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개미 수천마리 vs 말벌 한마리.. 유튜브 영상, 곤충 학대 논란

김보름 기자 입력 2021. 12. 15. 12:01 수정 2021. 12.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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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곤충 사냥, 곤충 고문 등의 모습이 담긴 가학적 곤충 유튜브 영상이 경쟁적으로 제작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한 곤충 콘텐츠 제작 유튜버 채널의 살아 있는 장수말벌이 불개미에게 사냥당하는 영상은 조회 수 48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곤충고문, 곤충학대 등의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관련 영상이 필터링 없이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곤충 가학 영상이 생명경시 풍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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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한 곤충 콘텐츠 채널에서 살아있는 장수말벌을 개미 케이지에 넣자 개미떼가 몰려들어 사냥하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곤충 유튜브 채널 캡처

불개미 수천마리 유리케이지에

말벌 1마리 넣어 사냥당하게

“인위적으로 잔혹한 장면 연출

생명 경시… 폭력에 둔감해져”

최근 곤충 사냥, 곤충 고문 등의 모습이 담긴 가학적 곤충 유튜브 영상이 경쟁적으로 제작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아 있는 생물에 대해 인위적으로 잔혹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동물학대 행위이자, 사회 전반에 생명 경시 풍조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5일 한 곤충 콘텐츠 제작 유튜버 채널의 살아 있는 장수말벌이 불개미에게 사냥당하는 영상은 조회 수 48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에서 제작자는 핀셋으로 장수말벌을 집은 뒤 불개미 수천 마리가 있는 유리 케이지에 넣는다. 말벌은 날갯짓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해보지만, 개미떼가 달려들자 바닥에서 버둥거리다가 이내 잠잠해진다. 이 영상에는 “최강 곤충대결, 불개미 vs 말벌” 자막이 달렸고 전 과정이 설명과 함께 중계됐다.

또 다른 유튜버는 “한국 최강의 육식곤충 여치베짱이 vs 갑충(甲蟲)” 제목의 영상에서 여치베짱이와 6마리의 갑충을 차례대로 유리케이스에 넣은 뒤 둘의 대결 영상을 보여준다. 유튜브에서 곤충고문, 곤충학대 등의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관련 영상이 필터링 없이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곤충 가학 영상이 생명경시 풍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기존 자연 다큐멘터리는 생태계 모습 그대로를 담는데 이런 콘텐츠는 배경과 맥락 없이 인위적으로 잔혹한 장면을 연출한다”며 “곤충도 살아 있는 생명인데 도구화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다 보면 생명을 경시하게 되거나 폭력에 둔감해진다는 점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잔혹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데 대한 부작용 역시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영상 제작의 목적성이나 시청 심리 등 측면에서 포르노그래피와 비슷한 면이 있다”며 “자극적인 영상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점점 더 강도 높은 자극을 찾게 되고, 이런 콘텐츠가 경쟁적으로 만들어진다면 분명히 폐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영상 시청에 별도의 규제가 없는 만큼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들의 가학 콘텐츠 시청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맘카페에서 한 글쓴이는 “5세 아이가 유튜브에서 곤충 영상을 보고는 잠자리를 잡아서 죽여보자거나 곤충이 죽어가는 모습을 재미있다고 묘사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아 그런 영상은 보지 못하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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