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배신? '아내의 맛→골때녀' 예능 조작 논란 잔혹史 [TV와치]

박은해 2021. 12. 2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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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골 때리는 그녀들'이 편집 조작으로 방송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신뢰를 잃었다. 경기 내용을 뒤바꿔 스포츠의 진정성마저 훼손했다.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조작 논란은 지난 4월 불명예 종영을 맞이한 TV조선 '아내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12월 2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 경기가 공개됐다. 방송 직후 각종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경기 내용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FC구척장신이 FC원더우먼을 6:3으로 이긴 경기였지만 진행 과정 중 여러 의심 요소가 발견된 것. 누리꾼들은 출연자 위치, 점수판 등을 근거로 FC구척장신이 전반 5:0으로 압도적인 점수를 낸 경기를 FC원더우먼과 팽팽한 대결처럼 그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은 12월 24일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의 경기 결과 및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고 편집 조작을 인정했다.

그러나 출연자들과 해설을 진행한 배성재, 이수근에게도 조작 논란 불똥이 튀었고, 제작진은 "촬영 현장에서 선수들의 열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신 두 진행자 배성재, 이수근 님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며, 두 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모든 책임은 제작진에게 있으니 애써주신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억측은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배성재는 12월 24일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난 1년간 사후녹음 사실을 인정하며 "기계적으로 읽었다. 뇌를 거치지 않은 뼈아픈 실수다. 멘트를 요구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승부를 조작한다거나 흐름을 바꾸려고 개입하는 것은 제가 보고 있는 한은 없다"고 해명했다. 제작진과 배성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방송된 시즌 1 경기 내용에 대한 조작 의혹도 제기돼 논란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월에는 TV조선 개국공신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 조작 논란이 불거져 결국 폐지 수순을 밟았다. 누리꾼들은 방송에서 함소원 남편 진화 집안 별장으로 그려진 장소가 에어비앤비 숙소이며, 함소원이 중국에 사는 시어머니 동생인 척 통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딸 혜정이의 바지, 이사, 병원 에피소드 등이 조작이라는 의혹도 이어졌다.

결국 제작진은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함소원과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고 급히 '아내의 맛' 시즌 종영을 알렸다. 조작 논란으로 하차한 함소원 역시 "나도 전부 다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변명하지 않겠다.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아내의 맛' 갑작스러운 폐지로 방송 합류 직전 봉중근-최희라 부부 역시 피해를 입었다.

앞서 여러 예능에서 조작 논란이 불거졌지만 '아내의 맛'과 '골 때리는 그녀들'에 쏟아지는 비판 여론은 유독 거세다. 두 프로그램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겸비한 인기 예능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진솔한 일상을 그리는 관찰 예능,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예능이었기 때문이다. '아내의 맛'은 여러 연예인 부부들의 결혼 생활, 각양각색 삶을 조명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함소원 가족 조작 논란으로 앞서 '아내의 맛'에서 사연을 공개한 부부 출연자들마저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 것이다.

여자 축구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축구협회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은 '골 때리는 그녀들'은 제작진의 편집 조작으로 출연자들이 흘린 땀의 가치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제작진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는 하나 프로그램의 얼굴인 선수 출연자들과 해설자, 감독부터 논란의 중심이 됐다. '아내의 맛'은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꼬리 자르기 해명과 함께 무책임한 종영을 선택했다. 편집 조작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골 때리는 그녀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SBS/TV조선 제공)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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