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일본·'아우'는 중국…현대차그룹, 전기차 앞세워 달린다

현대차, 12년만에 일본시장 재진출…'무주공산' 전기차 시장 공략
기아 "올해 중국 반등 원년으로"…내년 EV6·2027년까지 전기차 6종 출시

8일(현지시간)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 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뉴스1
8일(현지시간)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 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현대차는 일본, 기아는 중국'

현대차와 기아가 절치부심 재도전에 나섰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12년만에 일본 승용차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일본 시장은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2001년 야심차게 일본시장에 진출했으나 2009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5000대에 그치는 실적 부진을 겪으며 결국 일본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버스 등 상용차만을 일본시장에 판매해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본 재진출 의사를 밝히며 "지난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해왔다"며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했다.

뼈아픈 실패에도 현대차가 12년만에 일본 시장을 재차 두드리는 이유는 일본 전기차 시장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일본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차량은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이 벽을 넘기 힘들지만 일본 브랜드의 소극적인 전용 전기차 출시로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1%가 채 안된다. 그런데 최근 한 조사에서 차량 구매를 원하는 4명 중 1명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상향한 것도 긍정적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정 사장도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완성차 업체에 일본 전기차 시장의 출발선은 동일하다"며 "현대차가 전기차 제조업체로 재정의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만을 판매한다. 5월부터 수소 전기차 '넥쏘'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주문을 받고 7월부터 소비자에게 차량을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향후 혁신적인 상품성을 가진 친환경차도 연이어 선보일 방침을 갖고 있다.

판매는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진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 온라인 세일즈'로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수년 내로 전국 주요 지역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해 오프라인 브랜드 체험 및 구매 지원, 정비,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외제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의 한계를 얼마나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시장은 특히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수입차 브랜드가 성적을 내기 어려운 곳이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전체의 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일본 시장이 유독 수입차에 배타적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대차의 기술이나 디자인 수준이 크게 높아졌고 특히 일본 전기차 시장은 '무주공산'과도 같다"며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낮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보편화로 10만기 이상의 완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는 등 충전 인프라도 잘돼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아이오닉5와 넥쏘의 경우 경쟁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입증된 '없어서 못 파는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판매 역시 온라인으로만 하기 때문에 딜러망 구축도 필요 없는 등 이전의 단점을 보완한 현대차의 재진출"이라고 평가했다.

본문 이미지 -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공개한 기아 전용 전기차 'EV6' ⓒ 뉴스1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공개한 기아 전용 전기차 'EV6' ⓒ 뉴스1

'형님'인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다면 '아우'격인 기아는 올해를 중국 사업 반등의 원년으로 삼고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유독 중국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65만대 수준이던 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사드 사태를 계기로 2017년 35만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12만대 판매에 그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아는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전기차를 무기로 삼았다. 기아는 내년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간 100만대 수준을 보이다 지난해 271만대로 급증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기아의 올해 중국 시장 목표 판매량은 18만5000대다.

기아는 중국시장에서의 반등을 위해 최근 중국 장쑤성(江苏省) 소재 옌청시(盐城市) 정부와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의 경영구조도 재편됐다.

둥펑위에다기아는 당초 기아 50%, 둥펑자동차 25%, 장쑤위에다그룹 25% 지분 구조의 3자 체제였으나 최근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평자동차의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기아-장쑤위에다그룹' 양자 체제로 경영 구조가 바뀌었다. 지분구조의 단순화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할 수 있게 됐다. 기아는 경영 구조가 재편된 합자사의 새 사명과 신규 CI·SI를 오는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장쑤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 주도로 개편된 새 합자사 출범에 맞춰 조기에 글로벌 기아의 역량을 중국에 이식하고, 내실 있는 사업 추진으로 올해 중국 사업의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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