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거부 식당'에 빨간 좌표 660개.."방역 안내문 뗐어요"

이우연 2021. 12. 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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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입장을 거부한 식당과 카페 명단이 '블랙리스트'로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접종자들은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식당 명단을 공유하고 있는데, 리스트에 오른 일부 자영업자는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한우식당 직원 ㄴ씨도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고 있지 않지만 바쁘다 보니 일부 직원들이나 아르바이트생이 방역지침을 숙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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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미접종자 거부 식당 지도 등장.."정보 공유 위해서"라지만
자영업자들 "잘못된 정보로 피해 볼 가게 많을 듯해 걱정"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식당을 지도에 표시해 보여주는 ‘미접종 식당 가이드’ .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입장을 거부한 식당과 카페 명단이 ‘블랙리스트’로 온라인에서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접종자들은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식당 명단을 공유하고 있는데, 리스트에 오른 일부 자영업자는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미접종자 거부 식당 명단은 온라인에 다양한 형태로 퍼지고 있다. 지난 17일 네이버에 ‘비접종 차별 업장’ 카페가 개설돼 78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고, 지난 21일에도 식당 명단을 공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겼다.

급기야 지난 26일에는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전국의 식당을 지도에 표시한 ‘미접종 식당 가이드’ 누리집도 등장했다. 누리집은 백신 미접종자를 받는 ‘친절식당’과 미접종자의 출입을 제지하는 ‘거부식당’ 등을 분류해 표시하고 있다. 개설 이튿날인 27일에는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자신을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이라고 밝힌 개발자는 지난 27일 저녁 누리집 게시판에 “지도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업주가 서로 윈윈하도록 식당 백신패스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단순한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이용자는 2만명, 조회수는 12만명”이라고 밝혔다. 28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등록된 식당은 ‘거부식당’ 660여건을 포함해 1100건을 넘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식당을 지도에 표시해 보여주는 ‘미접종 식당 가이드’ . 누리집 갈무리

백신 미접종자들은 현행 방역지침에서 PCR 음성 확인서를 지참하거나(4인 이하 사적 모임), 음성 확인서가 없을 경우 ‘혼밥’은 가능한데 일부 식당들이 자신들을 “범죄자 취급한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이들은 미접종자 거부 식당을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꾸준히 제보하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자신들도 방역지침의 피해자인데 해당 명단이 낙인으로 이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리스트에 잘못된 정보가 올라갈 경우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걱정이다.

리스트에 오른 경기도 고양시 한 카페 사장 김아무개(37)씨는 “미접종자를 거부한 적이 없어서 황당하다. 공신력 없는 리스트인데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볼 가게들이 많을 거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밥집 사장 ㄱ씨는 “방역지침을 일일이 적을 수 없어서 백신 접종 완료 못 한 분들은 입장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가게 유리창에 붙여놨는데 어제 그런 리스트에 올랐다고 알게 돼서 뗐다”며 “바쁜 자영업자들이 이런 거까지 어떻게 하나하나 다 신경 쓸 수 있겠냐”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한우식당 직원 ㄴ씨도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고 있지 않지만 바쁘다 보니 일부 직원들이나 아르바이트생이 방역지침을 숙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한 상인들도 현행 방역지침이 자영업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고 토로한다. 인천 부평구에서 순댓국집을 하는 ㄷ씨는 “아내와 둘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테이블도 별로 없어 혼밥 손님을 받으면 장사에 지장이 있어 아예 안 받고 있다”며 “직원도 따로 없는데 백신 증명서를 집에 두고 왔다는 손님도 있는 등 백신 패스 때문에 손님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우연 박지영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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