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이자율 20% 육박.. 2금융권 두드린 대출자들 '빚폭탄' 우려

강한빛 기자 입력 2022. 2. 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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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금리의 역습⑤] 급전창구 '연체율 폭탄' 될까

[편집자주]2020년 상반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심(?)으로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세상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돈 빌려 투자할 것”을 종용했다.낮은 금리 덕에 수억원을 빌려도 한 달에 내야 할 이자는 ‘껌값’으로 치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시기가 이토록 짧을 줄은. 넘쳐나는 시중의 유동성은 ‘기업투자→소비진작’ 등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지 않고 물가를 치솟게 했고 결국 인플레이션이란 우려로 종결되면서 정부는 시중 유동성 조절에 나섰다. 한국에선 이미 반 년 전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1년 전 2%대였던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4%대로 뛰었고 올 연말이 되면 7%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대감을 한껏 높이며 행복한 투자를 유도했던 금리가 대출자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주담대 ‘7% 시대’, 목졸리는 영끌족… 전세대출자도 ‘지옥행’

② 전세대출 한 달 이자 164만원… 월세는 103만원

③ 대출이자 4%p 뛸 때 예금금리는 고작 0.4%p 올랐다

④ 기준금리 1.25%로 같은데 예대마진은 0.7%p 더 벌어졌다

⑤ 카드론 이자율 20% 육박… 2금융권 두드린 대출자들 '빚폭탄' 우려

⑥ “그깟 대출이자, 우린 빚내서 ‘공모주’ 청약한다”


#. 경기 양평에 사는 최은순씨(43·가명)는 새해 벽두부터 고민이 생겼다. 지난해 급하게 쓸 돈이 생겨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이용했는데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최씨가 카드론으로 빌린 돈은 총 1800만원(금리 연 13%, 만기 2년, 원금균등상환)으로 연간 대출 이자는 243만원.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론 금리가 법정최고금리 수준인 20%까지 오를 경우 연간 대출이자는 375만원으로 132만원 늘어난다. 강화된 대출규제로 돈 빌리기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막상 빌리더라도 이자가 더 비싸지는 ‘이중고’에 최씨는 막막해졌다.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대출이자 상승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 카드·저축은행 등의 문을 두드린 대출자(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은 시중은행보다 ‘취약차주’가 많고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아 상환 여력이 부족한 이들의 ‘빚 폭탄’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자 부담 전방위 압박… 카드론 금리, 20% 육박


기준금리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대출자들의 ‘급전창구’로 여겨졌던 2금융권이다. 시중은행보다 돈 빌리기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낮은 문턱이 오히려 대출자들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둔갑하고 있다.


무엇보다 카드론 금리가 심상치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지난해 12월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 기준)는 14.94%로 같은 해 1월(9.61%)에 비해 5.33%포인트 급등했다. 현대카드 역시 같은 기간 12.25%에서 14.21%로 1.96%포인트 상승했다. 올 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분까지 감안하면 카드론 이자율은 더 오를 공산이 크다. 이미 최고 이자율을 법정 금리 한도(20%)까지 받는 카드사도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9~10등급 대출자들에게 각각 19.55%, 19.36%의 카드론 이자율을 적용한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카드론 대출 대상자 범위를 축소했다. 즉 위험도가 높은 등급을 미리 배제하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 1월엔 7~8등급까지도 카드론 대출을 해줬으나 12월에는 5~6등급까지만 취급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오르고 있어 카드론 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시중은행, 저축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추세인데다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감소 등으로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출 마진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도 기준금리 인상 영향권에 들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기준 상위 5개사(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는 14.75~18.91%로 집계됐다. 전월(15.28~16.69%)과 비교해 하단은 0.53%포인트 낮아졌지만 상단은 한 달 만에 2.22%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푸본현대 등 생보사 5곳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분활상환방식·아파트) 평균 금리는 4.13%로 전월(3.94%)대비 0.19%포인트 올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빚이 빚을 부른다… 부실폭탄 ‘째깍째깍’


문제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2금융권 대출자(차주)들의 경우 신용점수가 낮고 위험 노출 정도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신용카드사 카드론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카드론 연체율은 ▲신한카드 1.9% ▲삼성카드 1.7% ▲KB국민카드 1.4% ▲현대카드 1.7% ▲롯데카드 1.8% 등으로 양호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 카드사의 연체율이 기준금리 추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이다. 2020년 3월 기준금리 ‘빅컷’(1.25→0.75%) 이후 같은 해 5월(0.5%)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며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시작되자 카드론 연체율은 2%대에서 모두 1%대로 낮아졌다.


올 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23개월 만에 ‘빅컷’ 이전 수준으로 돌려 놓은 만큼 연체율 역시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빚으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업권 대출자 중 20~30대 연령 비중이 전체의 41%로 은행업권(32%)보다 높았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자 10명 중 6명 이상은 다중채무자로 2018년 60%였던 비중이 2021년 상반기 66%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차주들의 상환부담을 우려하며 대출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과 부실 대응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다정 한국신용정보원 조사역은 “대출자 특성을 감안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다양한 위험 그룹으로 구성되고 신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 비중이 큰 2금융권의 특성을 반영해 개별 대출자의 신용 위험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정교한 신용 평가 기준과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소라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른바 ‘영끌’(영혼을 끌어 모아 투자) 대출자나 갚을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돈을 빌린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난 만큼 상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가계 수입 중 소비와 저축 등으로 소비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만큼 이자부담으로 인해 향후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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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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