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를 말해봐"..MBTI의 빛 혹은 그림자[인스피아]

김지원 기자 2022. 2. 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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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의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2월 9일자에 게재된 글입니다. 뉴스레터에는 해당 주제에 대해 추가로 읽을만한 책과 글 소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편의 글로 하나의 깊은 영감을 드리는 <인스피아>를 구독해 주세요. 혹시 링크가 연결되지 않으면 괄호 안의 주소(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07426)로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MBTI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30일 ‘윤석열 공약위키’ 문답코너에서 자신의 MBTI가 ENFJ(정의로운 사회운동가)라고 밝혔고요.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당내 경선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향이 I(내향형)이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고, 안철수 후보는 그때그때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심상정 후보는 ENTJ(대담한 통솔자)라고 밝혀지기도 했죠.

저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정말 MBTI가 대단한 인기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2년 MBTI검사를 했더니 “어떻게 (이 성격으로) 험한 시민 운동을 했냐”는 얘길 들었다고 말하는 이재명 후보(왼쪽), 자신의 MBTI가 ENFJ형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과거에도 당내 경선 과정 등에서 후보의 MBTI를 소개한 경우들도 많았습니다. 출처 YTN유튜브, 윤석열 공약위키

MBTI는 내향형-외향형 등을 통해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나누는 심리검사의 일종인데요. 연구자님들도 아마 한번쯤은 약식으로라도 MBTI 검사를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 MBTI는 우리나라에서 대유행 중인데요. 사실 저는 그간 MBTI 그 자체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내가 응답한 내용에 따라 유형이 결정되니까 별자리나 혈액형에 기반한 심리분석(?)보다는 제법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바로 XXXX다!”라고 외치며 다니기엔 뭔가 조금 멋쩍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자님들도 대체로 막연하게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셨을 것 같습니다.

(※본래 MBTI 검사는 판권을 지닌 회사에서 진행하는 정식 유료검사를 일컫습니다. 다만 현재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MBTI는 약식 무료 검사(‘16 Personality’)를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단 이하 본문에서 소개하는 MBTI의 개념은 넓게 이를 포함하는 것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다만 이하 MBTI에 대한 비판은 심리유형검사 가운데 특별히 MBTI라는 검사에 국한된 지적이라기보다는, 사람의 유형을 나누어 이를 단순화, 밈(meme)화하는 추세 등에 대한 넓은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근래 MBTI를 두고 눈에 띄는 풍경을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두가지 풍경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MBTI가 갖는 함의를 잘 드러내보여주고 있습니다.

#1. 최근 일부 알바 및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MBTI를 활용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일부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사]재미로 보는 ‘MBTI’로 알바·직원 뽑는 기업들

#2. 유튜브에서 MBTI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카페에서도 MBTI 관련 모임이나 해시태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때론 ‘과몰입’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개그우먼 강유미 채널에 올라오는 ‘유미의 MBTI들’ 시리즈는 높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예 메인을 MBTI로 잡은 유튜브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입니다(왼쪽) 자신의 MBTI를 소개하라는 문항을 자기소개서에 포함한 기업 유튜브 화면 갈무리, 경향신문 자료사진

어찌보면 이런 풍경은 ‘K국 절망편(feat.MBTI)’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는데요. 사실 MBTI가 생겨난 역사를 짚어보면 이런 일들은 꼭 우리나라가 엉망이라 벌어지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MBTI의 고향인 미국에선 이미 20세기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성격유형검사가 일터에서 노동자를 솎아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고, 그 부작용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있어왔기 때문이죠.

오늘 글에선 MBTI의 탄생사를 다룬 메르베 엠레의 <성격을 팝니다>와 HBO 다큐멘터리 <Persona>, 칼 융의 <심리유형> 등을 지팡이 삼아 MBTI에 대해 해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이 자기 소명을 다하도록 하소서

MBTI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MBTI의 창시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캐서린 쿡 브릭스(1875~1968)와 그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1897~1980)가 그 주인공인데요.

