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신 비천해 주변 더럽다"..야당 "가난하면 다 쌍욕하나"

성승훈,박인혜 2021. 12. 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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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가난하면 다 쌍욕하나
올곧게 살아온 국민 모욕"
與 "얼마나 가슴 찢어졌을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4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방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12.4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 출신이 비천해 주변이 더럽다"고 말한 것을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 후보가 '불우한 가정 환경'을 언급하며 감성에 호소한 것인데, '역풍'도 불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비천했어도 바르고 올곧게 사는 국민을 모욕하지 말라"며 공세를 폈다. 지난 4일 이 후보는 전북 군산 공설시장에서 "제가 출신이 비천하다 보니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면서 "나쁜 짓을 하며 살지는 않았고, (가정 환경은) 제 잘못이 아니니 저를 탓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가 개인·가족사로 끊임없이 공격받는 데다 '소년원 출신'이라는 괴소문이 떠돌자 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화전민 출신으로 성남에서 아버지는 화장실 청소부였고 어머니는 화장실에서 휴지를 팔았다"며 "형님은 추락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잘랐고 누님은 요양보호사, 청소 회사 직원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으며 넷째 여동생은 미싱사를 하다 화장실에서 죽었고, 남동생은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복한 가정 환경'에서 나고 자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친(親)서민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족에 대해 거친 말이 오갈 때 인간 이재명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라며 "주변에 검사 출신들로 들끓는 윤 후보가 아닌 국민들과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며 살아온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같은 전략적 발언에 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출신보다 그 말 자체가 비천하다"면서 "비천했어도 바르고 올곧게 살며 존경받는 국민을 모욕하지 말라. 가난하게 크면 모두 이 후보처럼 사는 줄 아시나"라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는 비천하게 살았어도 형과 형수에게 쌍욕하지 않는다. 인권변호사 운운하며 조폭, 살인자들을 변호하고 떳떳하다 우겨대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며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면 약자 편에 설 줄 알아야 하는데, 천문학적 대장동 이익을 7명에게 몰아주는 몰염치한 행정 행위야말로 비천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여영국 대표는 "이 후보는 가난한 소년공 출신, 비천한 신분 출신 운운하며 감성팔이를 했다"며 "정작 속내는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가난과 고된 노동으로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정직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에 대한 비하와 모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승훈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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