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강진 "7세 김유하, 몸 안에 30~40년 차 가수가 있다"(인터뷰)

홍종선 2021. 12. 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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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준결승에 오른 김유하 ⓒ TV조선 제공

TV조선 ‘국민가수’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2일 방송된 준결승 1라운드 9회분의 시청률이 15.5%(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1회 16.1%로 시작해 가장 낮았을 때가 4회차 12.9%이다. 톱스타 배우들을 주연으로 내세워도 시청률이 10%를 넘기 어려운 다매체 시대에 대단한 힘이다.

대한민국에는 노래 잘하는 국민이 정말 많다. 박창근, 이솔로몬, 김동현, 김영흠, 손진욱, 이병찬, 임한별, 박장현 등 준결승에 진출한 14인뿐만이 아니다. 고배를 마신 박광선(전 ‘울랄라세션’), 김영근(지리산 소울), 지세희(괴물 보컬), 이혁(전 ‘노라조’, 현 ‘이혁밴드’ 로커) 등 실력파 가수를 비롯해 예비 국민가수들이 오디션만 열리면 어디선가 또 틀림없이 등장한다.

바닥을 모르는 화수분처럼 흥과 끼가 넘치는 국민가수들을 무대 위로 불러냈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21세기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TV조선이 트로트 장르를 버린 게 ‘국민가수’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기존 수상자들의 실력과 스타성을 능가할 미래 트로트 스타를 곧바로 다시 찾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숯 속의 진주들'로 팀미션을 수행할 당시의 모습 ⓒ화면 갈무리

현재 대한민국 예능의 판을 움직이는 TV조선 ‘국민가수’는 14인의 진출자들이 준결승전을 겨루고 있다. 모두가 잘하지만, 나름의 매력들이 있지만 돋보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참가자가 있다. 바로 유치원 사랑반에 다니는 7세 김유하다.

키로 보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 짱구가 어른들 틈에 서 있는 것 같은 모습을 ‘숯 속의 진주들’ 공연에서 확인했다. 준결승 티켓을 따내기 위해 5인씩 합을 이룬 5개 조가 겨뤘는데, 김유하는 김동현, 이솔로몬, 박광선, 임지수와 팀을 이뤘다. 4명의 어른 사이에 선 김유하는 클로즈업 샷 때는 특유의 파워로 화면을 가득 메우지만, 풀샷을 잡으면 ‘맞아, 저렇게 작은 어린이지’ 새삼 느낄 만큼 정말 앙증맞은 모습이었다.

작은 체구라는 말도 과할 만큼 꼬마 소녀라는 것만으로 돋보일 수 있는 ‘국민가수’ 무대가 아니다. 김유하는 7세 어린이치고 노래를 잘하는 게 아니라 나이 불문 가창자로서 잘한다. 고음도 감성도 모두 깨끗한 가수, 그 순수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노래는 이렇게 하는 거다’, 세상과 인기에 때 묻은 어른 가수들에게 웅변하는 것만 같다.

유일한 여성 준결승 진출자, ‘홍일점’이라는 사실도 김유하를 돋보이게 한다. ‘국민가수’ 첫 무대에서 마스크 쓰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던 옛날을 그리워하며 가수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부를 때부터 예견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잊었니’(소향), 초등부 임지민과 함께한 ‘날 떠나지마’(박진영), 숯 속의 친구들과 완성한 ‘순정’(코요테), ‘아름다운 강산’(이선희), ‘너랑 나’(아이유)까지 그야말로 놀라운 무대를 보여줬다. 때로는 손망치, 발망치 써가며 귀엽고도 야무지게, 때로는 아이인가 베테랑 가수의 환생인가 귀를 의심하게 하는 완성도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가수 강진 ⓒMBC충북 '싱 더 트로트' 화면 갈무리

2015년에 태어난 어린 가창자를 대선배 가수는 어떻게 볼까. ‘미스터트롯’ 2위에 빛나는 영탁이 부른 ‘막걸리’, ‘미스트롯2’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양지은이 부른 ‘붓’의 원곡 가수인 강진에게 의견을 구했다. 강진은 4일 데일리안에, 그야말로 손주 격인 김유하에 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입바른 소리는 잘하고 입에 발린 말은 못 하는 강진이고, 임영웅과 양지은의 우승을 예견했던 터라 물었다.

“정말 잘 보고 있어요, ‘국민가수’. 유하 양(강진은 항상 후배도 높여 부른다, ‘영탁 후배님’과 같이)은 몸은 어린아이지만 그 안에 경력 30~40년 된 가수가 있다고 할 만큼 음정, 박자, 가창력, 자신감 다 갖췄어요. 준결승전 1대1 대결 앞두고 그 노래 잘하는 이솔로몬에게 ‘제가 이길 거예요, 안녕히 가세요’ 하잖아요. 결과를 떠나 이미 노래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감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거든요, 예능감도 자신감에서 옵니다. 아주 야무지고 당찬데, 노래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이미자 선배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게 ‘늘 음반 레코딩대로 불러라’. 기교 섞고 감정 과장하지 말고, 녹음했던 때 그대로 노래하라고 말씀하세요. 어떤 상황, 어느 무대에서 노래하든지 마치 음반 틀어놓은 것처럼 흔들림 없이 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닦으란 말씀이시지요. 저도 그 말씀 따르려 늘 노력하는데, 폼 내고 꾸며 부를 줄 알지만 경계하는데, 유하 양은 마치 그걸 아는 것처럼 꾸밈없이 깨끗이 부르더라고요. 가창력이 좋아서 고음이 깨끗하게 올라가는 문제만이 아니라 기교를 부리지 않아요. 오랜 가수 생활 속에 그 노래의 기본을 잊어가기도 하고 일명 ‘쿠세’라는 나쁜 버릇들이 붙을 수 있는데, 기성 가수들이 어린 유하 양에게 배워야 할 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진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호평을 덧붙였다. “어렸을 때 어른들 앞에서, 동네잔치에서 노래 부르곤 했죠, ‘저 녀석, 천재다’ 칭찬 들으며 많이 불려 다녔어요. 하지만 그렇게 부르는 것과 숱한 방송 카메라 앞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르는 건 다릅니다. 이런 큰 무대에서 이 정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기량이고 앞날이 촉망되는 이유입니다. 요대로 잘 컸으면 좋겠어요, 방송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음악 공부 많이 하면 좋겠다 싶게 재능이 뛰어납니다”.


앞날을 응원하며… ⓒTV조선 제공

유치원생에게 어떻게 이런 기량이 가능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강진은 아내 김효선의 말을 빌렸다. 김효선은 1970년대 3인조 걸그룹 ‘희자매’의 멤버로, 평소 ‘붓’ ‘마부’ 등 강진의 명곡을 고르는 데 일조할 만큼 음악을 듣는 귀가 밝다.

“아내 말이 유하 양에게는 ‘음악 DNA’가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부모나 가족이 음악인일 거라고요. 단순히 ‘타고났다’만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늘 접하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볼 수밖에 없게 노래에 대한 이해가 깊고 박자, 음정이 기막히게 정확하다는 거죠. 부모 등이 하는 음악을 듣고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체화되는 과정을 겪지 않고서야 지금이 가능하겠는가, 그것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할 만큼 잘한다는 거지요.”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김유하의 무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TOP 10을 거쳐 TOP 5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재능을 더욱 잘 키워 자신도, 그의 음악을 듣는 이도 행복하게 하는 ‘고마운 시간’이 오래도록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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