옥스퍼드대학 영문학 교수 메르베 엠레가 쓴 책 <성격을 팝니다>는 캐서린-이사벨 모녀의 삶과 MBTI가 탄생해 ‘산업’으로 정착한 과정을 사려깊게 탐구한 책입니다. 만약 이 책에 부제를 붙인다면 ‘MBTI의 탄생 역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MBTI의 탄생사 자체가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해온 19~20세기 노동 윤리(자신의 위치에서, 근면하게 맡은 바 자기 일-자기관리를 열심히 하세요. 그게 곧 덕입니다)와 단짝같은 관계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책을 크게 두 덩이로 나눠본다면, 엄마 캐서린의 삶과 딸인 이사벨의 삶으로 나눌 수 있을텐데요. 이중 캐서린은MBTI의 핵심 ‘소울’을 담당한, 실질적인 원작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서린은 어렸을 적 굉장히 머리가 뛰어나서 만 16세에 미시간 농업대학을 수석 졸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성이 대학원 등 전문 연구직으로 진출하는 일이 적었던 당대 분위기 상 그는 농업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해서, 불같은 학구열을 딸인 이사벨의 양육에 모조리 쏟아냅니다. 심지어 학교 교육이 완벽하지 못하다며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집에서 직접 이사벨을 가르치기까지 하는데요. 그의 교육관과 사상을 잘 드러내보여주는 대목을 짧게 옮겨봅니다.

“객관적이고 비인격적인 과학으로는 인간에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사람은 각자 맡은 바 소명을 수행해야 한다. 인간은 보잘 것 없는 미물로 세상에 왔으며 평생 자신의 경주를 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 “캐서린은 자녀의 기를 지나치게 살려주는 어머니들을 용인하지 않았다.” -메르베 엠레, <성격을 팝니다>(이하 동일)

캐서린은 이사벨을 직접 자신의 신념에 따라 키우면서 한 신문에 자신의 육아 노하우를 다은 칼럼을 연재해 초대박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캐서린 육아 노하우의 핵심은 냉정할 정도의‘엄격함’이었는데요.

최고의 훈육으로 아이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아이가 사회에서 맡은 바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곧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사벨이 어릴적 함께 찍은 캐서린-이사벨 모녀의 사진. 출처 Myers & Briggs Foundation

하지만 통상 자녀에게 집착한 부모가 자녀의 독립 후 ‘빈 둥지 증후군’을 겪듯, 이사벨이 성장해 결혼하자 캐서린은 무력감에 빠지는데요. 이 때 캐서린 앞에 구원자처럼 나타난 것이 바로 칼 융의 <심리유형>이었습니다. 캐서린은 이 책을 보고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 듯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사람에겐 어느정도 타고난 본성, 유형이 있다는 <심리유형>의 내용이 캐서린이 그간 육아를 통해 가져왔던 신념과 똑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캐서린은 그 이후 ‘융 광신도’를 자처하며 그의 <심리유형>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격유형론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합니다.

메르베 엠레는 “캐서린은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자신의 성격에 맞는 직업을 맡아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도록 격려함으로써 그 사람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MBTI를 주로 인터넷 짤방, 밈으로 소비하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런 말은 다소 거창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데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면 성격유형 분석에 골몰하는 캐서린의 모습에서 마치 험한 지역으로 전도에 나서려는 종교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성격 유형에 대한 캐서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을 아래 옮겨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외향적인 사람이나 내향적인 사람으로 태어나며 죽을때까지 외향적인 사람이나 내향적인 사람으로 남는다[...]식물학자가 아니어도 식물을 수집하고 무슨 식물인지 파악할 수 있듯이, 심리학자가 아니어도 유형을 조합해 자신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캐서린의 신념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각자 고유의 ‘달란트(재능)’를 갖고 태어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내향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천상 연구자형’ 인간인데, 그가 사교성이 필요한 웨이터를 한다면 이는 개인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며 신이 준 달란트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아까운 일이 되는 것이죠. 즉 사람들이 나름의 길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자기 깜냥에 맞지 않는 일을 추구하는 것 자체를 ‘비효율적’이고 허망한 것으로 본 겁니다. 이를테면 일개미가 베짱이를 꿈꾸는 것처럼말이죠.(일개미는 등짐을 지는 것이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 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캐서린은 사람들을 내향-외향 등의 분류로 묶어 이들에게 적절한 삶의 형태를 제시, 인도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캐서린이 열심히 성격유형 분류 연구에 몰두했던 이유입니다.

