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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에 헬기진화 난항, 주불 제압 실패…금강송 군락지 턱밑까지(종합2보)

송고시간2022-03-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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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경북, 강원 일대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사흘째를 맞은 6일 소방당국의 진화역량이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으로 북상했다가 다시 울진으로 남하하면서 산림 당국은 울진읍 시가지와 금강송 군락지 등 주요 거점 방어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짙은 연무에 헬기 공중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불을 잡지 못했고, 금강송 군락지 턱밑까지 불길이 들이닥쳐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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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에 헬기 분산, 진화 어려움…여의도 면적 49배 산림 피해, 2000년 이후 최대

울진 불길 60㎞ 방대·40% 진압, 산불 원인 "담뱃불 가능성"…강릉·동해 50%·영월 50% 진화

울진·삼척 특별재난지역 선포…자원봉사·구호 물품 줄이어

산불이 할퀸 울진 산림
산불이 할퀸 울진 산림

(울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울진·삼척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 산림에 불길이 지나간 곳들이 검게 변한 모습을 보인다. 2022.3.6 mtkht@yna.co.kr

(울진·삼척=연합뉴스) 이승형 손대성 김현태 박영서 기자 = 경북, 강원 일대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사흘째를 맞은 6일 소방당국의 진화역량이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으로 북상했다가 다시 울진으로 남하하면서 산림 당국은 울진읍 시가지와 금강송 군락지 등 주요 거점 방어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짙은 연무에 헬기 공중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불을 잡지 못했고, 금강송 군락지 턱밑까지 불길이 들이닥쳐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삼척은 불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으나, 강원에는 강릉, 동해 등 다른 산불이 큰 피해를 내고 있다.

산불 영향 구역이 워낙 넓은 데다 헬기 등 진화 전력이 분산돼 산림 당국이 진화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선 "헬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아우성도 나온다.

산림 당국은 오전에는 바람이 전날보다 많이 잦아들면서 강풍이나 짙은 연기에 따른 문제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기상상황이 나빠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사이 피해는 계속 늘어 동해안 산불에 따른 산림 피해는 1만4천222ha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상태에서만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울진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이날 오후 울진 지역과 강원도 삼척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망연자실
망연자실

(울진=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신화2리 화재현장에서 한 주민이 화재로 무너져내린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2022.3.6 jeong@yna.co.kr

◇ 금강송 군락지 턱밑까지…"굉장히 위험…상황 따라 불이 닥칠 수도"

당국은 산불 영향구역이 광범위한 울진에 헬기 등 진화 역량을 집중했다.

우선 울진 중심지인 울진읍 고성리 지역과 금강송면 소광리 방향에 공중진화를 위해 헬기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울진읍 지역은 방어에 성공했으나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다.

짙은 연무에 공중 진화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강송 군락지로 향하는 불 머리를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금강송 군락지 500m까지 산불이 번진 상황이다.

소광리는 2천247ha의 면적에 수령이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가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불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굉장히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왔으므로 일부 불이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긴장 상태에서 모니터링하면서 진행을 최대한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울진읍 외곽 고성리 쪽 화선이 1.2∼1.5㎞로 진화가 시급했으나 오후에 진화가 성과를 내면서 인구 밀집 지역인 울진읍은 무사히 지켜냈다.

하지만 울진에서 주불을 제압하는 데는 실패했다. 당국은 울진에만 헬기 51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했고 군부대 1천117명을 포함해 5천417명의 인력과 지상 진화 장비 296대를 배치했다.

당국은 오전에 바람이 잦아들고 서풍이 불면서 진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후 들어 바람이 북동풍으로 바뀌면서 짙은 연무가 금강송 군락지 쪽을 뒤덮어 공중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울진 산불의 불길은 60㎞로 방대하지만 현재 40% 진화에 그친다.

헬기가 울진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강원 산불 진화도 난항이다.

강릉 옥계·동해 50%, 영월이 50% 진화율을 보이는 가운데 역시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울진 진화 장비와 인력을 포함해 동해안 산불을 끄기 위해 헬기 89대, 지상 장비 834대, 진화 인력 1만6천42명이 투입됐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피소 이재민
대피소 이재민

(울진=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 이재민들이 대피해 있다. 2022.3.6 jeong@yna.co.kr

◇ 여의도 면적 49배 산림 피해…역대 2번째, 2000년 이후로는 최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동해안 산불로 이날 오전 11시까지 1만4천222ha의 산림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49개가량 모인 규모다.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만9천918배에 달한다.

울진 1만1천661ha, 삼척 656ha, 강릉 1천656ha, 동해와 영월 각각 169ha 등의 산림 피해가 났다.

이번 대형 산불 피해는 1986년 이후 2번째, 2만3천794ha 피해가 난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최대 규모다.

시설물은 울진 388개, 강릉 12개, 동해 63개 등 463개가 소실됐다.

산불로 공공시설, 마을회관, 학교 등 임시주거시설 28곳에는 885세대 1천75명(울진·삼척 680세대 753명, 동해 187세대 302명)이 머무르고 있다.

