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pick] 분노한 김동성, "中 편파 판정 예상했다..오노 때와 같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 사진｜뉴시스

[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쇼트트랙 전설' 김동성도 중국 편파 판정에 분노했다.

김동성은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부터 아내에게 '비디오 분석 아무 의미 없다', '바람만 스쳐도 (중국이)실격 줄 거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체대)가 각 조 1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황대헌은 중국 선수 2명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게 실격 이유였다. 이준서도 헝가리의 샤오린과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해 실격당했다.

두 선수가 실격되면서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웅, 우다징까지 3명의 선수가 대거 결승에 나섰고 금, 은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에서도 1위로 들어온 헝가리의 샤오린이 실격되고 2위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김동성은 경기에 대해 "국민 한 사람으로서 욕 나오고 열 받는다"라며 "실격될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 황대헌, 이준서 선수를 실격시키는 것에 화가 났다. 과연 '선수들을 위한 올림픽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냥 외국 손님 초대해 놓고 들러리 세워 놓은 것 같다. 4년을 준비한 선수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거라면 아예 개최를 안 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선수단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은 제소하면 바뀔 거라 기대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아마도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제소하는 이유는 남은 경기에 피해 보지 않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심판진에게 '함부로 하지 마'라고 경고를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있는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라 안)에 대해서는 "사람이 추구하는 게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어떤 사람은 돈을 추구한다"며 "제가 운동하던 90년대는 국가를 위해 뛰었고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지만, 요즘은 세대가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제가 뭐라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오노가 밉나'라는 질문에는 "2002년에는 꼴도 보기 싫었는데, 12년 뒤 소치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 만났다. 소치에 스타벅스가 없는데 미국 방송국 쪽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버스까지 미디어 센터에 있는 제게 가져다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실격은 그 친구가 준 게 아니라 심판이 준 것이다. 근데 20년이 지났는데도 똑같이 편파 판정이 나온다"고 안타까워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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