다만 이때까지만해도 캐서린은 이 ‘성격유형’을 현재 MBTI처럼 대중적인 질문식 성격검사로 만들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습니다. 단지 자신이 지녀왔던 신념의 조각을 융에게서 발견하고, 그것을 구현해내 사람들이 각자의 맡은바 신의 소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보조 도구로 만드는 것에 골몰했을 뿐이죠.

즉, 캐서린은 성격유형 분석을 통해 대중이 자기 유형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신의 소명을 받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뜨거운 사명을 갖고 있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노동자

캐서린이 MBTI의 ‘소울’을 만들었다면, 이를 컨베이어벨트에 올린 것은 딸인 이사벨이었습니다.

<성격을 팝니다>에 따르면 이사벨은 꽤나 사업가적 면모를 지닌 ‘여회장님’이었는데요. 그는 연구자 스타일인 엄마가 만들어놓은 성격유형론을 실제 대중적인 질문지 형식으로 만들고, 이를 노동 현장에 적용, 사업화했습니다. MBTI라는 이름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죠.

정말 달라보이는 두 모녀이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둘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어떻게든 사회생활을 지속하고 싶어했다는 겁니다. 이사벨은 인종차별적 추리소설(<Negro Blood>)을 쓰는 등 이류 작가 생활을 하기도 하고, 나중엔 헤이 앤드 어소시에이츠라는 성격검사 키트 만드는 회사에 취직합니다. 이사벨 역시 엄마처럼 성격유형론에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방향은 좀 달랐습니다. ‘신의 뜻’과 소명을 가장 강조했던 엄마와 달리 현실주의적인 이사벨은 입사지원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분류하는 도구, 노동자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장치에 관심이 있습니다.”

20세기 초 미국 사회에선 성격 검사가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이사벨이 말한 포부의 차원에서였는데요. 거대한 기계 장치 속 꼭 맞는 부품(노동자)을 가려내는 것이 테일러리즘을 신봉하던 당시 기업 경영자들의 큰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MBTI에 앞서 1935년 개발된 험-와이즈 기질평가척도는 1~5점 척도로 노동자 성격을 검사해 업무적합도를 판정하는 성격검사였고요. 냉전 시대엔 정치 전략적,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스파이나 정치인 등에 대한 성격 검사도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이런 성격검사가 인기를 끈 이유는 당대 사람들이 ‘인간 유형화를 통해 더 효율적이며 더 나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죠. 물론 이 생각엔 한가지 큼직한 전제가 필요했습니다. ‘인간을 선반 위의 몇가지 통조림처럼 유형화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모던타임스>(1936) 속 공장 노동자로 분장한 찰리채플린. MBTI가 만들어진 시대에 기업들은 이처럼 노동자들을 ‘적재적소’에 부품처럼 넣는 것에 관심이 컸고, 이에 기업용 성격검사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화면 갈무리

이사벨은 회사에 다니면서 ‘MBTI’ 질문지의 초기 모델을 만들고, 이후 그것이 미국 교육평가원장 눈에 띄어서 교육평가원에서 MBTI 개발 업무를 맡게됩니다. 이후 경영자 데이비스 블랙과 협업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전세계적인 MBTI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물론 그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교육평가원에서 이사벨은 MBTI가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연구원들에게 맹공격을 받습니다. 동업자 메리와의 협업, 연구 과정에서 MBTI 검사 자체가 내포한 성차별, 장애차별, 인종차별적 등 요소에 눈을 뜨기도 합니다.

