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조 조정 중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병혁 기자
삼성전자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조 조정 중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병혁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최고 경영진과의 임금교섭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파업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지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만큼 향후 사측과의 대화에 따라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결성한 공동교섭단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과 노조 간의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 교섭위원들은 자신들에게 결정 권한이나 정보가 없다고 말해왔다.


이로 인해 ▲직급간 임금 격차 해소 ▲성과급 기준의 투명화 ▲포괄임금제 폐지 ▲임금피크제 폐지 ▲격려금 지급 ▲유급휴일 추가 ▲연중휴가 5일 ▲병결자 및 산재자 위로금 300만원 등 노조가 요구한 44개 조항이 수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15차례 진행된 교섭과 조정회의는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고 교섭단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최고 경영진과 노동자 대표자들이 만나 논의하고 결정하자"고 말했다.

이들이 지목한 최고경영진의 범위에는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물론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까지 포함된다.


파업에 대해선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회사와 임금협상 결렬 이후 지난 4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지난 11일과 14일 2차례 조정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현국 비대위원장은 "파업은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삼성전자만 파업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어서 그룹 계열사들이 연대한 총투쟁을 고민하고 있고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후 사측의 대응에 따라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이는 1969년 설립 이후 53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업계에서는 극적 타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회사와의 임금협상 갈등 끝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일회성 파업을 벌였으나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사례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계속 대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