. 소년범이 저지른 범죄를 혐오하지만 심은석은 단순히 혐오 액면에 그치는 캐릭터는 아니다. 혐오는 하되 법관으로서 어떤 책임을 가지고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하나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매번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고. '소년심판'의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소년범을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연기 경험이 적은 신인들이다. 연기 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배우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작품에 임하는 신인들의 태도에 김혜수는 크게 감탄했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각각 백성우, 한예은을 연기한 이연과 황현정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이연과 황현정 배우는 연기 경험이 아주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 인물을 살아있는 것처럼 아주 강렬하게 표현해 줘서 매우 놀랐다"라고 했다. 실제로는 여성이지만 남자 중학생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성별이나 나이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여준 이연, 실제 해외 논문들을 찾아서 볼 정도로 큰 열정을 보여준 황현정에게 감동을 받았다는 김혜수다.


'소년심판'은 공개 이후 완성도 높은 작품성은 물론, 소년범과 소년범죄에 대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이끌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글로벌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우리 사회 문제를 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체감하는 것만큼 일본도 소년범죄에 대한 체감이 그만큼 뜨겁지 않나 싶다. 아직 접하지 않은 분들도 많으실 텐데 이게 비단 우리 사회의 문제만을 이야기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소년심판'은 김혜수에게 소년범과 소년범죄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줬다. 김혜수는 "이 작품을 선택할 때만 해도 '나는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 "그런데 작품을 준비하면서 소년범과 소년범죄에 시각 자체가 너무 편협했다는 생각이 너무 크게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혜수는 "아마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시청자 분들이 꽤 많으실 거라는 생각을 한다. 실제 저희 작품을 보고 지인들끼리 소년범들에 대한 의견,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서 대화를 시작을 하시는 것 같다. 자기들이 생각했던 것들을 그냥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이제 조금 당면화 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이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제가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오면서 어떤 어른으로서의 이상적인 모습들이 제시된 부분이 있다 보니까 실제 김혜수도 그렇지 않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제 태도나 행동에 대해서 일관되지 않을 때도 많죠. 어떤 어른이 돼야 되겠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않아요. 다만 제가 살아가면서 그 순간순간 내 앞에 대면한 사안들에 대해서 집중을 하면서 제 스스로 성숙해지길 바랄 뿐이에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소년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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