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북한군 개입' 주장한 지만원, 항소심서도 징역 2년

강광우 2022. 2. 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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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출석하는 지만원씨. 연합뉴스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시민에 대해 북한 특수군을 의미하는 '광수'라고 부르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극우 논객 지만원(80)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장윤선·김예영·장성학)는 1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씨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인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언론 뉴스타운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을 북한 특수군이라 주장하고,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에 대해 '신부를 가장한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발언해 그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씨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고(故) 김사복씨에 대해 '간첩, 빨갱이'라고 발언한 혐의, 법정 밖에서 5·18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 등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2019년 2월 지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씨는 5·18 당시 촬영된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해 (자체) 얼굴 비교 분석 등을 토대로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목했는데 이는 건전한 상식과 경험치를 가진 일반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부족해 그 의도가 악의적이기까지 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지씨는 고령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을 피했다. 지씨는 1심 판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을 북한특수군이라고 부르며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법정에 출석해 지씨가 올린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씨가 사진 속 광주 시민들이 북한군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도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천주교 정평위 책자 발행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1심과 달리 신부 4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로 유죄 판단했다. 그외 일부 상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대신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일부 유무죄 판단이 변경된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1심의 양형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며 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도 고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지씨는 재판을 마친 뒤 "독재 재판도 이런 독재 재판이 있느냐"며 기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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