메리는 흑인 실험 대상(플로리다 대학생)들에게서 ‘책임을 회피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패턴’을 발견했다[...]‘인종 문제’가 흑인들이 성인이 되어 우연히 겪는 게 아니라 어려서부터 늘 겪는 일이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그들이 내린 결론은 일부 소수민족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태도를 당연한 것으로 낙인찍는 행위임을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처럼 심리유형검사가 채용 과정과 연결 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 가능성은 HBO 다큐멘터리 <Persona>(2021)에서도 잘 드러나는데요. 이 다큐멘터리에선 2012년 Kroger 슈퍼마켓 직원 입사 절차 중 하나였던 성격 유형 검사에서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탈락해( ▶[WSJ]Are Workplace Personality Tests Fair? ) 훗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성 Kyle Behm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또한 전과자 등으로 이루어진 자조 모임에서는 어떻게 하면 기업의 심리 검사를 요리조리 잘 피해서 ‘기업이 원하는 명랑한 로봇’같은 인간상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사회 재적응 차원에서 ‘성격검사 통과하기’ 수업을 듣고 있는 사람들.(왼쪽) 입사 성격검사 결과 양극성 성격장애 의심 진단을 받고 일자리를 얻는 데 실패한 Kyle Behm. 다큐멘터리 화면 갈무리, WSJ

미국 작가 윌리엄 화이트는 일찍이 <조직 인간Organisation Man>(1956)이란 책에서 ‘성격 검사를 속이는 방법’이란 유명한 부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와이트는 이 책에서 “성격검사가 ‘당신 자신을 위한 것’임을 내세울수록...사실은 조직 문화 속에 개인을 ‘완전하게 통합시키려는’ 목적을 교묘하게 은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성격 검사가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고, 결국 충성도-충성 가능성 검사라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기업들은 명백하게 “체제 순응적이고 상상력이 부족한 이들”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AI를 통한 비대면 면접이 성행하면서 이런 ‘꾸며내기’마저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효율화’되는 취업면접 속에선 장애나 기타 이유로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말아야한다는 장애인법(American With Disabilities Act)은 휴지조각에 불과합니다.

이상 MBTI의 탄생 과정을 훑어보면서 제 마음에 가장 크게 남은 메시지는 아래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MBTI를 탄생시킨 것은 변두리의 작은 우연이지만, 이를 산업화-사회 문제화한 건 명백히 당시 시대 환경이었다.

둘째, 캐서린 모녀는 결코 이런 부작용들을 의도하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선량한 의도’에서 이 작업들을 했다.

이 중 둘째 항목은 결코 MBTI를 ‘옹호’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취지가 선량해도 결과가 나쁘다면 결코 정당화될 수 없죠. 대신 제 마음엔 물음표가 남았습니다. “왜 이들의 ‘선량한 의도’는 왜곡될 수밖에 없었을까?” 아니, 그보다 어쩌면 그 선량함 자체가 왜곡된 것은 아닐까?

“이자벨은 비관용 문제에 있어 또다른 히틀러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생전 굉장히 우려했지요. 제 생각에 그녀의 주된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의 독특함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른 타인을 마찬가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녀가 이것이 채용에있어서 차별의 도구로 사용되길 원치 않았을 거예요”-HBO 다큐멘터리 <Persona> , 이사벨의 손녀 Kathleen Hughes 인터뷰 중 발췌

■배스킨라빈스16: 성격유형이 간과하는 것

MBTI를 비롯한 성격유형 검사들이 ‘왜곡’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강물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보는 것을 통해 우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칼 융이 <심리유형>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이며, 그게 캐서린-이사벨 등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며 오늘날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통해서요.

오늘날 MBTI 유행의 핵심은 사람을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처럼 16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겁니다. 그 뭉툭한 캐릭터화에서 쓸모와 재미가 나오는 구조죠.

하지만 융은 사람을 ‘배스킨라빈스16’처럼 똑 떨어지게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핵심부터 말하자면, 융은 사람에겐 대체로 성향이 있긴 하지만 때로 반대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진정한 ‘자기실현’을 위해선 자신의 그림자와의 관계를 끊임없이 협상, 조정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캐서린이 영향을 받은 융의 초기 저작 <심리유형>에서 융은 사람에게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말하긴 하지만 이는 자기실현을 위한 이해의 바탕에 가까운 것이었지요.

