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조재연 대법관? 與 "尹, 모함 사과하라" 국힘 "李 재판거래 100억으로 커져"

한기호 2022. 2. 20. 11: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野 입씨름 속 원희룡-김진애, '그분' 조재연 대법관 거명 주목
與선대위 "檢·김만배 '그분 李 아니다' 수없이 밝혀..조작 총본산 尹측, 元이 주역"
元 "권순일에 조재연까지 김만배 100억↑ 베팅..李 무죄판결 매수 외 이해관계 없어"
지난 2021년 12월27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의 택지개발 비리 의혹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가운데) 대선후보, 원희룡(오른쪽) 정책본부장, 김진태(왼쪽)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취재진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성남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정영학 회계사가 내부 폭로한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화천대유자산관리 계열사 중 1곳) 실소유주로 지목된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여야에서 '조재연 대법관'으로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개입 의혹 관련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전날(19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정영학 녹취록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가 거론한) 50억 빌라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걸 가지고 이재명 후보가 의혹을 벗었다고 여기저기 홍보하고 다닌다"며 "지푸라기라도 잡아 이 후보 재판거래 의혹을 쉴드(방어막) 쳐야 하는 민주당 처지가 안 됐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 후보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 중 허위사실공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취지로) 대법원 파기환송한 주역이 바로 (대법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 권순일, 조재연 대법관"이라며 "녹취록에서 김만배는 '조재연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이라 재판에는 못들어가지만 (역할을) 다해줬다'고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둘(권순일·조재연)은 절친이기도 하고, 이 후보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일등공신들"이라며 "이들에게 김만배가 50억씩 주려고 했다는 것은, 이 후보의 무죄 재판거래에 김만배가 100억 이상을 베팅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무죄판결 매수 목적 이외에 김만배가 권순일·조재연 대법관에게 각각 50억원씩 줄 다른 이해관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옛 열린민주당 출신 김진애 전 의원도 전날 오후 "대장동 '그 분', 현직 대법관 조재연이라니"라고 조 대법관을 직접 거명했다. 그러나 원 전 지사와는 달리 "법원행정처장으로 법사위에서 근엄을 떨더니만, 부뚜막에 올라간 검-판-언(검찰-판사-언론) 카르텔의 한 꼭지점"이라며 "그저 기막히다. ('그분' 지칭 대상이) 이재명이라 연기 피우던 국힘(국민의힘)은 당근(당연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일보 인터넷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2인의 지난해 2월4일 등 대화 녹취록을 추가로 보도하면서 김만배씨가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며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그분 따님이 살어. 형이 사는 걸로 하고"라고 말한 대목을 공개했다.

신문은 이 검찰이 '그분'을 바로 A대법관으로 특정했으며 녹취록에 실명을 표시해둔 흔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직후 백혜련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18일 밤 서면브리핑에서 "이제 진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후보가 그렇게 이 후보에 대해 덧씌우려 했던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됐다"며 "윤 후보는 연일 쏟아냈던 오물과도 같은 망언들을 거두어 들이고 이 후보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19일 "그동안 검찰도, 김만배도 이 후보는 '대장동 그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없이 밝혔다. 그럼에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진실을 외면한 채 거짓 선동에만 열을 올렸다"며 "온갖 거짓말로 이 후보를 모함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 데 대해 사과하시라"고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원 전 지사를 겨냥해 "'그분' 정체가 밝혀지자 이성이 마비된 것인가. 윤석열 선대본이 허위 조작의 총본산으로 전락했다. 오늘은 정책본부장 직함으로 조작본부장 일을 하고 있는 원희룡 본부장이 그 주역"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으로 "언론을 통해 이른바 대장동 3인방인 김만배, 유동규, 정영학의 2020년 10월 대화 녹취록 일부가 공개됐다. 수익과 비용을 배분하기 위한 자리로 대화가 매우 진지하고 구체적이다. '농담 삼아 한 말'이라는 김만배와 (이 후보 측근인)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변명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추가 정황으로 파고들었다.

또 "김만배는 유동규에게 '천화동인 1호는 남들은 다 내 것이 아니라 네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동규가 부정하지 않는다. 김만배 소유가 아님은 명확하다. 그럼 누구의 것인가", "'그분'이 등장하는 대목은 천화동인 1호의 주인에 대한 대화 부분이 아니라 '그분'에게 50억 원 빌라를 사드린다는 부분이다. 여전히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동규의 단독 소유도 아니다. 이 후보의 결백이 증명된 것이 아니라 의혹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빌라 구입 외에도) 확실한 것은 김만배가 대법원에 계속 연줄을 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권순일과의 재판 거래 의혹도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기 10개월 전 김만배와 정영학 간의 대화에 등장하는 '이재명 게이트'의 '이재명'은 누구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화 내용 일부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이 후보의 결백이 증명됐다고 강변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렇게 볼 국민은 없으니 꿈 깨시라"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원 전 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의 공세에 "이재명화한 민주당, 당과 캠프의 지도부부터, 이헌욱(전 경기도시주택공사 사장) 끄나풀들까지 원희룡을 겨냥해서 언론이니 인터넷이니 흠집 내보려고 '밭갈이'(특정 세력의 여론조작을 가리킨 은어)를 하고 있는데 '풉'이다"며 "눈 쌓이면 한꺼번에 제설차로 치우겠다. 무더기로 쓸려갈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한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