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등급컷에 출제 오류까지…수능 성적표 받아든 학생들 '울상'

민서영·이홍근 기자

최저 등급 못 맞춰 수시 탈락 많을 듯

생명과학Ⅱ 응시생도 ‘입시 일정 차질’

수험생 대부분 “국어가 가장 어려웠다”

출제 오류 논란으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 결정이 유예된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아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출제 오류 논란으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 결정이 유예된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아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 앞. 수능 성적표를 받아들고 우르르 나오는 학생들 사이에서 “망했다” “재수학원 가야지”라는 말이 들렸다. 일부는 “○○대학 (원서는) 쓸 수 있냐”고 했다. 학교 앞에 모인 학생들은 “등급이 다들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원래 쓰고 싶었던 대학을 못쓸 것 같다”고 했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2022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이날,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 상당 수는 예상과 다른 등급컷에 울상을 짓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안양시에서 성적표를 받아든 재수생 유승이씨(19)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설 입시업체에서 발표한 수학 1등급컷과 실제 컷이 4점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유씨는 “사설 등급컷을 믿고 논술을 보고 왔는데 오늘 성적표를 받아보니 등급이 내려갔다”며 “현역들도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해 (수시 전형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수학에서 1등급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한 등급 차이로 ‘국·수·탐 중 2개 합 3등급’이라는 최저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

출제오류 시비가 불거진 생명과학Ⅱ 응시생들은 해당 과목의 점수가 공란인 성적표를 받았다. 김태빈군(18)은 “학교에 해당 과목을 응시한 친구가 두 명 있는데 점수가 안 나와서 대학 지원을 못 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 친구들은 따로 (출제오류) 재판 결과가 나온 뒤에 정시 상담을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은 국어가 가장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 김태은군(18)은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 때 법학적성시험(LEET) 수준의 지문이 섞여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수능이 딱 그랬다”면서 “수능 문제지를 보고 수능이 아닌 다른 시험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군은 시험 시간 부족으로 답안을 적어나오지 못해 이날 성적표를 받고서야 원서에 쓸 과목별 등급을 알 수 있었다. 재수생 한서희씨(19)도 국어가 어려워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한씨는 “모의고사에 비해 체감되는 난이도가 확실히 높았다”면서 “정보가 제시되지 않은 지문이 많아 사전지식이 없으면 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수학도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은평구에 사는 재수생 이채영씨(19)는 “통합형으로 바뀌고 나면서 신기한 문제가 많이 나왔다”면서 “보통은 어려운 ‘킬러 문항’이 한두개 정도 나오고 나머지는 평이한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준 킬러’ 문항이 많아지고 난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특히 수학에 취약한 문과 학생들의 걱정이 컸다. 경남에서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김은주씨(48)는 “시험이 되게 어려우니까 문과 학생들은 수포자가 속출했다”며 “우리 아이만 해도 (수학은) 거의 포기하고 다른 과목으로 수시 최저 기준을 맞추려고 했다. 정시는 수학 점수 때문에 아예 준비를 시작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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