당국은 산불 첫날 불길에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던 울진 한울원전과 삼척 LNG 생산기지는 현재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불길이 남하하면서 울진 불영사에 있는 보물 2점과 경북유형문화재 1점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급히 이송하기로 했다.

또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인 '불영사 응진전'과 '불영사 대웅보전'에 물뿌리기 조치를 했다.

경북유형문화재 '불영사 삼층석탑'과 경북문화재자료 '불영사 부도'는 내열 처리된 방염포로 덮을 예정이다.

'잿더미 된 마을'
'잿더미 된 마을'

(울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 2리의 주택들이 울진·삼척산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2022.3.6 mtkht@yna.co.kr

◇ 강원 고속도로·철도 통행 재개…열차도 정상 운행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동해고속도로 옥계 나들목∼동해 나들목 14.9㎞ 구간 통제를 해제했다.

42번 국도 동해 신흥동∼정선 백복령 구간도 오전 9시께 통행이 재개됐다.

강릉에서 동해를 잇는 7번 국도와 해안도로는 전날 통행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이날은 통제 없이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동해∼강릉 구간 선로 시설물 안전 점검을 마치고 오후 1시를 기해 동해발 누리로 열차부터 모든 열차의 운행을 재개했다.

다만 강릉역으로 운행구간을 변경한 동해역 KTX 열차는 이미 많은 승객이 강릉역으로 예매를 한 상황을 고려해 혼선을 막고자 이날 막차까지 출발·도착역을 강릉역으로 유지한다.

전날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큰불이 들이닥쳤던 동해 시가지는 파란 하늘을 되찾고, 연기만 조금씩 피어오를 뿐 불길은 관측되지 않아 안정을 되찾았다.

산불 피해 이재민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산불 피해 이재민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울진=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강원ㆍ경북 산불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를 방문, 피해주민들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있다. 2022.3.6 jeong@yna.co.kr

◇ 문 대통령, 울진·삼척 특별재난지역 선포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경북 울진 지역과 강원도 삼척 지역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서 대피 주민들을 만난 뒤 오후 2시 50분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재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난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셨으니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며 "정부는 신속하게 복구가 이뤄져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도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국가가 직접 복구에 나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아침 현장 상황 회의에서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 100채 준비, 피해 주민 지원 방안 마련, 향후 산불 전문 특수진화대 50명 선발과 자체 초대형 헬기 2대 구매 검토를 지시했다.

산불 대비하는 울진 주민
산불 대비하는 울진 주민

(울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울진·삼척산불 사흘째인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 일대에서 한 주민이 산불이 다가오자 지붕에 물을 뿌리며 대비하고 있다. 2022.3.6 mtkht@yna.co.kr

◇ 울진 삼척 산불 원인 본격 조사…"도로 옆 배수로 담뱃불 가능성"

이번 울진·삼척 대형 산불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도로 옆 배수로에서 처음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산과 바로 붙어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산림청 관계자는 "현장을 먼저 조사한 산림과학원에서 아직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미상이라고 했다"고 전하면서 "담뱃불도 가능성 있는 여러 발화 요인 중 하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과학원은 산불 발생일에 현장을 찾아 1차 조사를 끝냈다.

1차 조사에 참여한 산림과학원 권춘근 박사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최초 발화지를 추정했으나 특정 원인은 추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화·방화인지 담뱃불 요인인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합동 조사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산림 당국은 경찰·소방당국과 발화 원인에 대한 합동 조사·감식을 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께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 일원에서 발화해 강한 바람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다시 남하해 울진읍 외곽까지 확산했다.

이와 별개로 강릉 옥계와 동해 일대를 이틀째 불바다로 만들고 있는 옥계 산불은 60대 방화범이 토치로 낸 불이 발단이다.

'진화작전 나선 해병'
'진화작전 나선 해병'

(울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울진·삼척산불 사흘째인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 일대에서 해병대 장병 300여명이 산불진화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전날부터 진화작전에 투입된 해병대 1사단 신속기동부대 900여명은 이날 각지로 흩어져 진화를 도왔으며 산불이 꺼질 때까지 작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2.3.6 mtkht@yna.co.kr

◇ 봉사활동, 구호 물품 줄이어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큰 피해가 나고 이재민이 속출하면서 전국에서 봉사자들과 도움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경북협의회 봉사자들은 산불현장과 현장지휘본부의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군인 등 수천명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고 있다.

적십자봉사회는 이재민이 모인 울진읍 울진국민체육센터에서도 급식차 2대로 밥을 지어 이재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울진군 간부 공무원 부인 모임, 울진 죽변면 여성자원봉사회와 새마을단체, 군 공무원 등도 음료수와 도시락을 나눠주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업과 단체 등 전국에서 진화 인력과 이재민, 대피 주민을 위한 구호 물품이 이어진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J6pDEAgKfrk

haru@yna.co.kr, sds123@yna.co.kr, mtkht@yna.co.kr,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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