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 국민 공감대 최우선.. 객관적 기준·형평성 고려해야"

정충신 기자 입력 2021. 12. 15. 10:10 수정 2021. 12. 15. 14: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석환 병무청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부에 전시된 ‘병역명문가’ 소개 코너에서 병무청의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공군 출신 최초의 병무청장인 정석환 청장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훈련기’ 앞에서 병무 행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청장은 공군 근무시절 훈련기 도입 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신창섭 기자

■ 현안 인터뷰 - ‘내부청렴도 1등급’ 정석환 병무청장

훈·포장자 병역특례는 공청회 등 통해 의견수렴

‘유승준 소집통지 못받아’ 주장 일고의 가치없어

모병제 도입, 안보·상비병 충원 등 감안 신중접근

취업맞춤특기병제 큰 성과… 올해도 더 늘릴 것

MZ세대위해 병역증명서 등 28종 스마트폰 발급

정석환(60) 병무청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모병제 도입 논의에 대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한 상비병력 충원 가능성과 군사적 효용성 등이 고려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정 청장은 최근 병역 최대 이슈인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청장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찬반 의견이 갈리는 BTS 병역특례 문제에 대해서는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결론을 내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 8개월을 맞은 정 청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이뤄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병력 30만 감군, 징·모혼합제 도입, 의무복무기간 12개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모병제 논의에 대한 견해는.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문제가 예상된 미래인 만큼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점이다. 다만, 모병제 도입 등 병역제도 개편은 사회적 공감대를 토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상비병력 적정 충원을 위한 중·장기적 보완책을 국방부와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

―출산율 감소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등으로 인해 현역병 적정 인원 충원이 쉽지 않은데.

“현역병 적정 인원 충원을 위해 비선호 시기(4분기) 징·모집을 연계시킨 충원을 강화하고, 부족 인원에 대해서는 추가 모집(본인 선택)과 19세 입영희망자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다음 해 현역병 입영일자 조기 결정 제도를 시행해 입영일자와 입영부대 결정을 최대 5개월 단축시키는 제도개선을 했다.”

―병역자원 급감에 따라 현역 병력 충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0세 남성인구는 2030년대 중반까지 22만~25만 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감소폭이 더욱 커지는 등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복무 폐지 등 현역자원 확보대책을 추진 중이다. 의무경찰, 의무해양경찰, 의무소방원 등 전환복무를 2023년까지 완전 폐지하고, 산업기능요원·전문연구요원, 승선근무예비역도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20% 정도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신설 요청 등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국위 선양에 기여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회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중예술인뿐 아니라 체육인, 순수 예술인 등 모든 분야 병역 대상자 중 정부 훈·포장 수훈자에 대한 병역특례 문제 역시 일단 공정하고 객관적 추천 기준이 마련되고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출범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성과는.

“지난해 6월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출범된 후 올해 11월까지 2488명이 신청해 1941명이 대체역으로 인용됐다. 이 중 600여 명이 대체복무요원으로 소집돼 교정시설에서 복무 중이다. 병역과 인권이 조화된 대체역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공정한 병역이행 풍토가 조성되도록 하겠다.”

―병역면탈 범죄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돼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2012년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510여 명의 병역면탈자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주요 적발 유형은 정신질환 및 청력장애 위장, 고의 손목수술, 고의 체중 증·감량 등 지능화돼가는 병역면탈을 단속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장비 도입과 병역면탈 조장 정보 데이터 분석 등의 과학수사 체계를 구축하는 등 병역면탈 조기 적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병역면탈과 관련해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스티브 유는 그가 변론에서 입영통지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박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스티브 유는 2001년 11월 공익근무요원 소집 예정이었으나, 본인의 개인 사정으로 소집을 연기한 사실이 있다. 소집연기 신청은 통지서를 받은 이후에 가능하므로 스티브 유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15년 행정소송 당시 1심 판결문에도 스티브 유가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은 상태에서 소집일자를 연기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해외유학이나 여행 갔다가 귀국하지 않은 채 전시근로역 등으로 군 면제를 받거나, 국적을 이탈·상실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병역법을 개정해 국외여행허가의무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 기준을 종전 3년 이하의 징역에서 병역기피 목적이 있을 시 1년 이상 5년 이하로 강화하고, 인적사항을 병무청 누리집에 공개하고, 여권발급과 취업 등에 제한 조치를 했다. 또 재외동포법을 개정해 국적을 변경해 병역을 회피하려는 사람에게 재외동포체류자격(F-4비자) 제한 연령을 40세까지 상향했다. 현재 국외여행허가의무 위반자 등의 입영의무 면제 연령을 상향하는 병역법 개정안과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변경한 사람은 재외동포 체류 자격 제한 연령을 상향하는 재외동포법 등 5개 법률 개정안을 조속한 시일에 법제화하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한 행정복지센터 소속 사회복무요원이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도용해 타인의 국민재난지원금을 사용한 일이 있는데 대책은.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 다른 사람의 정보를 무단으로 검색·열람하거나 유출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법령을 개정했다. 무단 검색·열람 시 경고 및 연장 복무하도록 하고, 재발 시 고발해 1년 이하 징역에 처하며, 무단 유출·이용 시 즉시 고발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는 성과가 있나.

“취업맞춤특기병은 입영 전 고용노동부 등 국가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술훈련을 받고, 기술훈련과 관련된 분야의 기술병으로 입영해 군 복무를 마치면 취업까지 지원해 주는 현역병 모집제도다. 2014년 도입해 현재까지 전역한 사람 5100여 명 중 3000여 명이 우수 중소기업 등에 취업하는 성과가 있었다. 올해는 모집인원을 지난해보다 1800명 증가한 5000명까지 늘리고, 관련 부처와 협업해 체계적인 취업매칭서비스를 제공하겠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해 그동안 종이로 출력하던 병역이행 관련 통지서나 증명서 등 28종을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아 보관하고 은행, 통신사 등에 온라인으로 제출해 적금 가입, 휴대전화 요금 할인 등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지갑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방문 또는 우편으로만 발급하던 병적기록표를 병무청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병역 의무가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청년창업 지원 등을 위해 창업에 따른 입영일자 연기 횟수 제한(기존 2회) 및 25세 이상의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사람의 단기 국외여행허가 횟수 제한(기존 5회)을 폐지할 예정이다. 또 산업지원분야에서 복무를 희망하는 병역의무자들이 복무여건이 좋은 병역지정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업체의 복무관리 평가결과 공개 범위를 기존 평가점수 상위 3% 이내의 모범 업체와 60점 미만 업체에서 모든 업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