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이 고물가에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기로 했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마이너스(-)0.50%와 0.25%로 유지된다. ECB는 지난 2016년부터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해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ECB 이사회는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유동성을 유지하는 한편 유럽연합(EU)과 유럽 각국이 결의한 제재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ECB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9회 연속 상승해 현재 1분기는 5.4%, 2분기는 5.3% 오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ECB의 중기적 목표치인 2.0%를 두 배나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유로존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CB는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도 앞당긴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해온 채권매입을 4월에는 400억유로(약 54조원), 5월에는 300억유로(약 40조원)로 늘릴 예정이다. 6월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축소한다. 2분기에 월 400억유로 규모로 늘렸다가 3분기에는 월 300억유로 규모, 4분기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복귀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선회한 것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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