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우학' 이유미 "'부산행' 김의성 능가하는 빌런? 최고의 호평"

박정선 기자 2022. 2. 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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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미.
넷플릭스의 신데렐라, 배우 이유미(27)가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흥행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오징어 게임'과 K-좀비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글로벌 1위에 오른 '지금 우리 학교는'. 이 두 작품엔 모두 이유미가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는 서사의 주인공인 지영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에선 '부산행' 김의성을 능가하는 빌런 나연으로 변신했다.

단 1년 만에 글로벌 대세로 떠올랐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기 전 4만 명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70만 명으로 192배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광고에 참여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해당 브랜드의 광고판에 당당히 이유미의 얼굴이 실렸다.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미는 "날아갈 것만 같다"며 기쁜 마음으로 전성기를 만끽했다.
배우 이유미.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또 한번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정말 행복하다. 운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쭉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년에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말 좋은 일만 생기니 기분이 좋고 날아갈 것만 같다."

-글로벌 인기를 실감하나.
"실감하고 싶은데, 어떻게 실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근데 또 실감한다.(웃음) 새로운 경험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익숙하지 않다. 이게 실감인 건지, 아직 적응 중인 건지 혼돈이 온다. 안정이 되면 '아 실감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어떤 부분이 실감 나는 건지 말할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1년 전 병아리 같았던 이유미의 지금의 이유미는 많이 달라졌나.
"1년 전의 이유미와 현재의 이유미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조금은 더 여유가 생겼다. 딱 그 차이다. 사람으로서는 달라진 게 없다. 뭐가 달라졌나 싶다."

-'오징어 게임'의 지영과 '지금 우리 학교는'의 나연은 참 다른 캐릭터다.
"완전 상반된 캐릭터이고, 완전 대비된다. 지영은 덜어낸다면 나연은 편견이든 고정관념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인다. 그런 나연에게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꼈다.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역할이기도 하고, 이런 캐릭터를 연기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에서 지정된 대본으로 연기를 했다. 준비를 해갔는데, 준비한 것만큼 현장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었다.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간이 흐른 후 감독님과 면담하며 은근슬쩍 왜 캐스팅했는지 물었다. 나를 믿고 있었다고 하더라. 내 전작을 봤고, 그래서 믿음이 있었다고 말해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다."
배우 이유미.

-나연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나연의 행동은 쉽게 이해받을 수 없다. 나연이 그랬어야만 하는 이유를 중점으로 생각했다. 나연이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어떻게 자랐을지 고민했다."

-캐릭터가 원작보다 복잡하게 각색됐다.
"어렸을 때 원작을 본 기억이 있다. 나연을 웹툰으로 먼저 만났고, 나연의 그림체가 날카로워서 그런 '앙칼짐'을 참고했다. 결과적으로 시나리오에서는 (원작과 비교해) 변한 것들이 있어서, 시나리오에 더 중점을 많이 뒀다. 웹툰은 웹툰이고,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나연은 조금 다르다. 시나리오에 집중하면서, 나연이 어느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했는지 고민하며 연기했다."

-'부산행' 김의성을 능가하는 빌런이라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이왕 빌런을 할 거면 최고의 빌런이 돼야 하지 않을까.(웃음) 얄미울 거면 엄청 얄미워야 하고, 욕먹을 거면 엄청 욕먹어야 한다. 어중간한 것보다 확실한 게 낫다. 최고의 칭찬 같다."

-레퍼런스 삼은 작품이나 인물이 있다면.
"레퍼런스를 잡지는 않았다. 웹툰 원작이 있다 보니, 다른 데에서 뭔가를 첨가하기보다는 오로지 시나리오만 생각했다. 웹툰과 다르다 보니 시나리오만 생각하고 나연을 구축해 나갔다. 나연이 입은 옷이라든지, 다른 친구들과는 다른 가죽 가방이라든지, 하나하나 만들어나갔다.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며 입체감을 만들어 나갔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작업이라 더 즐거웠을 것 같다.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마침 있어서, 우리끼리 (1994년생이라) '구사일생' 이런 식으로 말하며 놀았다. 다른 친구들은, 또래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웃음) 챙겨주면서, 재미있게 같이 놀아줬다. 이모 미소와 엄마 미소를 지으면서 귀여운 친구들을 바라봤다. 에너지가 넘치고, 보면서 즐거웠다.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배우 이유미.