일본의 융 심리학 일인자로 불리는 가와이 하야오는 책 <카를 융 인간의 이해>에서 융의 ‘자기’ 개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서술합니다.

융은 의식을 넘어선 활동의 중심으로 ‘자기’라는 개념을 생각했다. 자아가 의식의 중심인데 반해서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한 마음 전체의 중심이며, 그 외에 인간 마음에 존재하는 대립적인 요소, 즉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사고와 감정’ 등을 통합하는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이중인격, 몽유병 등의 이상 행동은) 이상한 행동을 해서라도 자신의 인격 안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어서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는 겉보기에 병적으로 보이거나 이상하게 여겨지는 행동 중에서 높은 차원의 통합성을 지향하는 마음의 활동을 찾을 수 있으며, 이로써 심리치료를 하는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한 고등학생이 자기 마음 안에 가라앉아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아 안에 통합해가는 과정에 함께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가와이 하야오, <카를 융 인간의 이해>

즉, 겉보기에 ‘저 사람은 딸기맛처럼 보이는데’라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나는 초코맛이야’라고 말해도 실상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성격을 팝니다>에서 이사벨은 MBTI 현장 실험 과정에서 ‘에난치오드로미아(Enantiodromia·대극의 반전)’라는 문제에 부딪칩니다. 이는 융에 따르면 ‘한 힘의 과잉이 필연적으로 물리적 균형과 마찬가지로 반대편의 힘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말하는데요. 이 현상은 첫날엔 NT형이 나온 사람이 다음날엔 SF형이 나오거나, 생애 시기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사소한 오류’들을 낳습니다. 이런 반전에 대해 이사벨과 동료는 “불확실함과 자기혐오의 틀에 갇혀 이 사회에서 비효율적이고 연약하고 여성적이라고 폄하당하는 감각이나 감정 기능을 억누르고 지냈던 응시자가 설문지 내용에 자극을 받아 그 틀을 깨고 더 나은 자아를 형성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형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소한’ 오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드러났고, 대체로 그 구멍들을 막는 것이 심리유형 검사의 현대화-과학화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성격 유형을 극도로 단순화한 짤(왼쪽) 우생학자인 Francis Galton이 관심을 보였던 합성 가족사진Composite portrait 융은 <심리유형>에서 이에 대해 “가족의 특징들이 과도하게 강조되는 한편 개인의 특징이 부당하게 간과되고 있다”며 유형화보다는 개인의 특징을 섬세하게 살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가와이 하야오의 해석에 따르면 융의 사상에서 성격유형론은 단지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어떤 사람의 겉모습보다도 그 아래에 깔린 그림자, 무의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굉장히 쾌활해보일지라도 오히려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과도하게 꾸며내고 있을 수도 있으며, 어떤 사람이 분석적이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또다른 트라우마에서 발생되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외향적인 사람의 경우에도 그 반대 성향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적절히 자기 안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부분을 모두 무시하고 단지“나는 원래부터 초코맛이야! 나는 원래 이런 맛이니까 날 이해하고 내게 맞춰!”라고 말해버린다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억누를 뿐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도 좁아져버리고 말겠죠. 현재 흔히 우려되고 있는 ‘MBTI 과몰입’은 대체로 이런 맥락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편 융의 <심리유형>에서 또 하나, 특히 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외향형-내향형’ 구분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외향형은 사교적인, 능동적인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내향형하면 소극적인, 수동적인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는데요. <심리유형>을 실제로 찬찬히 읽다보면 융의 숨겨진 찐목적이 사실은 외향형-내향형에 대한 오해를 벗기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외향-내향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융은 ‘내향형’과 ‘외향형’을 가르는 핵심 차이를 외부에 대한 관심 및 자신의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외부의 자극을 우선시 하는지 내부의 주관을 우선시하는지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향-내향과 관련해 이 책에 등장하는 핵심 대목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내향적 관점은 자아와 주관적 심리 작용을 대상과 객관적 심리작용보다 더 우위에 놓으며 어떠한 경우든 대상에 맞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이와 반대로 외향적 관점은 주체를 대상에 종속시킨다[...]내향적 관점은 모든 것을 자신의 상황을 바탕으로 보고, 외향적 관점은 모든 것을 객관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본다.”
“외향적 유형은 대상으로부터 자신에게로 오는 것에 지속적으로 끌리는 반면, 내향적 유형은 주로 감각 인상이 주체의 내면에 일으키는 것에 의존한다[...]오토 바이닝거처럼 내향적 성격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주관적이라고 설명하는 관점은 원칙적으로 그 성격을 오도하고 또 얕보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칼 융, <칼융의 심리유형>

