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집계약서..실생활로 들어온 '블록체인'

장주영 입력 2021. 12. 7. 00:03 수정 2021. 12. 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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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블록체인 관련 기술 전시회 ‘NFT BUSAN 2021’에서 관람객이 가상공간의 미술품을 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박모(44·강서구)씨는 최근 서울시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공공앱 ‘서울지갑’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1일부터 앱에 탑재한 ‘이사온’ 서비스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부동산전자계약서를 기반으로 전세 이사와 관련한 확정일자 확인과 전입신고는 물론 대출에 필요한 행정서류를 발급해주는 서비스다. 대출을 신청할 때는 ‘이사온’에 있는 신한은행 앱 쏠(SOL)을 앱투앱으로 연결해준다. 박씨는 “대면 서비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사 관련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서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지갑’ 행정서류 6종 앱으로 발급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갑의 이사온 서비스로 발급이 가능한 행정서류는 총 6종이다. ▶부동산 전자계약서 ▶부동산 전자계약서 ▶주민등록등·초본 ▶건강·장기요양보험 납부확인서(지역·직장 가입자)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소득금액증명원 ▶사업자등록증명 등을 본인의 스마트폰에 묶음정보(꾸러미) 형태로 발급받아 관리를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흩어진 서비스를 안전하게 하나로 묶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의 특성을 살려 안전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불필요한 대면서비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9년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은 6일 ‘비패스(B PASS)’에 교통카드 이용과 무인편의점 출입 신규 서비스를 추가했다. ‘비패스’는 부산시민카드, 도서관 회원증, 모바일 가족사랑카드 등 공공 서비스와 규제자유특구 4대 혁신사업 서비스 등을 하나의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통합서비스이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월평균 사용자 수가 7000명이 넘고, 전자문서 지갑 등 연계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해가고 있다.

부산시는 향후 ‘비패스’에 청소년카드, 임산부카드, 우수자원봉사자 카드 등도 추가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준승 부산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간편하고 안전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여 우수한 보안성을 지닌 블록체인 기술의 필요성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여 시민들이 더욱 더 편리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ID’는 민원·도서대출까지

부산시에서 활용 중인 블록체인 통합서비스 ‘비패스’의 화면 모습. [사진 부산시]

대구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대구 지역 공공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리케이션 ‘대구ID’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두드리소(민원게시판), 통합예약시스템, 대구통합도서관, 토크대구 등 온라인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으며, 도서대출 시에도 회원카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대구ID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ecentralized Identifier)은 기존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수집, 통제하던 개인정보를 개인이 직접 관리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개인정보를 제공해 개인정보 보안을 강화한 신원확인 기술이다. 대구시는 향후 시에서 제공하는 모든 온라인 서비스는 물론,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의 온라인 인증이 필요한 서비스와 개인신원증명, 전동킥보드 사용연령 확인, 출입관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제주형 전자출입명부 ‘제주안심코드’를 요긴하게 활용 중이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만큼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이며 ‘블록체인 전도사’를 자처한 원희룡 전 지사가 지난해 말 도입했다. 제주에 따르면 제주안심코드 앱은 11월 말 현재 5만6000여 사업장이 참여 중이며, 누적앱 설치 인원은 200만명에 육박한다.

이 서비스는 기존 전자출입명부보다 편리한 데다 확진자의 방문이력과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방문자는 QR코드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업장마다 고유의 QR코드를 만들고 방문자가 앱을 통해 이를 촬영하면 된다. 업주 입장에선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정보가 관리돼 위변조도 불가능하다. 제주안심코드의 신원정보는 제주도에서 암호화된 상태로 일괄 보관하며, 감염병관리법에 근거해 역학조사관만이 동선 파악을 위한 목적으로 해당 내용을 볼 수 있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한 ‘부산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적인 인프라 기술로 부각되고 있으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진환 영산대 AI·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전문가, 법학대학, 법학연구소,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규제혁신추진단)를 구성해 관련 법, 규제의 개선과 신설을 통해 안정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주영·황선윤·김정석·최충일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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