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2021' 공식 포스터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학교 2021'이 입소문 한번 타보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했다. 1999년 시작, 20년을 훌쩍 넘긴 '학교' 브랜드도 손상을 입었다.

13일 16회로 끝난 KBS2 수목드라마 '학교 2021'(극본 조아라 동희선, 연출 김민태 홍은미)은 입시 경쟁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아이들, 모호한 경계에 놓인 열여덟 청춘의 꿈과 우정, 설렘의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당초 '학교 2020'으로 방영될 예정이었던 '학교 2021'은 온갖 잡음으로 약 1년간 표류하다 간신히 빛을 봤다. 주연 안서현과 김영대의 연이은 하차, 에스알픽쳐스와 현 제작사 킹스랜드와 래몽래인의 법정 공방, 김요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방영 연기까지, 부정적인 이슈에 여러 차례 휘말리며 의도치 않게 주목을 받은 것.

그러나 난산 끝에 세상에 나온 '학교 2021'의 성적은 그간 고생이 무색할 정도로 아쉬웠다. 2.8%(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시작한 '학교 2021'은 전혀 반등을 꾀하지 못하며 1~2%대에서 고전하다가 1.6%로 마무리됐다.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던 제작진의 포부와 달리,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던 '학교' 시리즈의 명성에 단단히 누를 끼친 셈이다.

화제성 역시 미미했다. '학교 2021'은 아이돌로 활동 중인 김요한의 첫 지상파 주연작으로 이목을 모을 법했으나, 그 관심은 방영 내내 김요한의 팬덤 안에서 그친 분위기였다. 여기에 "어떤 신이든 표정이 똑같다" 등 김요한의 연기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우 김요한의 흥행 파워는 물론, 주연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 김요한. ⓒ스포티비뉴스DB

극을 이끈 당사자는 '학교 2021'의 성적표가 아쉬운 정도지만, 정작 '학교' IP를 보유하고 있는 방송사 KBS의 입장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시작된 '학교' 시리즈는 '학교 2013' 이후 꾸준히 하락세였으나, 그럼에도 1%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학교 2021'이 처음이다. KBS의 자부심이자 전통인 '학교' 시리즈 존폐마저 우려되는 이유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14일 스포티비뉴스에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에서 줄곧 1%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이미테이션'과 '학교 2021'이 전부다. 하지만 두 작품의 출발선은 엄연히 다르다. '이미테이션'은 금요극이었으며 황금시간대에 편성되지도 않았다. 이에 반해 '학교 2021'은 '학교' 시리즈의 후광을 등에 업고 프라임타임에 방영됐다. 그럼에도 두 작품의 성과는 거의 격차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시리즈의 브랜드 가치를 지나치게 믿은 결과라고 본다. KBS 역시 여러모로 유리했던 '학교 2021'의 실패를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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