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최민정 콤비, 쇼트트랙 혼성계주 금빛 질주한다

김효경.안희수 2022. 2. 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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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22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표팀은 5일 쇼트트랙 첫 메달 레이스인 혼성계주에서 메달을 노린다. 2000m를 남녀 선수 4명이 질주하는 혼성계주에는 최민정, 황대헌 선수 등이 출전할 예정이다. [뉴시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17일간의 메달 레이스에 돌입했다. 우리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은 5일 오후 8시에 시작하는 쇼트트랙 혼성계주(2000m)에서 들려올 전망이다. 올림픽 내 성평등 구현을 위해 이번 대회에 첫선을 보이는 신규 종목이다.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이 팀을 이뤄 1인당 두 바퀴(500m)씩 돈다. 개인 기량 못지않게 팀워크가 중요하다. 쇼트트랙 남녀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과 최민정(24·성남시청)이 함께 나서는 만큼, 금빛 낭보를 기대할 만하다. 출전 선수들의 의욕도 남다르다. 최민정은 “새로 생기기도 했고, 이번 대회 쇼트트랙 세부 종목 중 처음 열리기도 해 기대감과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우세를 전망한다. AP통신은 “개최국 중국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며, 러시아와 네덜란드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갈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의 스포츠 데이터 전문업체 그레이스노트도 한국이 메달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거로 봤다. 올림픽 직전에 진행한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한국이 혼성계주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는 게 분석의 근거다. 한국이 4차례 월드컵에서 메달권에 진입한 건 동메달을 목에 건 1차 대회 뿐이다.

쇼트트랙 선수단의 선전 여부는 전체 올림픽 성적과 연결되는 중요 변수다. 쇼트트랙은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밭 역할을 해왔다. 역대 31개의 금메달 중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여름올림픽까지포함해 살펴봐도 양궁(금메달 25개)에 이어 통산 2위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 1~2개와 종합 15위권 진입이 목표다.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기분 좋게 출발한다면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월드컵 대회에 부상으로 빠졌던 에이스 최민정·황대헌이 이번에는 베스트 컨디션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빙상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졌지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중국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대회 직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스케이트를 쓰는 빙상 경기 관건은 역시 빙질 적응이다. 가장 오랫동안 경기를 치르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달 31일부터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수도 체육관에선 지난해 10월 1차 월드컵이 열렸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출전했다. 대표팀 맏형 곽윤기(고양시청)는 “쫀쫀한 느낌”이라고 빙질을 평했다. 얼음과 스케이트가 잘 달라붙어 빠른 속도가 난다는 의미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넘어졌는데 빙질이 나빠서가 아니라 너무 빠른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서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홈 이점이 있는 중국 선수들도 연습 때 넘어지는 모습이 나왔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하지만 대회 당일엔 또다른 얼음이 될 수 있다. 정빙에 따라 조금씩 빙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김아랑(고양시청)도 “어느 링크장을 가도 첫 번째 탔을 때보다 두 번째가 좋고, 대회가 다가올수록 점점 좋아진다”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이곳에 익숙한 중국 선수들은 전력 노출을 꺼린 탓인지 훈련량을 최소화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국립 스케이트장은 새롭게 만들어졌다. 한국 대표팀은 김민석(성남시청), 김준호(강원도청), 박성현(한국체대)이 가장 먼저 베이징으로 이동했다. 내부 시설도, 얼음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강릉 경기장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평창 대회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 출신 아이스메이커들이 얼음을 정빙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김민석은 “빙질이 마음에 든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김준호도 “베이징 빙질이 지난해와 딴판”이라며 좋은 결과를 기대했다.

트랙 적응도가 제일 중요한 썰매 종목 선수들은 이미 경기를 시작한 것과 다름없는 분위기다. 평창 올림픽 남자 4인승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인 원윤종(강원도청)은 지난 2일과 3일 두 차례 주행 연습을 했다. 400회 가까이 타며 연습한 평창 코스와 달리 옌칭 슬라이딩 센터는 40회 정도 달린 게 전부다. 3일 연습을 마친 원윤종은 “직각으로 꺾이는 13번 코너와 코스가 넓다가 좁아지는 후반 구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열리는 남자 루지 1인승 경기에 나서는 임남규(경기도루지연맹)도 “남자 루지의 경우 13번도 어렵지만, 가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쪽 커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한국 대표단은 전체 91개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수인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 김아랑의 뒤를 따라 손을 흔들며 행진했다. 세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두 선수는 태극기를 함께 잡고 발을 맞춰 깡충깡충 뛰며 익살스러운 모습도 연출했다. 11명의 선수들은 단복인 태백산맥의 형상이 들어간 패딩 점퍼를 입고 경기장에 들어왔다. 한국은 선수 2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장자커우·옌칭 선수촌에 머무는 선수들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11명으로 줄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총 65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베이징·옌칭=김효경·안희수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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