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9% 하락해 3만6113.6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42% 내린 4659.0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51% 하락한 1만4806.81에 마감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전년보다 9.7%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김 빠지는 테크주’, ‘사라진 비둘기파’, ‘메타버스는 어디로?’를 꼽았습니다.
리샤 샬렛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지수 표면 아래에 있는 흐름을 본다면, 현재 85~90%의 종목이 52주 최고점을 기준으로 10~20% 하락한 조정 국면에 있다”며 “이는 종목 선정가들에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샬렛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는 종목들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실제 발표되는 이익이 월가의 이익 전망을 상회하고, 배당을 늘리는 한편 자사주 매입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김 빠지는 테크주
사흘 연속 상승하던 나스닥이 이날 2.5% 넘게 크게 떨어지면서 월가 3대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다우지수의 경우 장 초반 200포인트 이상 올랐다가 테크주 약세로 시장 분위기가 침잠해지면서 장 막판에 176포인트 하락으로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테크주들은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 ‘3월 첫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테크주들이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를 띄었습니다. 다만 이날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연 1.7%를 기록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4.2%, 아마존 -2.4%, 메타 -2.0%, 애플 -1.9%, 테슬라 6.8% 등입니다. 증권사 코웬이 목표 주가를 75달러에서 45달러로 낮춘 스냅은 -10.2%나 폭락했습니다. 우주업체 버진갤럭틱도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하자 주가가 18.9%나 폭락했습니다.
리샤 샬렛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지수 표면 아래에 있는 흐름을 본다면, 현재 85~90%의 종목이 52주 최고점에서 조정 국면에 있다. 많은 종목이 고점 대비 10~20% 조정을 받은 것이다”라며 “이는 종목 선정가들에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전체 지수는 크게 조정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개별 종목의 주가가 많이 떨어져 저평가된 개별 종목을 골라 투자할 때가 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 S&P500 전망을 현재보다 낮은 4400으로 하는 등 전반적인 주가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샬렛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는 종목들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실제 이익이 월가의 이익 전망을 상회하고, 배당을 늘리는 한편 자사주 매입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금리 상승세에 충격을 받은 빅테크 기업 중에서 골라보라고 했습니다.
한편 모건스탠리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해 어떤 업종의 주식이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지 물어 봤더니 1위는 금융주였습니다. 45%의 고객이 금융주가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성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융주를 선호한다는 비율은 모건스탠리 조사에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다음은 원자재로 16%, 경기민감주도 16%였습니다. 기술주를 선호한다는 대답은 14%였고, 경기방어주는 9%에 불과했습니다. 지역으로는 유럽 주식을 선호한다는 대답이 58%였습니다.
이날 나온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지난주에 23만명으로, 전주보다 2만3000명이 늘었습니다. 월가 전망인 20만명보다 많았습니다.
12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9.7% 올랐습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나온 후 역대 최고 수준에서 고공 행진 중입니다. 11월 9.8%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습니다. 다만 전달 대비로는 0.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13개월만에 가장 낮은 전달 대비 상승률입니다. 이에 생산자물가는 2~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므로, 일각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도 합니다.
◇ 사라진 비둘기파
13일에는 ‘연준 2인자’인 부의장 자리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상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연준 내에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입니다. 비둘기파는 인플레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돈줄을 죄자는 매파와 달리 고용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돈을 풀자고 주장하는 진영입니다.
그런데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는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올해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을 전망하고 있다”며 “내 생각에는 자산 매입이 끝나자마자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위치에 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연준의 계획에 따르면 자산 매입 종료를 뜻하는 테이퍼링은 올해 3월 마무리됩니다.
브레이너드는 인플레이션을 꺾는 것이 연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0%를 기록해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브레이너드마저 긴축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물론, 3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다만 브레이너드는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줄여선 돈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은 연내에 ‘양적 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 중에 ‘3월 금리 인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3일 필라델피아 비즈니스 저널이 개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은 인플레와 매우 견고한 고용 시장이라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불가피한 논리적인 결론은 통화 정책의 긴축이다”라면서 3월에 첫 금리 인상을 포함해서 올해 3~4차례의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커 총재는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당장 오늘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금리 인상에 찬성할 것”이라며 “지표가 바뀌지 않는다면 3월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양적 긴축에 대해서는 기준금리를 현재 제로금리에서 1% 정도로 충분히 올린 후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시행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버지니아 은행가 협회의 온라인 행사에서 FOMC가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정상화하는 걸 시작할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고 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인플레가 광범위한 범위에서 상승한다면, 우리는 정상화를 과거보다 좀더 공격적으로 해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매파 쪽에 가까운 인사들입니다.