-작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다양한 친구들이 나오고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 익숙하지 않은 배우도 많다. 신선한 화면을 만드는 것이 국내에서는 인기 비결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한국 좀비만의 스피드와 파워가 있다. 해외에서는 그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실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세계관 속에 살고 있다면, 이유미는 어떤 인물일까.
"수혁처럼 내가 다 물리치고 싶다. 앞장서고 싶다. 근데 나의 능력치를 잘 알기 때문에, 친구들 옆에서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친구이지 않을까. 천천히 오는 아이를 챙기고 이런 친구이지 않을까."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는데, 작품을 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유나 원칙을 정해놓지는 않는다. 호기심이 생기고, 궁금하고, 이 역할을 했을 때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을 좋아했다. 좋아한 작품의 오디션을 봤고, 감사하게도 캐스팅이 됐다. 흐름대로 잘 간 것 같다."

-동안 외모가 화제다.
"정신 연령이 낮은 건가.(웃음) 엄마와 아빠가 비결이다. 동안이기 때문에 물려받은 게 아닐까. 그게 내 비결인 것 같다."
배우 이유미.

-워낙 동안인지라, 초등학생 역할을 연기한 장면이 '짤'이 돼 화제를 모았다.
"깜짝 놀랐다. 그 작품에 출연했던 걸 스스로는 아니까, 가끔 연기를 생각하면서 리마인드 개념으로 다시 보곤 했다. 근데 그게 떠돌아다니더라.(웃음) 너무 창피한 거다. '쟤 왜 저래' 이런 마음이다. 졸업앨범을 누군가 훔쳐보는 느낌이다. 어떻게 아셨지. 정말 민망하다. 그래도 그때의 내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촬영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나.
"2학년 5반 친구들과 있다가 후반에 혼자 촬영할 때 외로웠다. 친구들과는 수다도 떨고 소통할 수 있어서 시간이 빨리 갔다. 혼자 떨어져서 촬영할 때는 혼자 하니까 외롭기도 했다.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그리워지더라. 힘들다기보다는 그리웠다. 나에게는 촬영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감정이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중 어떤 작품이 더 소중하다고 말할 수 있나.
"하하하. 같은 시기에 찍다 보니 나에게는 한 작품 같은 느낌이다. 계속 촬영장을 왔다 갔다 하면서 찍었다. 두 작품의 감독님들끼리도 친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한 작품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너무나도 소중한 하나의 작품이다."

-길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보나.
"길거리에서 날 알아보면 그게 신기한 일이다. 아무도 몰라본다. 이걸 알아보면 말이 안 된다. 비니를 쓰고,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쓰고 그럼 얼굴이 안 보인다. 그걸 알아보면 투시 능력이 있는 거다. 내 발걸음까지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 이유미.

-전작을 함께 했던 황정민이나 안희연 혹은 정호연이 작품을 보고 해준 말이 있다면.
"너무 친한 사이여서 그런지, '잘 봤겠거니' 생각한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때 두 촬영장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옆에서 가장 많이 지켜봤다. 그래서 나연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자연스럽게 '잘 봤겠지'라고 생각했다. 안희연도 나를 너무 잘 아니까, '잘 봐줬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응원을 받았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 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앞으로 이런 글로벌 행보를 기대할 만할까.
"기대는 항상 좋다. 누군가 기대를 해줘야 더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나. 어떤 게 나올지 모른다. 항상 기대해달라."
배우 이유미.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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