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선영 "'슬의생' '구경이' 작업 행복 그 자체였다"

황소영 기자 2021. 12.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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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
배우 곽선영(38)이 2021년 열일 행보를 펼쳤다.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부터 JTBC 주말극 '구경이' KBS 2TV 드라마 스페셜 '보통의 재화'까지 연이어 시청자들과 만나 진한 소통을 이어왔다. 지난 2006년 뮤지컬 '달고나'로 데뷔, 올해로 데뷔 16년 차를 맞았지만 브라운관에선 늦깎이 신인에 가까웠다. 올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구경이'까지 탄탄한 연기로 선배 이영애와 호흡을 맞추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일을 할 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는 내년에도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을 만나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소선영' 면모를 자랑했다.

-'구경이'가 12부를 끝으로 종영됐다.

"배우들 모두 마지막 촬영 때 더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16부작만 됐어도 더 재밌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시즌2를 하면 너무 좋겠다. 그렇게 모든 배우들이 얘기할 정도로 행복하게 작업했다."

-'구경이'에서 나제희 역을 소화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역사와 사연들이 있어야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구체적인 서사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연기할 때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나제희는 꼭 1등을 해야지도 없었고,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평탄하게 지내다가 경찰을 하게 된 인물이다. 경찰 출신인 아빠의 영향을 받은 수동적인 캐릭터였다. 그러다 구경이 선배를 만난다. 명확한 그녀를 보고 동경하고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는 인물이라 그 선을 따라 연기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구경이'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익준 오빠의 동생으로서, 준한이의 여자 친구로서 최선을 다하면 이 드라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많이 좋아해 줘서 행복하다. '구경이'도 자극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나만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현실적인 무게를 잡아줘야 하는 게 나제희라고 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좋아해 줘서 기쁘다. 복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이은 작품 활동으로 몸이 힘들지는 않았나.

"두 작품의 스케줄도 많이 안 겹쳤고 일하는 게 너무 즐겁다 보니 전혀 힘들지 않았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이정흠 감독이 '구경이'를 두고 이상한 드라마라고 소개했었다.

"처음에 드라마 대본을 보고 이상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도 그렇고 이건 어떤 보통의 드라마 대본이 아니다, 형식을 깼다 그래서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감독님도 재밌게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대본을 보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또 보는 희한한 대본이었다."

-선배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린 시절부터 TV 혹은 영화관에서 보던 선배님과 눈을 마주치고 대사를 주고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모든 후배들에게 편하게 대해줬다. 팀원 호흡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영애 선배님이라고 생각한다."

-이영애 배우와 만나기 전, 후를 비교한다면.

"이영애 선배님 하면 우아하고 차분하고 그런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따뜻했다. 후배들을 진심으로 편하게 대해줬다. 근데 반전인 건 구경이란 인물에 착 붙어서 그런지 평소에는 구경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곁에서 바라보며 매력적인 배우라는 걸 몸소 실감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

"저희 조사 B팀 자체를 두고 '오합지졸'이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는 넷이 모였는데 뭔가 허술하다.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팀이었다.(웃음)"

-극 중 납치도 당하고 목도 졸리는 등 극한 상황에 처했다.

"사실 체력이 굉장히 좋다. 그래서 그동안 비축해놨던 체력을 쓴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따로 운동을 하지 못했던 상황인데, 오랜 시간 물 안에 갇혀 수중 촬영을 했음에도 다음날 몸살이나 감기 없이 일상으로 복귀했다."

-연기적으로 힘든 순간은 없었나.

"처음엔 뭔가 톡톡 튀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내가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촬영을 거듭하면서 대본에 충실하면 좋은 효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촬영 비하인드는 없나.

"촬영 내내 많이 웃었다. 처음엔 모두 촬영하면서 선배님을 말렸다. 기분 좋은 말림이었다. 너무 몰입해서 구경이로서 나오는 행동들이 많았다. 선배님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조금만 눌러달라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훨씬 내추럴한 망가짐을 직접 촬영장에서 보지 않았나. 많이 놀라웠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기억이 많았던 작품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평이 있다면.