그런데 비둘기파의 대표 주자로 알려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PBS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이 다가오고 있다. 심지어 이르면 3월도 가능하다. 물가가 불편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3일 밀워키 비즈니스 저널 주최 행사에서 연준 정책 담당자들은 올해 2번, 3번 또는 4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했습니다.
매파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3월 금리 인상’과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을 앞서서 주장하는 가운데, 이제는 매파나 비둘기파나 가리지 않고 연준 내에서 ‘3월 금리 인상’ 주장이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이 분석하는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이날 85.7%까지 치솟았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75.3%였습니다.
◇ 메타버스는 어디로?
이날 테크주가 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올해 월가에서 떠오르는 가장 주목받는 테마 중 하나는 메타버스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메타버스 기술에 1조35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이슈는 메타버스 전문인력 경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AR) 직원 100명이 회사를 떠났고 40%가 경쟁업체인 메타(옛 페이스북)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메타는 인력 수혈을 위해 급여를 2배 인상해 주겠다는 제안했다고도 합니다. 애플에서도 메타로 이직한 엔지니어가 2021년 최소 100명에 달합니다. 작년 말 애플은 이례적으로 개발자들에게 대규모 자사주 보너스 지급하며 맞대응 하기도 했습니다. 메타버스 후발주자인 메타가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며 치열한 메타버스 산업 내 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오랜 기간 메타버스 기술에 투자해 왔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의 진면모가 조금씩 드러나는 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통해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 메시(Mesh)를 공개하고 2022년 상반기 중 팀즈(Teams)에서 프리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메시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기를 사용하여 메타버스 상에서 협업이 가능한 솔루션입니다. 이를 자사의 대표 협업 플랫폼인 팀즈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팀즈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1억5000만 명 이상인 세계 최대 업무용 플랫폼입니다. 여기에 메시를 도입한다는 것은 업무용 솔루션으로서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 메시에 최적화된 차세대 홀로렌즈(hololens)를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특수목적 용으로 제작된 현재의 홀로렌즈 버전과 달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용 제품으로 준비 중입니다. CES 2022에서는 여기에 탑재될 핵심 칩을 퀄컴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세계를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을 통해 업무환경을 또다시 혁신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변화의 원년이 될 가능성 높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월가는 애플이 올해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디바이스를 공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매년 6월 개최되는 WWDC(애플세계개발자회의)에서 현재 코드명 ‘N301′로 알려진 AR/VR 헤드셋을 발표하고 앱마켓 등 관련 서비스 사업을 얘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애플은 연간 아이폰 2억대 이상, 에어팟 1억대 이상을 판매하며 관련 생태계를 주도하는 세계 1위 기업입니다. AR/VR 디바이스 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이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업계 표준을 형성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2008년 AR 헤드셋 특허 출원을 시작으로 매년 기술을 고도화시켜 왔습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자체제작 M1 칩보다 향상된 차세대 칩이 탑재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들이 집중적으로 적용되며 과거에 없던 하드웨어가 등장할 전망입니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680억 달러로 전년대비 27% 성장했습니다. AR/VR 디바이스가 대중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맞춤형 메타버스 컨텐츠, 소프트웨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익성이 높은 애플의 서비스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나스닥을 중심으로 월가 3대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을 앞두고 시장의 출렁임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전체 주가 지수는 하락해도 좋은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보기도 합니다. 어떤 기회로 활용할지는 투자자들의 몫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 연준 내에서 ‘3월 첫 금리 인상’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경제에 고통을 주기 때문에 대비하라고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준의 신호를 잘 읽어야 하겠습니다. 셋째, 올해 월가에서 꼽는 대표적인 테마 중 하나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의 경쟁이 흥미롭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흐름에도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