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알바생 구인난
경기 시흥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62)씨는 작년 11월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생을 뽑느라 한 달 동안 애를 먹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가게 문에 안내문을 써 붙였지만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르바이트생을 겨우 하나 구했는데, 이 학생은 수시로 몸이 아프다거나 여행을 가게 됐다며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다른 사람 뽑고 싶어도 요즘 주말 근무자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 차마 그 학생을 내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청년들의 주요 아르바이트(알바) 장소였던 편의점과 카페, 호프집 등이 최근 주말 구인난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청년들 사이에서 ‘알바를 하더라도 주말은 쉰다’는 인식이 커진 탓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작년 7월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몬이 청년 19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평일 알바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는데, 응답자 중 66%가 그 이유로 ‘주말 시간을 자유롭게 누리고 싶어서’라고 했다. 대학생 서모(25)씨는 “작년부터 주말 알바를 그만두고 평일에 4시간씩 학원 카운터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며 “열심히 일해서 생활비가 넉넉하면 좋겠지만 주말까지 희생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학 강의가 계속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등교 자체를 하지 않게 되니, 대학생들이 평일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탓도 있다고 한다. 인천에 사는 대학생 이모(21)씨가 그런 사례다. 그는 인천의 한 카페에서 수, 목, 금 3일간 오후 2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일한다. 이씨는 “내가 듣는 수업은 지난 1년간 계속 비대면이라 알바를 평일에 하는 게 충분히 가능했다”며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주말에도 푹 쉴 수 있는데 코로나가 풀리면 엄두도 못 낼 일”이라고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주말 시급을 올리는 자영업자도 많다. 지난 16일 기준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에 올라온 편의점과 호프집,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 공고를 살펴보면, 주말 알바 공고 50여 개 중 10개가 최저 시급 9160원보다 높은 9200~9500원에 알바생을 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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