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3배까지 훌쩍 뛴 실손 보험료...대책은?

갑자기 3배까지 훌쩍 뛴 실손 보험료...대책은?

2022.01.10.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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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손보험은 가입자만 3,500만 명 정도라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립니다.

그런데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보험업계가 올해 보험료를 또 올리기로 해 가입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습니다.

갑자기 3배나 훌쩍 뛴 사례도 있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더 구체적인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3배면 보험료가 매우 큰 폭으로 오른 건데요.

얼마로 인상된 건가요?

[기자]
50대 이선우 씨는 지난 2007년 남편과 함께 실손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실손보험이 막 생겨날 당시로 지금은 시기상 1세대 실손보험으로 분류됩니다.

5년 갱신 주기로 가입했고, 최초 실손 보험료는 남편과 합쳐 2만 원이었습니다.

5년마다 갱신돼 현재는 둘이 합쳐 매달 5만3천 원씩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요.

지난해 보험사에서 안내를 받았습니다.

올해 3월 다시 갱신되면 보험료가 17만 원 정도로 오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3배 정도 더 높은 금액을 내게 된 겁니다.

제대로 보험료 한 번 청구해본 적 없는데 돈만 계속 더 나가게 됐다며 이러다간 보험 해지가 낫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선우 / 실손보험 가입자 : 억울한 거예요, 그냥. 그냥 억울해요. 왜? 나는 한 번도 병원 가서 제대로 진료받은 적도 없고…. 그다음 주기에는 또 오르겠죠. 죽기 전까지 계속 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포기하는 쪽을 택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열심히 돈을 벌어서 적금을 들어서 아프면 쓰는 것으로….]

[앵커]
이번에 보험료율이 일제히 올랐다곤 하지만 그래도 특히 많이 오른 것 같은데요.

보험사는 뭐라고 설명하나요?

[기자]
이 씨가 보험사에 문의하고 금융감독원에도 여러 차례 민원을 넣은 결과 최근 보험사와 대면 상담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 상담 내용을 들어보면 이 씨 만의 문제는 아니고 많은 가입자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보험사 관계자 / 실제 상담 내용 : 모든 실손 가입 고객님이 지금 똑같은 상황이세요. 기존에 6만8천 원씩 내다가 갑자기 19만 원이 말이 되느냐고 많이 고객님들이….]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4세대로 나뉩니다.

인상률이 조금씩 다른데요.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1·2세대가 인상률이 조금 더 높습니다.

이처럼 실손 보험료는 최근 4년 연속 올랐는데요.

해당 보험사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갱신 주기를 맞을 경우 그동안의 누적 인상률에 나이별 위험률까지 더해져서 이 씨처럼 큰 폭으로 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매년 보험료가 오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보험사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적자에 시달리다 보니 보험료를 올려서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거죠.

보험사들이 지목하는 만성 적자의 이유는 비급여 진료 문제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진료는 수가 자체가 비쌉니다.

그렇다 보니 보험사에서 비급여 진료에 나가는 보험료가 워낙 많아 매년 적자가 쌓인다는 건데요.

사실은 비급여 진료 자체보다도 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 진료가 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최근 나온 4세대 보험을 제외하고는 이 비급여 진료비 청구에 대한 제어 수단이 없어서 환자들이 과도하게 의료 이용을 하고 또 일부 병원도 과잉 진료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비급여 진료비는 개별 병원이 정하게 돼 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앵커]
일부의 도덕적 해이로 전체 가입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네요?

[기자]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60대 여성 A 씨는 1년 동안 위염과 무릎 부위 질환으로 824차례 외래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타낸 보험료만 3천만 원에 이릅니다.

다른 30대 남성도 발목 통증으로 700차례 가까이 진료받고 보험료를 2천 9백여만 원 받았습니다.

반면, 1년 동안 60% 정도의 가입자들은 보험료 청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애초에 상품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가 이를 일부 가입자와 병원이 악용하는 상황인데 왜 내 보험료만 오르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선우 / 실손보험 가입자 : 새로운 실손을 설계해서 잘 만들어서 간다면. 보완하는 거죠. 이건 우리 허점이었으니 새로운 실손은 이걸 좀 해야겠어, 이렇게 균형을 맞춰서 본인들이 100을 벌 걸 60만 (벌든지) 해야지. 자기들이 전혀 손해를 안 보고 실손보험에 대한 책임을 국민이 질 수는 없잖아요.]

[앵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보험업계는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매년 할증되는 4세대 보험을 지난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까지 4세대로 갈아타는 옛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1년 동안 보험료 50%를 할인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매년 갱신이라는 부담 등으로 기존 가입자들이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전환율도 높지 않아서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수가를 정하고 진료량도 평가하는데요.

비급여 항목도 이에 버금가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옵니다.

[정성희 /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실장 : 지나치게 고가의 수가를 매기지 못하도록 상한을 정해준다든지 아니면 진료량에 대한 상한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의료계에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한 거죠.]

지난달 정은보 금감원장이 손해보험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비급여 과잉 의료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현재 비급여 항목 관련 보험금 지급 기준 개편 작업에도 들어간 상태여서 어떤 보완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강희경입니다.



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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