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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본인확인만 200번째"…계속되는 부동산 단타 청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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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가능 비규제 상품에 전국서 수십만명 클릭전쟁

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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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휴대폰 본인확인만 200번째입니다. 이거 접수가 되긴 하는 거예요?"


지난 16일 오전 9시. 대전 지역에서 분양하는 한 오피스텔의 무순위 청약 접수 홈페이지가 열렸지만 곧바로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에서 한꺼번에 청약자들이 몰린 탓이다. 이후 각종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에는 ‘청약 접수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불만 글이 쏟아졌다. 시행사측은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됐던 청약 마감시기를 밤 12시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서버 접속 장애가 계속되면서 시행사측은 결국 마감시한을 17일 오후 5시로 한 차례 더 연장했다. "무순위 청약 신청 접속자 폭주로 인한 접수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원활한 접수를 위해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청약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려 마감시한을 연장한 경우는 올들어 수차례 있었지만, 재연장까지 간 경우는 이례적이다.

정부 규제를 벗어난 비(非) 주택 상품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수요자가 아니더라도 당첨만 되면 분양권을 전매해 수천만 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 청약 단지마다 수십만 명의 신청이 몰리고 있어서다.


올들어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광풍은 ‘전매 가능’ 물건이 주도하고 있다. 대출규제·보유세 강화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의 매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웬만한 인기지역 오피스텔이나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청약 신청자가 10만명을 넘기는 것은 기본이 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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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분양한 경기 과천시 별양동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은 단 89실 공급에 12만4426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398대1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역대 오피스텔 경쟁률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달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역시 96실 공급에 총 12만5919명이 몰렸다.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아파트보다 비싼 오피스텔’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수요가 넘쳐났다.

생활형숙박시설도 흥행대박을 연이어 터뜨렸다.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에는 867실 모집에 무려 57만5950명이 신청했다. 부산에서는 ‘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에 408실 모집에 24만여명이, ‘롯데캐슬 드메르’에 1221실 모집에 43만여명이 신청했다.


아파트와 달리 이들 상품은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약 시 통장이 필요 없고, 오피스텔 분양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의 경우 아파트 1순위 청약 자격도 유지된다. 대출도 오피스텔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아파트에 비해 대출 한도가 높다.


청약 광풍으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의 조치를 오피스텔 등에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금의 현상이 아파트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인데, 비규제 상품을 규제하면 제2의 풍선효과로 이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매제한 등의 조치가 단기적인 수요 억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래를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공급을 줄이는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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