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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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확보해 막판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부산·세종 등 일부 지자체는 추가 예산을 통해 보조금 물량을 늘렸다. 보조금 예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돼 보조금 신청 대기자 수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세종시는 환경부와 협의해 국고보조금 8억원을 배정받아 승용전기차 100대(일반·법인 포함)에 한해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보조금 액수는 일반 승용전기차 기준 최대 820만원. 광주시는 승용전기차 129대, 부산시는 420대(일반·법인 대상 250대, 전기 택시 170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세종시는 다음달 1일부터 보조금 신청 접수를 받는다. 광주시와 부산시는 지난 26일부터 접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접수 시작과 동시에 대기하던 신청자가 몰리면서 광주시는 접수 하루 만에, 부산시는 약 나흘 만인 이날 오전 물량이 모두 조기 소진됐다.

이 같은 일부 지자체의 연말 추경 소식이 전해지자 타 지역 소비자들 관심까지 높아지는 분위기.

그러나 올해를 한 달 앞두고 예산이 바닥난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확대에 예산을 쏟을 수 있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보조금에 지자체 보조금이 더해져 지급된다. 국고보조금이 나와도 지방비가 확보 안 되면 보조금 지원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인천시, 울산시 등은 올해 추가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국 161개 지자체 중 113개 지역의 승용 전기차 보조금 물량이 동 났다. 광주 부산 대구 울산 대전 등 주요 광역시와 서울시 포함이다. 성남 안양 부천 등 경기 일부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남아있는 곳 중에서도 일반·법인 구분 없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자체의 경우는 사실상 남아있는 보조금 물량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인천과 서울의 일반 부문 접수 잔여대수는 각각 2035대, 4691대로 집계됐지만 같은 맥락에서 수치 자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물량 소진을 넘어 취소 물량에 대비해 대기를 걸어둔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기자가 약 160명, 차량 대수로는 450대가량 밀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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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전기차 구매 지원을 위해 수차례 추경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를 모두 감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말 약 5만6000대였던 국내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가 올해 9월 말 20만대를 넘어섰다. 2년 9개월 만에 3.6배 증가한 것이다. 전기차는 올 들어서만 8만대 이상 보급됐다.

이중 올해 1~10월 신규 등록된 승용 전기차는 약 5만7200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치 기준), 반면 올해 전국 전기차 보조금 모집 공고 대수는 6만2100여대 수준이다. 이달과 12월 신규 등록 물량과 차량 출고 한참 전부터 접수부터 해놓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보조금 잔여 대수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