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중국 승인 받아..각국 승인 절차 마무리
[경향신문]
SK하이닉스가 22일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승인을 받았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의 승인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SK하이닉스의 계획대로 올해 안에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025년까지 2단계에 걸쳐 약 10조원의 대금을 내고 인수 절차를 밟는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중국의 반독점 심사 기구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이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승인을 환영한다”며 “남은 절차를 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까지 미국·한국·대만·영국·유럽연합(EU)·브라질·싱가포르의 승인을 받아 중국만 남겨두고 있었다. 중국이 쉽사리 승인을 하지 않자 업계에선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분쟁 때문에 중국이 시간을 끌어 올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최근 미국 정부의 반대로 중국계 펀드의 한국 반도체 업체(매그나칩반도체) 인수가 무산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목표대로 올해 안에 중국의 승인이 나오면서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3.5%로 삼성전자(34.5%)와 일본 키옥시아(19.3%)에 이어 3위다. 인텔은 5.9%로 WDC·마이크론에 이은 6위였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하면 단순 합산으로 점유율이 19.4%로 올라 키옥시아를 제치고 2위에 오른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에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는 D램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에서도 선두권 업체로 도약하려 하고, 인텔은 낸드플래시에서 철수하고 미국 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인수 작업은 2단계로 진행된다.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과 중국의 다롄 공장 자산을 인수한다. 이후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IP(지식재산권), 다롄 공장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하면 절차가 끝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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