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매수 말라더니..집값 상승에 베팅한 '누구나집'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2021. 12. 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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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집값 고점이라더니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집값 고점이라더니` 입니다.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의 집값이 고점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정말 집값이 떨어지냐"는 질문에 "제 얘기가 아니고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 말한 거죠.

<앵커>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는 뭐였나요?

<기자>

2006년, 2007년에 집값이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그때 고점을 찍고 집값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년, 2013년에는 소위 `하우스푸어`, `렌트푸어`가 문제가 됐다는 거죠.

그러면서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는 "강남의 아파트도 고점 대비 40% 떨어진 적이 있다"면서 "집값이 언젠가는 조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한 겁니다.

<앵커>

이런 발언은 그간 쭉 있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정부·여당에서는 집값 하락론을 들고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라디오에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모두 하방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도 "집값 상승은 막바지며 막차를 탄 사람은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간 정부는 26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매번 "추격매수 말라"는 언급을 했던 상황이죠.

<앵커>

그래도 이런 정부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정부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는데 양면성까지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에서는 집값 고점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혹시 이번에 나온 `누구나 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앵커>

누구나 싸게 임대로 들어가서 나중에 분양까지 받을 수 있다는 주택사업이죠?

<기자>

`누구나 집`은 정부와 여당이 집값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주택공급 사업입니다.

10년 간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에 월세로 살다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분양받는 식인데요.

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곳들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화성능동 7억400만원, 의왕초평 8억5,000만원 등입니다.

<앵커>

화성과 의왕에서 저 가격이면 결코 싸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요?

<기자>

네. 예를 들어 의왕초평과 화성능동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비쌉니다.

화성능동지구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서동탄파크자이 2차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9월에 6억 9,8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었습니다.

의왕초평지구 인근 의왕역센트럴시티 아파트 전용 84㎡ 역시 올들어 7억 5,000만원에 거래된 게 최고입니다.

<앵커>

왜 이렇게 비싸게 분양가가 책정된 겁니까?

<기자>

쉽게 말하면 13년 뒤 집값을 미리 산정해서 그렇습니다.

국토부는 사업자 공모 시점인 지난 9월 감정가를 기준으로 분양 시점을 13년으로 가정하고,

그때까지 연평균 집값 상승률이 최대 1.5% 오른다고 가정해 분양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방식대로라면 13년 뒤에 지금보다 집값이 최대 21.4% 상승한다고 가정한 셈이죠.

집값은 고점이라면서 정작 분양가는 앞으로 더 높아지게 설계를 한 주택을 내놓은 건데,

정부가 자가당착에 빠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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