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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하신 방요? 2개월 뒤에나 보세요"…부동산앱 황당한 '낚시매물'

'500만원' 벌금 예고에도 온라인 속 중개업자 '낚시매물' 여전
"미끼매물 1회 게재땐 모든 플랫폼에서 퇴출해야 효과"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2021-12-06 05:00 송고 | 2021-12-06 08:33 최종수정
시민 제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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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온라인상 부동산 허위광고 차단을 위한 규제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에선 만연한 호객 '꼼수'를 걷어내기엔 역부족이다. 네이버 부동산뿐만 아니라 모든 플랫폼을 연계한 '낚시매물' 중개사의 전면 퇴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객 신고만 유도할 뿐, 사건 검증시스템 부족

6일 시민 제보에 따르면 웹디자이너 A씨는 11월 말 별도의 작업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중개 앱을 이용해 원하는 조건의 월세물건을 찾아 문의를 신청했다.

이후 문자를 통해 연락이 온 공인중개사에게 방을 언제 볼 수 있는지 묻자 내년 1월31일에나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실상 문의한 시점에서 2개월 뒤나 집을 보여준다는 말에 A씨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A씨는 "본가가 지방이라 줄곧 발품을 팔아 전월세 집을 구해왔던 터라 온라인을 검색해 찾아가도, 말을 돌리며 다른 집을 보여주는 호객행위를 잘 알고 있다"며 "당장 집을 구하려는데 2개월 뒤에 보여준다는 말은 결국 '낚시성' 매물로 고객을 묶어놓으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대부분의 부동산중개 앱에선 여전히 이런 행위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해당 중개사를 연계한 앱에선 '허위광고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도 고객의 신고만 유도할 뿐 사건 검증시스템은 부족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요층을 잡아두고, 그때그때 들어오는 매물을 연결해 호객시간을 줄이려는 업계의 허위광고"라며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낚시성 매물을 보고 중개업자에게 연락하면 방금 계약돼 보고 온 매물이 나갔다며 다른 매물을 유도하거나, 시간을 끌어 그사이 들어온 매물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시민제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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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플랫폼만 문제?…"부동산중개 앱 모두 공조해야"


이 경우 소비자는 생각보다 더 비싼 집을 매매, 임차계약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토교통부는 허위 광고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온라인상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규제강화 등을 담은 일부 개정안을 이달 20일까지 행정예고한 상태다.

개정안에 따르면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거래를 성사시킨 공인중개사가 해당 물건에 대한 부동산 광고를 삭제하지 않는 경우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국토부는 부동산 실거래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을 모니터링 업무 위탁 기관으로 추가 지정하고, 부동산 광고 플랫폼(네이버 부동산)과 시스템을 연계할 방침이다.

또 A씨의 사례처럼 불분명한 입주일로 현혹되지 않도록 '실제 입주일' 이나 '즉시 입주'로만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는 규정도 입주가 가능한 달에 초순·중순·하순으로 자세히 표시하게 했다.

일각에선 신규 개정안을 적용해도 네이버 부동산 플랫폼 외에 다른 공인중개 앱에서 발생하는 허위매물을 효율적으로 걷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위광고로 유사한 사례를 경험했다는 한 고객은 "피해를 본 고객에만 기댄 허위매물 관리는 꼼수만 더 양산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허위광고 중개업자는 모든 플랫폼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거나 사전에 물건의 정보를 파악해 걸러내는 적극적인 고객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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