즉, 융에 따르면 내향형과 외향형은 단지 사교성/비사교성의 차이가 아니라, 사고 과정에서의 주체와 대상의 관계 차이가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서술을 통해 융은 두 유형 중 한 가지가 우등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조합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는 것에 대해 사려깊게 해설하고 있죠.

이런 부분만 보아도 융이 <심리유형>에서 가장 큰 목표로 삼았던 것이 결코 컨베이어벨트 위의 상품을 골라내듯 사람을 골라내는 게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하나의 심리만 존재한다거나 단 하나의 근본적인 심리적 원리만 있을 뿐이라는 식의 단정은 무자비한 횡포이고 동시에 보통 사람의 사이비 과학적 편향이다[...]설령 일반화가 과학적인 정신에 의해 이뤄진다 하더라도, 과학도 결코 삶의 총체가 아니며 실제로 보면 많은 심리적 태도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학이란 것도 인간 사고의 많은 형태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칼 융 <칼융의 심리유형>

■맺음말

메르베 엠레의 <성격을 팝니다> 책 서문엔 이런 구절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구절이 제가 이 책을 중심으로 놓고 MBTI라는 실타래를 이리저리 굴려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나 역시 MBTI언어로 사유하고 그 용어를 구사할 때가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MBTI를 불신하는 사람, 굳게 믿는 사람,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에 따라 사람을 분류할 수 없다고, 아니 그렇게 분류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그간 MBTI의 ‘아마추어리즘’ ‘비과학성’에 대해 비판하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이야기들을 볼 때, 과도한 유형화를 볼 때와 마찬가지의 찜찜함을 느꼈습니다.

레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약 한달간 MBTI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글들을 보고 관련 유튜브 댓글 등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은 MBTI에서 어느정도 효용과 재미를 얻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MBTI 덕분에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효용들을 완전히 ‘멍청이같은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고 싶진 않았고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량 상 본문에 다루진 못했지만 <성격을 팝니다>와 <페르소나>에서도 이처럼 ‘재미’ 문화를 완전히 ‘헛소리’ 취급하진 않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페르소나>에선 유명 MBTI 인플루언서의 입을 빌어 MBTI가 일견 스스로에 대한 치유 성격을 가진다는 인터뷰가 등장하고요.(“MBTI는 실제로 바깥 세상에 당신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고, 당신이 결코 또라이, 외톨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죠.”) <성격을 팝니다>의 마지막 부분에서 엠레는 이렇게 말합니다.

“MBTI는 장난에 불과한가? 사기인가? 주요 신문, 잡지에서는 1년에 두어번정도는 MBTI에 대한 혹독한 비평을 쏟아낸다[...]이런 비판 기사를 쓰는 이들의 주장은 대동소이하다. 그들은 MBTI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다[...]하지만 이들은 MBTI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까닭에 성격 유형을 알게 된 이들이 경험하는 놀라움에 관해서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MBTI가 어린 세대에게 재미난 놀이가 된 건, 자기과시적 SNS 트렌드에서 효율적이고 인상적으로 자신을 쉽게 연기하고 타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놀이도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날엔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데도 돈이 많이 듭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한시간에 수십만원에 이르는 상담치료비용을 꾸준히 낼 수 없습니다. 인터넷 무료 검사는 빠르고 값싸게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자신만의 개성적이고 굉장한 서사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수많은 밈과 대중매체들을 통해 자신이 이입할 영웅의 다이내믹한 서사를 쉽게 골라낼 수 있습니다.(‘내 MBTI에 따르면 <해리포터>에서는 론 위즐리이고, 유명인 중에는...’)

