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빈도·시간 급증한 '올해의 앱'..집콕·코인 열풍에 넷플릭스·업비트 '둥실'

노승욱 2021. 12. 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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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마트폰은 우리 손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올 한 해 동안 국민들이 가장 즐겨 본 앱은 무엇일까.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한 지난해 말 대비 올해(11월 말) 이용 시간과 이용자 수(MAU)가 급증한 ‘올해의 앱’을 살펴봤다.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이 장기화되며 소셜 활동을 위한 SNS보다 ‘집콕’에 필요한 오늘의집, 넷플릭스, 그리고 코인 투자를 위한 업비트 앱 이용이 급증했다. (앱 화면 캡처)

▶이용 횟수 급증한 앱

▷오늘의집·넷플릭스…‘집콕’이 대세

일단 1~8위까지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가 1~3위로 변화가 없고, 삼성 갤러리·계산기 등 유틸리티 앱도 제자리를 지켰다.

인상적인 것은 쿠팡의 약진이다. 지난해와 순위(7위)는 그대로였지만, 이용자 수가 1년 만에 2141만명에서 2606만명으로 22% 급증했다. 배달의민족, 네이버 지도, 당근마켓, 삼성페이, 토스, 카카오뱅크 등도 이용자 수가 10~20% 이상 크게 늘었다. ‘오징어 게임’ ‘지옥’ 등으로 연이어 홈런을 날린 넷플릭스는 지난해 917만건(28위)에서 올해 1253만건(23위)으로 37%나 급성장하며 순위가 5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SNS 앱은 순위가 2~7계단씩 떨어졌다.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이 장기화되며 소셜 활동을 위한 SNS보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미디어 앱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콕’ 도우미 앱의 강세는 분야별 순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가정·생활 부문에서 인테리어 관련 앱 ‘오늘의집’이 지난해 381만건에서 올해 522만건으로 37% 급증하며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체성분 분석 앱 ‘인바디’도 같은 기간 32만건에서 58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며 2계단(10위 → 8위) 상승했다. 홈트레이닝이 대중화되며 헬스장이 아닌 집에서 체형을 측정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평가다. 뷰티 편집숍 올리브영 앱 이용자 수가 198만명에서 281만명으로 50%가량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화장품도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실제 CJ올리브영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과 인천 지역의 온라인 주문 건수 중 매장을 통한 즉시 배송 ‘오늘드림’ 커버율이 3분기 기준 39%에 달한다”며 옴니 채널 전환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배달 앱 역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가 식음료 분야 1~3위를 휩쓸었다. 배민, 요기요가 각각 3%, 18% 증가한 반면, 쿠팡이츠는 230% 급증하며 656만건을 기록했다. 단건 배달의 위력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각각 396만건, 268만건으로 10위권 내에 신규 진입했다. 넷플릭스(1253만건), 웨이브(457만건)와 함께 OTT 앱이 10위 안에 4개나 포진하며 OTT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한편 올해 가장 많은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한 앱은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예방 접종 인증 앱 ‘쿠브(COOV)’다. 총 1679만건으로 1위에 올랐다. 당근마켓(1227만건), 쿠팡이츠(1135만건)를 크게 제쳤다. 배달의민족(1083만건), 업비트(957만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용 시간 급증한 앱

▷업비트 8배 폭증…‘코인에 빠진 한국’

앱 이용 시간 변화는 어땠을까.

대체로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 이용 시간도 덩달아 늘어난다. 그런데 이용자 수는 늘었는데 이용 시간이 감소한 앱도 있다. 쿠팡과 당근마켓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최근 1년간 이용 시간이 5765만시간에서 5217만시간으로, 당근마켓은 3016만시간에서 2960만시간으로 각각 줄었다. 앱을 자주 이용하며 즐겨찾기 기능을 이용한 재주문 등 이용 방법이 정형화되며 체류 시간은 짧아졌다는 평가다. 충성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신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환심을 사는 데 실패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네이버 카페, 다음 카페도 이용자 수는 정체되고 이용 시간도 크게 줄었다. 네이버 카페는 지난해 말 713만명에서 올해 738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소폭 늘었지만, 이용 시간은 같은 기간 5116만시간에서 4213만시간으로 18% 감소했다. 다음 카페도 이용 시간이 2813만시간에서 2487만시간으로 12% 줄었다.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의 대명사였던 온라인 카페 이용 시간이 줄어든 것은 ‘느슨한 연대’를 지향하는 MZ세대 트렌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네이버 카페, 다음 카페에서 적극 활동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이용 행태가 많았다. 요즘은 필요한 정보만 찾아서 나가는 ‘체리피커’ 양상이 늘어난 분위기다. 포털,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검색, 습득하는 역량이 향상된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셜 기능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대표적인 폐쇄형 SNS인 ‘밴드’의 이용 시간 감소에서도 잘 드러난다. 밴드 이용 시간은 지난해 말 3811만시간에서 올해 3205만시간으로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수가 2082만명에서 1946만명으로 7% 감소한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이용 빈도보다 이용 시간 감소폭이 큰 것은 사회적 관계가 더욱 ‘느슨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암호화폐 투자 붐도 앱 이용 시간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용자 수 기준 지난해 말 100위권에도 이름을 못 올렸던 암호화폐 거래 앱 ‘업비트’가 올해는 63위에 올랐다. 이용 시간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업비트는 지난해 645만시간으로 겨우 100위에 턱걸이했다. 올해는 5193만시간으로 8배 이상 폭증하며 17번째로 가장 오래 이용한 앱이 됐다.

그 때문일까. 코스피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했음에도 증권 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키움증권 영웅문S(1943만시간 → 1666만시간)’ ‘삼성증권 mPOP(1335만시간 → 1262만시간)’ ‘한국투자증권(973만시간 → 900만시간)’ 등의 이용 시간이 모두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마블’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9호 (2021.12.22~2021.12.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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