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역대급 돈잔치에도…혜자·혜택 '우수수'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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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작년 순이익 '3조 돌파' 전망
'카드 승인액·대출 증가' 고객 이용 확대 영향
'카드 단종·서비스 이용료 인상' 잇따라
"수익성 악화 전망에 선제적 방침"
'카드 승인액·대출 증가' 고객 이용 확대 영향
'카드 단종·서비스 이용료 인상' 잇따라
"수익성 악화 전망에 선제적 방침"

13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5일부터 오투오(O2O)카드 등 신용카드 6종과 빅플러스애경카드 등 체크카드 12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이미 신규 발급을 중단했던 나노에프(nano f)카드 등 31종 상품에 대해서도 재연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카드사가 상품 단종을 결정할 때 신규 발급만 막고 기존 회원에 대해선 재연장을 열어두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통로까지 막기로 한 것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에도 '혜자 카드(연회비 대비 혜택이 좋은 카드)'로 불려온 더모어(The More)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 카드는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결제 금액에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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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의 '레이디(Lady)다솜카드', 'NH올원카드', 'NH올원하나로카드', '올바른포인트카드'도 올해 사라진 카드다. 카드사가 갱신 발급을 중단하면서다. 농협카드는 'NH올원쇼핑앤(&)11번가카드', '행복건강체크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지했다. 발급 중단 결정이 난 상품은 모두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포함한 카드였다.
더불어 카드 서비스 이용료 인상, 서비스 및 제휴 계약 종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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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혜택이 탄탄한 카드에 잇따라 발급 중단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물론 기존 서비스의 질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 카드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시점인 만큼 고객 혜택을 줄이는 데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한 것으로, 2020년 연간 순익 2조60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카드사들의 지난해 연간 누적 순이익은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사의 호실적은 소비심리 회복과 카드사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카드 승인액은 급등한 바 있다. 연간 카드 승인액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97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카드 승인액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도입되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고객들이 카드론 등 2금융권으로 몰려온 것도 실적 호조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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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빠르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제 대응 조치가 불가피했다"며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데다, 카드론까지 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이익 보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 운영상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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