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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의 세 가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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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의 세 가지 특성

2022.01.27 06:00
형태 바뀌며 높은 전파력·낮은 치명률…전문가들 "데이터 더 필요해"
29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대전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설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검출해 내는 진단키트를 확보해 시약을 확인하고 있다. 2021.12.29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9일 대전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설 관계자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검출해 내는 진단키트를 확보해 시약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는 2021년 대유행을 이끈 델타 변이와 비교해 전파력은 높고, 치명률은 낮은 것로 귀결되고 있다. 단,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와의 상대적 비교에서 낮은 것일 뿐, 다른 질병과 비교해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점을 입 모아 강조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확정사례를 중심으로 비교해본 결과,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6%로 델타 변이의 5분의 1 정도로 분석됐다”라며 첫 국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치명률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를 뜻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는 델타 변이보다는 낮지만 인플루엔자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은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확산해 고위험군 확진자가 증가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이틀이 지난 2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441명이나 증가해 역대 최다인 1만3012명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32명 발생한 것에 그쳤으나, 보건당국은 확진자 규모 급증에 따라 위중증 환자수와 사망자수가 2~3주 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 한국보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확산한 국가에서도 이 같은 유행 초기 양상이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오미크론의 특성을 밝히기 위한 초기 연구도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팬데믹 이후 최다인 13,012명이 신규 확진자로 발표된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에서 직원들이 전광판에 표시된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오미크론 확산으로 팬데믹 이후 최다인 1만3012명이 신규 확진자로 발표된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에서 직원들이 전광판에 표시된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구조·복제방식 달라진 바이러스에 높아진 전파력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높은 건 확실시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주요 보건기관에서는 전파력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히면서도 명확히 몇 배라고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서는 공통적으로 수배 높다고 밝히고 있다. 일례로 덴마크 코펜하겐대, 국립혈청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12월 덴마크 가정에서 오미크론의 전파 상황을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와 비교해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전파력이 2~4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를 통해 공개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높은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하나는 많은 돌연변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교해 36개의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돌연변이가 16개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부위인 동시에 백신과 치료제가 표적으로 삼는 대상으로, 확산과 예방의 핵심 요소다. 돌연변이가 많으면 항체가 인식을 충분히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 면역 체계나 백신,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또 하나 원인은 이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다른 복제 방식이다. 홍콩대 의과대는 지난달 15일 오미크론 변이는 폐가 아닌 코와 목 등 상기도에서 복제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상기도에서 복제될 경우 폐에서 복제되는 것보다 더 잘 빠져나와 더 쉽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무증상·경증 늘었지만 치명률 판단에는 더 많은 데이터 필요해


지난해 12월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확산한 국가의 통계상 중증 전환율과 사망률이 대체적 낮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세계 주요 보건기관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CDC는 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6일 “오미크론 변이가 증상이 경미하다는 표현을 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확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CDC의 지원으로 이뤄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카이저퍼머넌트 보건연구센터 등 공동연구팀의 분석 결과에서는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이 91% 낮다고 밝혀졌다. 연구팀은 약 7만 명의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델타 변이와 비교해 중증 전환율은 100분의 26, 치명률은 100분의 9 수준이라고 메드아카이브(medRxiv) 이달 11일자에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의 입원 기간도 델타 변이보다 약 3분의 2 수준으로 짧았다.

 

국내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해 12월 4~17일 발생한 오미크론 감염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인 19명은 증상이 없었으며 나머지 21명은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다고 ‘대한의학회지’ 이달 11일자에 발표했다. 6명의 환자에게서 폐침윤이 관찰됐으나 산소 치료 등이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일본에서는 오키나와현 후생노동성 전문가위원회이 현 내 오미크론 감염자 675명을 조사한 결과 92.3%가 무증상이거나 경증이었으며, 7.7%가 중등증이었고, 인공호흡기 등을 장착해야 하는 중증환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르웨이 공공보건연구소와 오슬로대병원이 11월 26일 파티참석자 110명 중 81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집단발병 사례를 통해 증상을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와 비교해 미각과 후각 상실이 덜 발생하는 대신 인후통은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는 백신 3차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이날부터 열흘간 동 주민센터에서 방문접종팀을 운영한다. 백신 접종 대상자는 18세 이상으로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난 주민이다. 2021.12.20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백신 3차접종 시 분명 효과 있어...25일 오미크론용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돌입
11월말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할 때부터 백신과 치료제 효과 감소가 우려됐다. 실제 연구결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의 중증화율이 기존보다 감소한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미국 컬러비아대 의대 연구팀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오미크론에 대한 예방 효과가 상당히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난달 23일자에 발표했다. 또 같은 날 ‘네이처’에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항체치료제 9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9종 중 5종은 항체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1종은 3배, 2종은 20배 활성이 감소했다.

 

다만 백신 추가접종 시 오미크론 예방 효과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인 국제학술지 ‘셀’ 21일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델타 변이와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백신을 세 번 접종한 사람들이 두 번 접종했거나 또는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양도 많고, 오래 지속됐다. 

 

질병청도 20일 추가접종시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최대 29배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팀은 백신을 통한 T세포 면역 반응 증진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세포와분자면역’ 18일자에 발표했다. 중화항체의 주요 역할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라면, T세포는 중증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특정 바이러스를 식별하는 T세포 항원결정기가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85~90% 유지된다고 밝혔다.

 

다만 3회 접종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4차접종을 가장 빠르게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4차접종이 고령층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외 연령층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초기 연구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백신 개발도 요구된다. 화이자는 25일 18~55세 성인 1420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오미크론 백신을 3월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모더나는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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