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물가 우려에 연료비연동제 무력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전력은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 ㎾h당 0원에서 3원으로 올리는 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정부의 유보 결정으로 조정단가가 0원으로 확정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전기요금을 구성하는 여러 항목 중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해 분기마다 조정되는 금액이다.
ADVERTISEMENT
한전은 실적연료비 급등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 ㎾h당 0원에서 29.1원으로 올릴 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료비 연동제에서 규정한 분기별 최대 인상폭이 ㎾h당 3원으로 제한돼있는 만큼 현재 0원인 조정단가를 3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기요금 변동폭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정부는 한전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요구를 거절했다. 정부는 한전에 "국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내년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조정단가를 '0원/㎾h'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ADVERTISEMENT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강제로 막으면서 '전기요금 합리화'를 위해 정부 스스로 만든 연료비 연동제가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전기요금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올 1월 연료비 연동제를 처음 도입했다. 하지만 '국민의 생활 안정'이라는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이 막히면서 연료비 연동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