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치? '즐거움 프리미엄' 보라

윤은별 2022. 2. 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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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주최 '메타버스&NFT 전문가 과정 2기' 지상 중계

메타버스 열풍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메타버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따라붙던 수많은 물음표도 점점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이제는 대학교 입학식과 축제부터 기업의 채용설명회, 사무실까지 100% 메타버스로 구현된다.

NFT는 또 어떤가.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고유한 인식값을 갖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이다. 메타버스 뒤를 이어 새로운 열풍을 만든 NFT는 메타버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메타버스가 구현할 가상 경제의 중요한 자산이 바로 NFT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이 메타버스 안에서 통용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통화의 개념이라면, NFT는 디지털 파일에 유일무이한 희소성을 부여한 자산이다. 전문가들은 NFT가 가상 경제의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NFT 역시 금융, 문화 등의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타버스와 NFT 모두, 이제는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뭔지는 알고 있는’ 수준의 개념 정리를 넘어선 심화 과정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가 ‘메타버스&NFT 전문가 과정 제2기’를 개최한 이유다. 메타버스에만 초점을 뒀던 지난해 1기 과정에 NFT를 더해 업그레이드했다. 강의의 깊이도 한층 깊어졌다. 지난 2월 22~24일 진행된 제2기 전문가 과정 강좌를 지상 중계한다.

최재용 한국메타버스연구원장이 지난 2월 22일 매경이코노미 ‘메타버스&NFT 전문가 과정 2기’ 첫 번째 강연의 연사로 나섰다. (윤관식 기자)

▶하나로 통합·진화할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위해 민관 힘 합쳐

현재 메타버스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게임과 유사한 형태로, 사회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메타버스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 익히 알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여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 유형은 ‘디지털 자산 거래’에 초점을 맞춘 메타버스다. 가상의 부동산이나 상품을 거래하는 기능이 중심인 어스2, 디센트럴랜드 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원격 협업이 핵심인 메타버스다. 현실을 가상화해 다중 협업을 지원하는 메시, 옴니버스 등의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미래의 메타버스는 세 개가 합쳐져 하나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타인과의 의사소통이라는 사회적 영역, 자산 거래 등의 경제적 영역, 그리고 업무의 영역까지 통합된 하나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탄생할 거라는 것. 신재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사무관은 “하나로 통합될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왜 ‘핫’해졌을까. 물론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의 등장이 한몫했다. 그러나 이만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절실했던 시장의 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콘텐츠 생산, 자산의 유통과 거래 등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 높이 평가받았다.

메타버스가 시장의 키로 떠오르면서,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정부 비전이다. 신재우 사무관은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점유율 5위, 4만명의 전문가 양성, 220개의 메타버스 전문 기업 육성 등을 목표로 삼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궁무진한 NFT 가능성

▷금융업계 새 먹거리 되나

지난 2월 23일에는 NFT에 초점을 둔 강의가 진행됐다. ‘디지털 자산’인 NFT는 디지털 아트를 유일무이한 재화로 만드는 데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술품 투자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NFT는 기존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NFT 미술품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은 여전하다. 물리적인 소유나 전시가 불가능하지 않냐는 것. 김형준 테사 대표는 “기존의 실물 미술품 투자자 중에도 구매해놓고 가져가지 않는 사람이 많다. 수많은 작품 수집으로 컬렉션을 만들 수준의 전문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NFT를 전시하는 오프라인 공간도 물론 있다. 언제든지 전시장을 찾아오면 내가 가진 NFT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FT 투자에 대해서도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다. 김 대표는 “NFT의 값이 무조건 오른다고 보기 어렵다. 값이 빠르게 오르고 내리는 것은 가상자산, 코인의 이야기”라면서 “NFT는 유일무이하다는 점, 희소성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투자할 때도 작품을 만든 작가의 배경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금융 시장에서 NFT가 가진 가능성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NFT는 금융업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의 진단이다. 현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에 뛰어든 상태다. 이를 시작으로 NFT를 현금으로 유동화하는 운용 모델, 거래 모델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NFT가 국내 금융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석영 연구원은 “메타버스 등은 전통 금융사가 핵심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접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 금융사의 핵심 역량인 점포, 인력 등 오프라인 자원과의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즐거움 프리미엄’ 받는 메타버스株

▷기술 우위 등 따져 옥석 가리기는 필요

개인 투자자 시선으로 본 메타버스는 어떨까.

메타버스의 가능성은 기업의 비즈니스에만 있지 않다.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도 메타버스의 가치는 충분하다. 시장도 그렇게 판단한다.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메타버스 ETF에는 이미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가치를 먼 미래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즐거움의 성장성’만 들여다봐도 충분하다는 조언이다. 게임에서 시작된 메타버스답게, 현재 관련주로 분류되는 기업은 주로 플랫폼과 게임, 엔터테인먼트다. 모두 즐거움을 주는 유희 산업으로 정의되는 업종이다. 구조적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 속한 유희 산업은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구조적으로 노동 시간이 감소해 여가 시간이 늘어나는 한편,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가처분 소득은 늘고 있다. 즐거움을 주는 유희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레저, 호텔, 여행과 같은 오프라인 유희 산업과 게임, 인터넷 등의 온라인 유희 산업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 중이다. ‘노는 인간’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메타버스 관련주가 가진 ‘즐거움 프리미엄’도 구조적으로 꺾을 수 없다. 다만 관련주 중 플랫폼 주도권이나 기술 우위 등을 잘 따져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다.” 이동륜 KB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윤은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8호 (2022.03.02~2022.03.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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