"'이상한데 재밌다'는 얘기가 좋더라. 뭔가 엔딩이 항상 다음 회를 궁금하게 하지 않았나. 궁금해서 다음 회를 예측했는데 내 예측이 틀렸다는 얘길 많이 했다. 그런 평이 좋았다. 내가 봐도 예상을 벗어난 것들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촬영하면서 나제희한테 '야망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진짜 평범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야망녀 나제희'라고 불려 좋았다."

-나제희와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나제희나 나나 뭔가 다 잘하고 싶은데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점이 비슷하다. 나도 완벽하길 바란다. 청소나 음식이나 뭐든 다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허술하고 실수도 많고 놓치는 것도 많다. 그 부분이 나제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난 평화주의자다.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고 야망이 그렇게 넘치지도 크지도 않다. 평범하길 바란다. 큰 꿈을 위해 친구들을 등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난 겁쟁이다. 나제희처럼 엄청난 목표가 없다.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게 내 목표다."

-배우로서의 목표, 야망은 무엇인가.

"그냥 내게 들어온 작품, 인연이 닿은 작품과 대본에 충실하게 하는 내 제 목표다. 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온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허술한 여자가 어디 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해봤다."

곽선영
-'구경이' 마지막 회에 '특별출연 이영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처음 이영애 선배님을 보는 것처럼 설렘을 느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팬미팅하는 것처럼 사진 찍고 그랬다. '이 사람이 진짜 구경이가 맞나?' 의심하고 그런 분위기였다."

-시즌2 가능성은 없나.

"가능성이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팀워크가 좋은 드라마는 항상 만나고 싶다고 하지 않나. 시즌2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다. 김해숙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배우가 바라고 있다.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인물들의 역할을 싹 리셋한 다음 다른 역할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제희가 무서운 악역을 해도 재밌을 것 같다."

-오랜 기간 연기를 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많은 걸 경험했을 것 같다.

"주변에서 많이 알아보는지는 잘 모르겠다. 쉴 때 거의 집에만 있는다. 집에만 있기도 하고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다니기 때문에 길에서 사람들이 알아본다거나 한 경험은 많지 않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버스, 지하철 타는 걸 좋아한다. 편하게 잘 다닌다.(웃음) 그래서 그런 실감보다는 주변에서 얘기해주는 부분 중에 '많이 좋아한다'라는 얘길 들었을 때 너무 감사하고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연기 모니터를 할 때 아쉽고 부족한 부분만 보인다. 그럴 때 더 잘해야겠다, 더 꼼꼼하게 해야겠다,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따뜻한 반응이 올 때 달라진 반응을 좀 느끼곤 한다."

-매체 연기와 무대 연기의 좋은 점을 꼽는다면.

"무대는 연습 기간이 길다. 두 달 정도 대본을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찾아지는 것들이 많다. 내가 인물에 대해 가지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어떤 계산들이 많이 쌓여서 좀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 무대에서 두 시간 가까이 끌고 가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느끼지 않나. 그 반응을 통해 인물로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매체 연기는 내가 연기를 한 것이 카메라 앵글이나 편집으로 인해 더 멋지게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감정이나 상태를 더 극대화시켜주는 것이 매력적이다."

-아이가 엄마에 대해 TV에 나오는 사람이라는 걸 아나.

"아이와 드라마를 같이 보지 않는다. 주로 아이가 볼 수 있는 것들만 본다. 엄마가 TV에 나오는 사람인 건 알고 있지만 보여준 적은 없다. TV 속 엄마를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 아이 이야기를 하니 엄청 쑥스럽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요즘은 드라마가 많고 다양하지 않나.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아진 것 같아서 다 해보고 싶다. 그리고 최근에 하나 욕심이 난 건 몸을 엄청나게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고 한 번 연습을 하면 또 잘할 때까지 하려고 하는 독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액션이 들어오면 해보고 싶다."

-새해 소망은.

"무대를 하면서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방송은 특별한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왔고 여기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뿐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가 올 때까지 열심히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하겠다. 좋은 작품, 좋은 배역을 맡아서 신이 나게 일하고 싶었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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