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성장, 물가는 폭등..오미크론 타고 '40년전 악몽' 다시 오나

김훈남 기자, 유재희 기자, 유효송 기자 2021. 12.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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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오미크론發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 (上)
40년 전 악몽이 다시…'오미크론'이 몰고온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대개 물가는 경기가 좋을 때 크게 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지만 GDP(국내총생산)는 거의 제자리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여기에 '오미크론'이란 이름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까지 내습했다. 향후 감염 공포와 방역 강화로 소비가 얼어붙어 역성장까지 간다면 약 40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9.41로 전년 동월 대비 3.7% 뛰었다. 2011년 12월 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 등 2%대 상승률을 유지해오다 10월 3.2%로 오른 이후 두 달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2월에 각각 3.3%, 3%씩 상승한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 회복세도 둔화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기대비 0.3%에 그쳤다. 1분기 1.7%, 2분기 0.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정부가 목표한 연간 4%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나머지 4분기엔 1.03%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코로나19 5차 유행 등 현실에 비춰볼 때 낙관하기 어렵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GNI(국민총소득)은 전기대비 오히려 0.7% 줄며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문제는 앞으로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배 강하다는 오미크론 변이까지 출현하면서 향후 방역 강화 등에 따른 소비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내수 뿐 아니라 수출까지 악영향이 우려된다. 로런스 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세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경기 둔화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만약 물가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오르고, 오미크론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더욱 위축된다면 최악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급등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 경기침체는 2분기 이상 연속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 건 1차 오일쇼크 때인 1974∼1975년과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두 차례다. 마지막 스태그플레이션이었던 1980년 당시 경제성장률은 -1.6%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7%에 달했다. 만약 내년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약 40여년 만에 최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고물가와 저성장 모두 단기간 내 상황이 개선되긴 어렵다. 당장 물가상승 부담 탓에 한국은행은 내년초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 경우 경기는 또 다른 하방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 투자 부문이 얼어붙고 있다는 게 특히 우려된다. 3분기 설비투자는 -2.4%, 건설투자는 -3.5%씩 역성장했다. 소비도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물가 역시 연말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곡물가격, 원자재가격 추이를 보면 12월에도 공업제품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고 개인서비스 가격 역시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전망 당시의 예상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올해 연간 상승률은 당초 전망수준이었던 2.3%을 다소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상승률을 2% 이내로 관리하는 것인데, 사실상 목표에 맞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순 없지만 코로나 변이와 경기둔화 장기화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성은 커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재정에 기대는 형태로 변한 데다 국내 투자가 적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고용회복이 더뎌지면서 경제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때문에 연말은 더할텐데"…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 5천명대 초반·위중증 환자 700명대로 최다를 기록한 1일 오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3%로 전분기(0.8%)보다 떨어졌다.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타격을 받은 결과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5분기 만에 감소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오면서 12월을 포함한 4분기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기대비 0.3%에 그쳤다. 지난 7월 이후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에 따른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소비가 위축된 때문이다. 이는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로 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남은 4분기 역시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4분기 1.04% 이상 성장해야만 정부가 목표한 연간 4%대 성장이 가능한데 낙관하기 어렵다.

3분기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공급망 병목 속에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민간소비는 속보치보다 0.1%p 상향 조정됐지만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투자는 속보치에서 발표한 것보다 더 나빠졌다. 건설투자가 0.5%포인트(p) 하향 수정된 -3.5%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2.4%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4%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떨어졌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속보치(0.8%포인트)보다 소폭 높아졌다.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출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8% 증가해 속보치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수입은 반도체 부족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내렸다.

3분기에도 소폭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국민들이 얻게 되는 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1%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GNI는 전기비 0.7%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2.0%) 이후 5분기 만에 첫 마이너스다. GNI는 전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8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 지수를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이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저축률은 35.9%로 전기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0.5%)이 최종소비지출(0.3%)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국내총투자율은 설비투자 등이 감소하면서 31.6%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안 오른 게 없네" 11월 소비자물가 3.7% 급등…10년래 최대폭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유류세 20% 인하를 이틀 앞둔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2651원, 경유가 2452원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됨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이 낮아진다. 하지만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으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11.10/뉴스1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7% 오르며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름값과 외식물가, 채소류 가격 등이 전체 물가상승분의 80%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국제유가·곡물 가격 추이를 토대로 12월에도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유지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3%를 넘나들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전년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 4.2% 오른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등 2%대 상승률을 유지해오다가 10월 3.2%로 오른 이후 두 달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2012년 1~2월에 3.3%, 3.0% 상승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5.5% 오르며 전체 물가를 1.81%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35.5% 오르며 전체 물가를 1.32%포인트 끌어올렸다. 가공식품도 3.5%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 밀어올렸다.

개인서비스는 3.0% 상승해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밀어올렸다. 세부적으로 공동주택관리비(4.3%), 생선회(외식·9.6%), 보험서비스료(9.6%),구내식당식사비(4.4%) 등에서 올랐다. 이 가운데 외식비는 전년동월 대비 3.9% 뛰며 전체 물가를 0.51%포인트 올렸다.

10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7.6%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64%포인트 끌어올렸다. 오이(99.0%), 상추(72.0%), 달걀(32.7%), 수입쇠고기(24.6%), 돼지고기(14.0%)등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이른 한파와 김장철 수요 증가로 채소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집세는 전년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로 구분해 보면 각각 2.7%, 1.0% 올랐다. 전세는 2017년 10월 2.7%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이고, 월세는 2014년 6월 1.0% 오른 이후 가장 높게 올랐다. 물가의 근원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9%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가공식품 △공업제품 △개인서비스에서 오름세를 지속한데다 농축수산물이 채소류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올라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가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농축수산물·석유류·개인서비스가 전체 물가상승분 3.7%에 78.7%를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은 12월에도 지난달과 유사한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 심의관은 "12월도 국제유가, 곡물가격, 원자재가격 추이를 보면 공업제품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적고 개인서비스 역시 소비심리회복, 방역전환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12월부터 소비자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은 소폭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11월까지 집계된 전년누계비 2.3%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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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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