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중금리대출 금리, 시중은행보다 높네
토스뱅크, 5~6등급자에 연 9.5%
케이뱅크 7%, 카카오뱅크 6%
"타은행서 거절당한 고객 포용"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책정한 대출 금리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스뱅크 금리는 5대 은행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았다. 혁신 기술을 통해 중·저신용자에게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10월 5~6등급자에게 신규 취급한 개인신용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카카오뱅크 연 6.0%, 케이뱅크 7.07%, 토스뱅크 9.53%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비교하면 카카오뱅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케이뱅크는 국민은행(7.82%)을 제외한 4개 은행보다 금리가 높았고, 토스뱅크는 모든 은행 통틀어 가장 높았다.
7~8등급 저신용자에게 내보낸 대출 금리도 마찬가지였다. 케이뱅크(11.51%)와 토스뱅크(13.41%)가 메긴 평균 금리는 10%를 넘어섰다. 5대 은행 금리는 모두 10% 아래였다. 평균 8.65%로 취급한 카카오뱅크도 하나(7.86%), 우리(8.03%), 농협(6.4%)보다 높았다.
대출금리는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준거금리(지표금리)와 은행들이 차주 신용도를 따져 메기는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각종 우대금리를 차감한 값으로 결정된다. 인터넷은행은 준거금리를 5대 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가산금리를 최대 2배 이상 높게 메겼다. 가산금리는 차주 신용을 감안해 금융 회사가 설정한다.
특히 토스뱅크는 5~6등급자에게 평균 8.46%, 7~8등급자에겐 12.33%의 가산금리를 책정했다. 5대 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5~6등급자에게 메긴 가산금리(3.55%), 농협은행이 7~8등급자에게 메긴 가산금리(5.1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토스뱅크는 별다른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토스뱅크가 5~6등급자에게 책정한 최종 대출금리(9.53%)와 7~8등급자 대상 대출금리(13.41%)는 각각 우리(5~6등급, 4.66%), 농협(7~8등급, 6.4%)은행보다 2배 이상 높게 산정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도 포용하다 보니 신용 프리미엄(신용 리스크) 비용이 올라가 가산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 무색”
은행들이 이 같은 금리로 취급하는 대출은 정부가 정한 중금리대출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가중평균금리가 연 6.5% 이내이고 금리 상한이 10% 이하로 취급하는 무보증 대출을 ‘민간 중금리대출’로 규정했다. 이러한 요건을 적용하면 인터넷은행들이 가중평균 6.5% 초과 금리로 내보낸 대출은 중금리대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부 요건을 충족시킨 대출 역시 인터넷은행 금리가 5대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3~4등급자에게 취급한 대출 금리를 보면 케이뱅크(4.94%)와 토스뱅크(5.96%)는 5대 은행 수준을 모두 웃돌았다. 카카오뱅크(4.43%)는 신한(4.82%), 하나(4.51%)보단 낮았지만 나머지 3개 은행보다 높았다. 3~4등급자에게 취급한 대출의 가중평균 금리가 모두 6.5% 이하로, 이들 대출은 민간 중금리대출로 공시됐을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은행은 금융혁신 촉진과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은행법에 특례를 두면서까지 정부가 출범을 인가한 은행이다. 기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에게도 혁신 기술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라는 취지가 담겼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실적이 저조하자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정책국장(당시 금융산업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과 같은 ‘질적 경쟁’은 일으키지 못했다”며 인터넷은행 제도 도입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절반의 성공’ 평가 이후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 금액을 늘렸을진 몰라도 금리 부문에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시 일제히 내건 중금리대출 슬로건이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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