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도시' 이충주가 쉬지 않는 이유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2. 2.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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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도시, 이충주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 하나도 제대로 하기 벅찰 텐데 연극과 뮤지컬, 가요계까지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2009년 데뷔 이후 13년째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만능 배우 이충주다.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극본 손세동·연출 전창근)는 대한민국 정재계를 쥐고 흔드는 성진그룹의 미술관을 배경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치열한 욕망을 담은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드라마. 이충주는 전 연인 재희(수애)와 헤어진 뒤에도 그가 필요할 때면 나타나는 '키다리 아저씨' 박정호 역을 연기했다.

이충주가 한마디로 표현한 '공작도시'는 '도전'이었다. 뮤지컬과 연극을 해본 경험은 있지만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 "첫 드라마가 '공작도시'여서 정말 감사했다"는 소감을 전한 그는 "정호라는 멋있고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촬영하는 내내 특별한 시간이었다. 확실히 공연이랑은 많이 다르더라. 공연은 주어진 2-3시간 동안 하나의 서사를 쭉 끌어간다면, 이번엔 1년 가까이 촬영을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박정호로 살아가는 게 어색하면서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다만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보기가 힘들 정도로 부끄러웠다"라고 답했다. 이충주는 "만족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20회가 나가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모니터링했는데 무척 부끄러웠다. 그저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고, 계속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덧붙였다.


드라마 도전이 처음인 만큼 모든 게 낯선 것 투성이었다. 특히나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정호의 감정이었다. "시청자들이 정후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가장 컸다"라는 이충주는 "감독님께서 늘 '정호는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라고 강조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되게 어렵고 힘들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표현한다는 게 까다롭더라. 대사도 많지 않은데 표정과 리액션만으로 모든 걸 드러내야 했다. 대사가 많으면 대사를 통해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어려웠다. 그런 게 배우로서 늘 숙제였다. 20회를 찍는 내내 어려웠고 지금도 풀리지 않는 물음표들이 많다. 어려운 캐릭터였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스스로 많은 부족함을 느낀 이충주는 외적인 부분과 감정선의 디테일에 힘을 줘 캐릭터의 설득력을 채워 넣었다. 먼저 외적인 부분에 대해 그는 "정호는 슈트라고 해도 드레시한 슈트가 아닌 사무적인 슈트만 입는다. 정말 그 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정도의 튀지 않는 의상이다. 이를 통해 정호가 '멋'이 아닌 자기가 하는 일과 재희(수애)만을 우선시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 역시 '2 대 8로 정리된 머리와 슈트 복장,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들을 주문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정호를 이해하려 했다"라는 이충주는 "'나였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으로 접근하기보단 그저 정호가 되어보기로 했다. 정호는 자신을 떠났지만 연인이었던 재희라는 사람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심지어 그를 돕기로 결정한 인물이지 않냐. 공감하기엔 쉽지 않은 감정이기에 이런 마음을 이해하려 하기보단 '이럴 수도 있구나' '정호라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내가 생각한 정호는 재희가 자신을 떠난 이유마저도 이해할 만큼 그를 사랑한 인물이었다. 그런 정호의 우직함이 대단하다 느꼈고, 끝까지 재희의 곁을 지키는 모습이 멋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노력 덕일까. 첫 작품이지만 대중의 좋은 평가를 받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충주는 "주변에서 좋은 반응을 많이 보내주셔서 나도 열심히 본방 수사했다. 실시간 댓글도 챙겨봤다. 다행히 정후와 재희 모습을 안쓰럽게 여기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이 많더라. 감사하고 안심이 됐다. 내가 그래도 이런 감정이 느껴질 수 있도록 연기했구나, 설득력이 조금은 있었구나라는 마음에 다행스러웠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그가 뮤지컬을 병행하며 이룬 결과라 더 뜻깊을 수밖에 없었다. '공작도시'를 하는 동시에 '그레이트 코멧' '마마, 돈 크라이'와 같은 작품을 해냈고, 종영한 이후엔 곧바로 '킹아더'와 '썸씽로튼'을 선보였을 정도. 캐릭터를 오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이충주는 "드라마와 뮤지컬을 비슷한 시기에 함께했지만 캐릭터 몰입에 있어 방해되는 건 없었다. 오히려 시너지를 일으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과 드라마는 기술적인 면에서 다른 점이 많지만 묘하게 섞이는 부분도 있더라. 또 연극을 하다 드라마 촬영장에 오니 환기가 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리프래시 되는 느낌이었다. 더 집중력 있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고 연기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기도 했다. 내 연기의 폭이 이렇게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더불어 뮤지컬은 '공작도시' 이전에 준비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체력적 부담은 별개의 문제였다. 쉴 틈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이었다. "어떤 작품을 하던 매 작업마다 살이 쭉쭉 빠지는 스타일"이라는 이충주는 "단 한 작품도 쉬웠던 적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뮤지컬이나 '공작도시'도 마찬가지다. 굉장히 많은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낀다.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굉장히 힘들어해 하기도 한다. 다만 이를 특별히 극복해내려 하진 않는다.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을까를 가장 우선시 생각한다. 생각만 해도 살이 빠지는 스타일이라 최대한 빨리 캐릭터를 만들어내려 한다"라고 덤덤히 답했다.

이충주는 2009년 데뷔 이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삶의 원동력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꽤 오랜 기간을 쉬었는데, 이젠 일을 한다는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감히 내가 지친다는 말을 해선 안된다 생각한다.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루하루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싶다. 또 할 수만 있다면 더 바쁘게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고 전하면서 "작은 소망이 있다면 드라마를 계속하고 싶다. 늘 '공작도시'가 제 첫 작품이라 다행이다라는 소리를 하는데, 이 드라마가 다음 드라마로 연결되는 좋은 디딤발이 됐으면 좋겠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JTBC]

공작도시 | 이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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