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선의 결정적 장면⑭] 배우 김나운 "몇 명 후원? 꽃들이 예쁜데 셀 틈 없지요"

홍종선 2021. 12. 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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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천사' 김나운 ⓒ올박스 홈페이지

1년 전이었다. 배우 김나운이 아들(조현규)과 함께 1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회원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1년 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배우 김나운이 지난 1월부터 남몰래 아동 100명을 후원해 온 사실과 더불어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했다고 알렸다. 그린노블클럽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1억원 이상을 일시 또는 누적으로 기부하거나 5년 내 1억원 기부를 약정한 후원자로 구성된다. ‘엄마’ 김나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억원 기부에 아들과 함께했다.


자식에게 있어 가장 좋은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삶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김나운은 자식 교육에 있어 ‘기부’를 가르치고 있다. 금전적 기부만이 아니다. 유기견 돌보기, 유기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살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2021년에도 기부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김나운 , 조현규 모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100명의 아동을 후원해 왔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은 14일 “배우 김나운이 지난 1월부터 아들과 함께 재단을 통해 무연고 및 가정위탁 아동 100명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후원 아동 중 한 명이 자립 기반을 마련한 엄마와 함께 살게 되어 보육원을 퇴소하고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뜻깊은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15일 데일리안에 “김나운 후원자님을 뵈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진정성’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100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는데, 한 명 한 명의 아동에게 마음을 다하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이틀 전에도 아이들에게 직접 쓴 ‘손 편지’를 준비해 오셨는데, 감사한 마음 이상의 감동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는 150명을 후원할 것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중단 없이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나운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나요, 특별히 어린이 후원에 힘을 쓰는 이유가 있나요?


“가끔 ‘너는 도대체 몇 명을 후원하는 거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그래요(이렇게 답해요). 꽃들이 만발했는데 그 송이를 세고 있을 틈이 어디 있을까?”


“들꽃에 표현해서 좀 그러네요, 저에게는 좀 더 소중한 천사들인데. 그저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예쁘게 잘 지내다가 가야 한다, 하면서 매일 열심히 물을 흠뻑 주는 거지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듬직하고 기특한 열매를 맺잖아요, 어른이 되는 거죠. 그런 맘인데 몇 명인가를 어떻게 세요. 상록보육원, 성가정입양원, CJ나눔재단 그리고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멀리 외국에 있는 아이들…. 사람뿐인가요, 하찮은 생명이 어디 있을까요, 유기견들도 식구 수가 꽤 많아요. 배우 이정은 님이 친구예요. 이젠 그래요, ‘자기야 우리도 50 넘었어. 본인 건강도 좀 챙기셔! 우리 오래오래 배우 해야지’. 이런 말에 또 힘이 나서 다시 물을 긷네요, 소중한 생명에 물을 주고파서요.”


배우 김나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화면 갈무리

뽐내지 않는 간결한 말이고, 어렵지 않은 비유인데 머리가 멍했다. 들꽃이 넘실대는 봄날 들판에 서면 얼마나 눈이 부시게 행복한가. 김나운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세상의 아이들이 보기만 해도 행복한 너른 들판의 들꽃이고, 일찍 찾아온 인생의 가뭄에 시들까 싶어 얼른 물을 주고 싶은 안절부절 애정의 대상이다. 그렇게 정성으로 물을 주고 시간이 힘을 보태 주면 가녀린 들꽃들은 듬직한 어른이 되어 기특한 열매를 맺는다. 생명은 다 소중해서 유기견에게도 손길이 간다.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쓰는 손길, 틈틈이 물을 주는 손길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랴.


너무나 훌륭한 행보지만, 친구 이정은 배우의 말에 한 표를 보태고 싶다. 이번 연말에도 어김없이 기부하고 싶어 1년 내내 김치 담그고 음식 만들어 열심히 버는 것도 좋고, 몸을 움직여 봉사의 손길과 발길을 보태는 것도 좋다. 그래도 건강이 가장 우선이고, 본분은 배우다. 애신(김태리 분)의 큰어머니 조씨 부인 역을 맡아, 절제미와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 준 ‘미스터 션샤인’ 같은 작품에서의 조우를 기대한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노블클럽’에는 비연예인 후원자를 선두로 연예인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017년 송일국을 시작으로 2018년 최강창민, 2019년 방탄소년단 제이홉, 2020년에는 김유정이 가입했다. 2021년에는 가수 청하, 김소연-이상우 부부, 방탄소년단 지민, BJ 양팡, 유튜버 허팝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배우 김나운이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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