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신인 최성은의 빛나는 성장

류가영 2022. 1. 1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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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면 잊지 못할 얼굴. 최성은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와 웨이브 영화 <젠틀맨> 의 주인공이 된 이유.

Q : 화보 촬영할 때 정말 다양한 표정이 나오더군요. 웃을 때는 확실히 반전 매력이 느껴져요

A : 첫인상이 차갑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웃지 않으면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덕분에 오디션에서는 제가 엄청 떨고 있다는 걸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Q : 새빨간 숏컷으로 등장한 데뷔작 〈시동〉(2019) 때부터 꾸준히 짧은 머리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A : 단발보다 숏컷을 더 좋아해요. 제 얼굴과 선호하는 이미지가 숏컷일 때 더 돋보이는 것 같거든요. 주변 반응도 좋고요.

최성은
이어 커프 형태의 이어링과 레이어드한 링은 모두 Ille Lan.

Q : 지난봄 방영된 드라마 〈괴물〉에서는 만양정육점 사장 유재이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연기하면서 제일 고민한 지점은

A :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쉴 때 어떻게 하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까가 관건이었어요. 원래도 사람을 잘 안 만나지만 평소보다 사람을 더 안 만났죠. 쉬는 동안에도 재이를 놓지 않으려고요.

Q :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A : 재이가 절박한 심정으로 엄마의 시신을 찾는 장면요. 연기하는 내내 재이한테 애틋한 감정을 느꼈어요. 불의의 사고로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혼자 고난을 견뎌온 게 너무 장하잖아요. 작품이 끝나고 앞으로 잘 살았으면 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떠나보냈죠.

Q : 웨이브를 통해 공개될 범죄 스릴러 무비 〈젠틀맨〉에서는 보다 유쾌한 매력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A : (김)화진은 솔직하고, 정의감 있고, 검사로서 맡은 일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사람이에요. 주지훈 · 박성웅 선배님과 함께하는 신을 제일 즐겁게 촬영했어요. 촬영 전에 걱정이 많았거든요. 두 분 앞에 당당하게 맞서야 하는 역할인데, 연륜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고요. 다행히 두 분 모두 스스럼없이 저를 상대해 주신 덕분에 믿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Q : 또 다른 차기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에서는 지창욱·황인엽 배우와 함께합니다. 남자배우들에게 둘러싸인 환경에서 연기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A : 이젠 그런 환경에서 오는 편안함도 생겼어요. 개인적으로 남자를 대할 때 더 편하게 느끼는 지점이 있기도 하고요.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자란 영향이 아닐까 하는데…. 남자들 틈에 있으면 익숙하고 편하면서도 이기고 싶고, 그 안에서 내 몫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껴요.

Q : 예고를 졸업했고, 현재 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는 휴학 중이죠?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A : 목표만 바라보고 질주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틀 안에 가두기도 하면서요. 그나마 대학교 땐 좀 느슨하게 살았다고 생각해요. 자유분방한 학교 분위기와 친한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벨벳 소재의 블랙 재킷, 니트 톱, 플리츠스커트는 모두 EENK. 블랙 부츠는 Jimmy Choo.
블랙 수트 세트업은 Magda Butrym by Mue. 프린트 티셔츠는 Re/done. 레터링 볼캡과 드롭 이어링은 모두 Verutum. 레이어드한 실버 링은 모두 Ille Lan.
타이 블라우스와 팬츠는 모두 Lemaire.

Q : 2018년, 〈대학내일〉 표지 모델로 등장했을 때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 보였어요. 어릴 때부터 꿈을 향해 일관성 있게 달려온 점이 대단하게 느껴져요

A : 연기 말고는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오히려 요즘은 하고 싶은 게 좀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까지 제 꿈은 오직 배우가 되는 것이었는데 되고 나니 연기하지 않을 때의 나는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Q : 취미는 없나요

A : 정말 없어요. 쉬는 기간 동안 그걸 찾아보려고 노력 중인데, 아! 요즘 운전 연수를 열심히 받고 있습니다. 운전이 좋은 취미가 될 거라는 예감이 있거든요.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요.

Q : 주인공 최미래로 활약한 영화 〈십개월의 미래〉가 4년의 기다림 끝에 개봉해 호평받았죠.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긴장감은 없었나요(웃음)

A : 엄청 있었죠. 지금도 신인이지만 지금보다 더 서투를 때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 정신없이 찍은 영화거든요.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일 수밖에요. 하지만 그때의 모습도 나니까, 잘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그건 그대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Q : 개봉 전후로 남궁선 감독과 오랜만에 주고받은 이야기가 있다면

A : 감독님과는 가끔이지만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요. 최근 영화가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이어 하와이와 파리에 초청받으면서 서로 축하의 말을 건넸죠.

Q : 관객 평이 정말 좋더라고요. 우연히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미래가 세상의 부정적인 시선에 맞서는 이야기가 지닌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A : 영화가 지닌 독특한 리듬이 있잖아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 작품이지만 뜬금없는 지점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 코미디 요소를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언젠가는 연출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어요. 연출자 입장에서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궁금해지더라고요. 한번 그 입장을 겪어보면 연기를 바라보는 시야도 훨씬 넓어질 것 같아요.

Q : 배우로서 한 단계 뛰어넘고 싶은 것은

A : 촬영장에 몸을 내던질 용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저는 믿는 구석을 만들어놓고 촬영장에 가야 마음 편히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인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그걸 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확신이 커져요. 현장에 완전히 몰입했을 때 나도 모르게 나오는 날것의 연기가 훨씬 좋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제 안의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도 생기겠죠. NG가 나도, 감독님이 별로라 해도 일단 저지르는 용기를 갖고 싶어요.

Q : 자기 분석이 확실하군요. ISFP, 즉 ‘호기심 많은 예술가’ 타입이지만 믿지 않는다고요

A : 세상에 대한 호기심보다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인 것 같아요. 올해는 글이든 사진이든 음성이든, 평소에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기록으로 차곡차곡 남길 생각이에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연기 인생과 그렇게 무관하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 2022년, 27세의 저는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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