가벼운 관계 간 의사소통의 차원에서도 MBTI는 제법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과 커피를 두고 마주앉아 “저는 사실 괴테를 좋아하고요...휴일에는 등산하는 걸 좋아하고...좋아하는 간식은 천안명물 호두과자고요...좋아하는 가수는...”을 주절대는 것보다는 “난 ENFJ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제일 빠르겠죠.(‘아하! 동물을 좋아하는 핵인싸시겠네요’) <페르소나>의 감독은 과거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데이팅앱 프로필에서 수많은 MBTI를 발견한 것이 MBTI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오늘날의 인터넷 상 소통 방식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MBTI, 16 personality를 기반으로 한 데이팅 앱 Ur my type(왼쪽)과 So Syncd(오른쪽) So syncd의 공동 창립자 Jessica는 오랜 파트너와 헤어지고 나서 무엇이 잘못인지 고민하던 중 성격유형 기반 데이팅앱을 떠올리게 됐다고 합니다.

최근 지아 톨렌티노의 에세이집 <트릭미러>에서 저자가 어린 시절 리얼리티극에 출연했던 경험을 담은 내용의 글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미국 선남선녀 고등학생들이 나와 함께 어울리고 호감을 갖는 ‘일상’을 보여주는 방식의 전형적인 하이틴 리얼리티쇼였는데요. 여기서 톨렌티노는 스스로 ‘치어리더 출신의 꼬장꼬장한 알파걸’ 역할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습니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였죠. 카메라 앞에서 게이 남학생은 ‘퀸카’와 키스를 해야했고, 모두가 자기에게 부여된 역할을 ‘연기’하는 ‘리얼리티’를 선보여야만 했습니다. 훗날 톨렌티노는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방송을 볼 수가 없었다고 했는데요. 왜냐면 그 ‘유형’은 일견 그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그 유형에 맞춰서 연기하는 순간 내가 아니게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MBTI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재미로 나는 어떤 사람이구나!라고 알고, 수다를 떠는 정도라면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에 빠져들어 나의 발전 가능성을 닫는다면, 그리고 사회가 특정 성격 유형을 선호하고 거기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면, 그렇지 않을 경우 취업 기회조차 ‘효율적으로’ 잃게 된다면 그 놀이는 재앙이 되고 말겠죠.

마지막으로 사족이지만 <성격을 팝니다>를 쓴 메르베 엠레의 MBTI는 ENTJ고, 이사벨은 INFP이며 MBTI를 본격적으로 사업화 한 블랙은 INTJ라고 합니다.(<성격을 팝니다> 책에 이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세 유형 중 하나인데, 그럭저럭 맞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소박한 세월을 되짚어볼 때, 대체로 내 깜냥에 맞지 않는 불편하고 엉뚱한 짓을 했을 때 더 재미난 경험을 얻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융은 자신을 제1호와 동일시하고 그와 함께 계속 삶의 길을 내딛기로 결심했지만, 그는 생의 이 시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제2호, 무의식을 잊어버리거나 부인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나는 항상 안에서 내게 다가오고자 하는 것에 대해 되어가는대로 내버려두고자 시도했다.” 제2호를 부인했다면 자가파괴가 되었을 것이고, 보다 높은 지능이 꿈속에서 작동함을 예감하고 꿈의 유래를 설명할 가능성을 융에게서 빼앗았을 것이다.”-마리-루이테 폰 프란츠, <C.G.융 우리시대 그의 신화>

※경향신문의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2월 9일자에 게재된 글입니다. 뉴스레터에는 해당 주제에 대해 추가로 읽을만한 책과 글 소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편의 글로 하나의 깊은 영감을 드리는 <인스피아>를 구독해 주세요. 혹시 링크가 연결되지 않으면 괄호 안의 주소(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07426)로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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